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해병 특수작전팀의 작전본부이자 안전가옥 '택시웨이'.
탁노수가 택시웨이로 한 병사를 데리고 들어온다.
큰 키와 다부진 체격, 그리고 정모의 그늘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얼굴이 인상적인 병사였다.
탁노수가 내부의 인원들에게 그를 소개한다.
"모두 주목! 오늘부터 우리 팀에 합류할 '공군출' 병장 입니다.
모두 환영해 주십시오."
"필승! 병장 공군출, 현 팀에서 대 해병임무를 명 받았습니다!
모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군출아, 오랜만이다."
"짜식, 나 태수다. 형 기억하지?"
팀원들이 박수를 치며 그를 환영한다.
탁노수가 공군출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한다.
"공군출 병장, 그 날의 사건 이후 정말 오랜만에 보는군.
저기 이태수 중사와 최동석 병장은 잘 알지?"
"예, 그렇습니다."
그 날의 사건이란 2년 전 해병들이 공군 비행학교를 습격했던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 당시, 이등병이었던 공군출은 자신의 동기였던 최동석과 파견 근무중이었던 공정통제사이자 임시 경비소대장이었던 이태수, 그리고 비행학교 본부 소속이었던 탁노수와 그 외의 기간병 및 학생조종사들과 함께 해병들의 습격에 맞서 싸웠었다.
각종 무술들을 익힌 유단자에 기훈단에서 교육사령관 표창까지 받았던 공군출이었지만, 해병들의 습격은 무자비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다쳤었고 항공기들 또한 파손되어 어마어마한 손실을 입었으며, 공군출 또한 심각한 부상을 입고서 트라우마에 시달리다가 다른 부대로 전출을 가야만 했었다.
그렇게 2년 가까운 시간동안 조용히 생활해 왔었지만, 최근 해병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소식과 함께 탁노수가 대 해병 특수작전팀에 합류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었다.
"그 일이 공군출 병장 자네에게는 악몽과 같은 일로 남았었지... 정말 면목없고 미안하군.
하지만 염치없게도 우리에겐 자네가 꼭 필요했네."
"아닙니다! 저는 이 나라의 군인입니다.
나라가 위태로운데, 안좋은 기억이 있다고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 악으로라도 해나가야지."
탁노수가 공군출에게 간곡히 합류를 부탁했던 이유.
그것은
"내가 '황근출'을 잡을 뻔 했던 사람이라면, '황근출'을 직접 대면했던건 그 날의 자네뿐이었네.
진정 '황근출"을 잘 아는 사람은 자네뿐일세."
그 날 봤던, 그 어떤 존재보다도 무시무시했던 인물...
그 날의 기억이 큰 충격이었기에 공군출은 필사적으로 그 일들을 잊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로도 거의 잊혀지고 있었다.
"정말 미안하지만, 그 날의 기억을 떠올려 줄 수 있겠나?"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팀의 정보처리 담당인 황가은 하사를 소개하겠네. 황 하사도 뛰어난 실력자로 해병대에 잠입 요원으로 활약한 적이 있었네. 해병놈들에 관해서는 우리중에서 가장 잘 알고있는 대원일세. 해병에 관해 궁금한게 있으면 황 하사에게 물어보고, '황근출'에 관한 기억이 떠오르는 대로 황가은 하사에게 바로 얘기해주게. "
탁노수가 안전가옥 구석에서 서류들을 정리하던 황가은 하사를 소개한다.
황가은이 여자라는 것을 본 공군출의 눈이 휘둥그래진다.
"...거기서 잠입을 했었단 말입니까? 거기도 여군이 있었답니까?"
"여자라면 문자 그대로 죽이려드는 놈들이 득시글한 그 마굴에도 여군이 있긴 있더라고. 그래서 잠입이 가능했어."
황가은이 자리에서 일어나 공군출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한다.
"근데 거기 있는 여군들이 어떤 존재인지는 상상하지 않는게 좋아.
어쨌든, 황가은이야.
잘 부탁해."
"병장 공군출. 잘 부탁드립니다!"
황가은이 공군출에게 커피 한 잔을 내주며 공군출과 마주앉는다.
"솔직히 나는 그 현장을 직접 보진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 사건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들었어.
정말 미안하지만, 그 날 겪었던 일을 얘기해줄래?"
공군출은 잠시 심호흡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공군비행학교의 헌병으로 전입오고 2주 대기가 풀린지 얼마 안되었던 시점.
어슴푸레한 새벽, 공군출은 위병사관 근무를 서고있던 이태수와 자신의 동기 최동석과 함께 위병 근무를 서고 있었다.
