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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시에 있는 해병 성채의 개인정비 시간, 오늘도 어김없이 한 성깔하는 일찐 황룡 무리가 히죽히죽 웃어대며 외롭게 혼자 앉아 있는 황근출에게 다가가 금전을 요구하고 있었다.

사색이 된 근출이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이번만큼은 안된다고 생각하고는, 손에 고이 쥔 군 월급 봉투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쓴다.



"새끼가, 짜세 해병이니 뭐니 하면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주제에 존나 지 돈은 소중하냐?"

"씨발, 처맞고 내놓을래? 니 깜깜한 안면에 죽탱이 갈기기 전에 돈 내놓으라고! 나중에 갚아주면 되잖아!"

"우이잉! 싫타! 근쭈리 PX에서 까까 사먹을거다!"



황근출의 월급 봉투 안에는 겨우 만원짜리 69장 밖에 없었지만, 일과가 끝나고 나면 언제나 PX에서 맛동산과 참치 크래커, 월드콘, 크림빵, 육포, 훈제 계란, 벌집 핏자, 게토레이, 공화춘을 사먹었기에 결코 뺏겨서는 안 될 소중한 돈이었다.

그렇기에 필사적으로 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황근출이었지만, 헛된 바람이었다.



온 몸을 비틀며 반항하다가 그만 틈을 보인 탓에, 비열한 황룡이 잽싸게 황근출의 손에서 지갑을 빼내고야 말았던 것이었다.



"하하하! 야야, 내가 얘 돈 뺏었다!"

"오! 룡이 너 실화냐? 존나 잘 쌔비네!"

"근출이 개븅신~ 돈 안줬으니깐 이거 다 우리가 갖는다?"



황룡과 일찐들이 좋다고 놀리며 저멀리 도망가는 사이, 황근출은 허둥지둥 쫓아가기 위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본다. 하지만 마음이 급했던 탓인지 어느새 몸이 앞으로 기울더니, 그대로 고꾸라진다.

꽈당, 하고 딱딱한 대리석 바닥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자, 멀찍히 도망가고 있었던 일찐 해병들은 그 소릴 듣곤 숨이 넘어갈듯이 웃으며 놀려대기 바빴다.



"야야, 저 찐따 새끼 넘어졌다!"

"뭐야?존나 웃긴 새끼네 저거? 하하하하!"

"역시 황근출은 개병신 새끼네, 어떻게 저걸 넘어지냐? 에혀."



한바탕 비웃으며 넘어진 황근출을 손가락질하다가 이내 뒤를 돌아 시야에 사라진 일찐 해병들.

그리고 소중한 돈을 되찾지도 못 하고, 바닥에서 끙끙거리며 신음만 나지막히 내는 황근출.

주변의 다른 해병들은 불쌍하다는듯이 쳐다보곤 있었지만, 그렇다고 결코 도움의 손길을 내주진 않았다.



그저 방관자의 입장이 되어, 무력해진 황근출을 지켜 보기만 할 뿐.




"따흐아아아아앙! 웨 근쭈리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 꼬야!"



곧 PX가 오픈 할 시간이 다가왔지만, 돈이 없는데 그렇게 좋아하는 과자를 못 사먹는 사실을 깨달은 황근출은 불행한 현실에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