위병실 안에있던 이태수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는 두 사람에게 말한다.
"야, 형 눈 좀 붙일라니까 누구 오면 깨워라."
"이태수 중사님, 오늘 단장님 계신다고 불시 순찰 있다고 했습니다."
"아, 그랬냐? 잠은 다 잤네..."
그 말과 동시에 활주로쪽에서 항공기 엔진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참, 야간 교육도 있었구나."
"이태수 중사님, 애초에 근무를 서면서 잠을 자는게..."
"시끄러 임마. 내가 파견나와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냐? 내 신세 함 되어 봐."
이태수가 신세 한탄을 하며 최동석을 쏘아붙인다.
그렇게 사방으로 울리는 엔진소리와 이름모를 새 소리를 배경음 삼아 한창 근무를 서고 있었고 멀리서 동이 트며 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할 무렵, 갑자기 위병실의 전화기가 울린다.
-따르릉! 따르릉!
"아니 뭐야? 이 시간에 왠 전화지?"
이태수가 의아해하며 수화기를 들어올린다.
"통신보안?"
[이태수 중사님, 저 본부의 탁노수 중위입니다!
긴급상황입니다!
지금 당장 위병소 폐쇄하시고 경비소대 병력 집합시키셔서 본부쪽으로 와 주십시오!]
수화기 너머에서 탁노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알겠습니다.
얘들아, 당장 위병소 잠궈!
난 경비소대 가서 애들 집합시켜서 데리고 갈테니까 동석이랑 군출이 너희는 문 잠가놓고 당장 본부쪽 탁노수 중위님께 가!"
"예, 알겠습니다!"
이태수가 서둘러 경비소대로 달려가고 공군출과 최동석은 황급히 위병소를 폐쇄하고선 본부로 뛰어간다.
잠시 뒤, 위병소 문을 폐쇄하자 활주로 쪽에서 폭발음이 들려왔다.
최동석이 당황한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전투기 사고라도 났나? 군출아, 일단 뛰자!"
두 사람은 정신없이 본부를 향해 뛰어갔다.
본부 상황실에 도착하니 다른 인원들이 장구류에 진압봉과 전기충격기를 들고, 심지어는 총기까지 휴대한 상태로 분주하게 움직이며 정신없이 통신을 하고 있었다.
"아, 도착했군. 이쪽이다!"
어안이 벙벙한 두 사람에게 누군가 다가온다.
본부 소속의 탁노수 중위였다.
대위가 된 지금과는 다르게 중위때는 흉터 없이 깨끗한 얼굴이었다.
"자네들은 사회에서 무술 유단자였지? 날 따라오게."
탁노수가 두 사람을 데리고 상황실을 나선다.
최동석이 탁노수에게 묻는다.
"탁 중위님,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해병 놈들이 습격해왔다. 부대 담장을 폭파시키고서 활주로 쪽으로 바로 기습 공격을 가해왔다.
현재 기간병들과 학생조종사들까지 동원되어 응전중이지만, 상황이 별로 좋지가 않다."
조금 전 들었던 폭발음의 정체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같은 국군의 다른 군종들을 무시하고, 쓸데없는 규율과 문화로 점차 변질되다가 종국에는 존재의의와 국가를 부정하며 테러단체로 전락한 '해병대'가 파일럿을 양성하는 비행 학교를 습격해 온 것이다.
탁노수가 지시사항을 얘기한다.
"우선, 우린 활주로쪽으로 간다. 진압을 최우선으로 하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총기를 사용해도 좋다."
탁노수의 살벌한 말에 두 병사가 마른침을 삼킨다.
잠시 뒤, 활주로에 도착한 세 사람이 본 광경은 아수라장이었다.
무너진 담장 사이로 소위 '각개빤쓰'차림의 해병들이 떼를 지어 쇠파이프와 각목, 못빠따, 사시미, 심지어는 M16으로 무장한 채 떼를 지어 진입해 오고 있었고 기간병들과 학생조종사들이 처절하게 응전중이었지만 갑작스러운 기습과 압도적인 전력차로 인해 점차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해병쪽에서 누군가가 확성기로 외친다.
[기열 참새들은 들어라.
지금 당장 투항하여 자진입대 하도록!
계속 저항할 경우 '전우애인 형'에 처할 것이다!]
"저 미친 좆게이놈들!"
"지원은 언제와?! 부상자들이 너무 많다!"
공군 전투원들이 비명을 지른다.
잠시 뒤, 이태수 중사가 경비소대 인원들과 학교 내의 동원 가능한 인원들을 모두 이끌고 나타났지만 해병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탁노수가 통신병을 붙잡고 말한다.
"본부에 연락해서 지원은 어떻게 되어가나 알아보도록!"
"예, 알겠습니다!"
잠시 뒤, 통신병이 탁노수에게 보고한다.
"약 20분 뒤, 근처 육군 부대에서 지원이 온다고 합니다."
그와 동시에 또 폭발음이 들리면서 담장이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해병들이 아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몰려들어온다.
심지어는 붉은색으로 칠해지고 크레인이 달린 기괴한 승합차까지 끌고 들어온다.
[모든 해병들에게 알린다!
이 비행학교에 앙증맞은 장난을 실시하고, 이 기열들에게 최대한 자비를 베풀어 '자진입대'를 독려한다!]
"""""악!!!!!"""""
해병들의 모습이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들을 보는 듯 했다.
해병들의 기세를 본 이태수가 식은땀을 흘린다.
"이런... 그 때까지는 못 버팁니다!"
간신히 유지되던 진형이 붕괴되기 시작하고 공군 전투원들이 우왕좌왕하기 시작한다.
"새끼들... 기열!"
"새끼... 입대!"
"으아아!!! 살려 줘!!!"
"죽고싶지 않아!!! 따흐흑!!!"
공군 전투원들이 해병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한다.
그 광경을 본 탁노수가 나지막히 말한다.
"...이태수 중사님, 우선 이글루쪽으로 후퇴합시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항공기들도 위험해지는데요?"
"저 놈들을 물리치는게 우선입니다. 육군이 지원을 올 때 까지 버티는걸 주 목표로 합시다. 저랑 공군출 이병, 최동석 이병이 후퇴할 시간을 벌어볼테니 여기 있는 인원들을 최대한 수습해서 이글루 앞에서 방어선을 구축해 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행운을 빌겠습니다."
"공군출 이병, 최동석 이병. 날 따라오도록."
이태수가 다른 전투원들을 수습해 격납고 쪽으로 후퇴하기 시작하고 탁노수가 공군출과 최동석을 데리고 해병들에게 향한다.
공군 전투원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해병들이 기다렸다는 듯, 붉은색으로 칠해지고 마개조가 된 중장비를 끌고와 활주로를 망가뜨리기 시작한다.
진압봉으로 해병 하나를 때려눕힌 최동석이 해병들의 만행을 보고 분노한다.
"저런 개자식들!"
"최동석 이병, 지금은 놈들의 발목을 붙잡는게 우선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
시설을 포기해서라도 전투력을 보존해 시간을 버는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활주로를 포기하고 전력을 보존한다 한들, 한계는 너무나도 명확했다.
모든 인원들을 동원했지만, 이대로면 비행학교 전체가 해병들의 손아귀로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몰려드는 해병들과 맞서던 공군출이 무언가 계획이 떠올랐는지 탁노수에게 말한다.
"탁노수 중위님, 이대로면 얼마 못버팁니다.
제게 생각이 있습니다."
"그게 뭔가?"
"어차피 망가진 활주로이니...
놈들의 '장난'은 '장난'으로 돌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놈들을 '해병 바베큐'로 만들어버리겠습니다."
공군출의 의도를 깨달은 탁노수가 잠시 망설이다가 공군출에게 열쇠 하나를 던진다.
"수송부 차키함 열쇠다.
우리도 얼마 못 버틸것 같으니 최대한 빠르게 실행하도록.
...그리고 무사히 돌아와라. 알겠나?"
"예, 알겠습니다!"
"그래, 악으로 해내도록!"
공군출은 탁노수의 격려를 받은 뒤, 수송부로 뛰어가기 시작한다.
이미 학교 곳곳을 휘젓기 시작한 모양인지 수송부로 가는 도중에 많은 수의 해병들과 마주한다.
"역돌격 중인 참새를 발견했다!"
"기열 공군이라지만 열심히 싸우고 있는 전우들을 버리고 역돌격이라니! 저 놈은 즉시 수육으로 만들어라!"
"이 좆게이 새끼들이... 비켜!!!"
공군출이 진압봉을 휘두르며 해병들을 상대한다.
공군출은 간신히 그들을 물리치며 수송부에 도착한다.
그리고는 탁노수에게 받았던 열쇠로 차량 키 보관함을 열어 키 하나를 꺼내든다.
"이거다."
항공유가 실려있는 유조차의 키였다.
유조차 탱크 안에 항공유가 가득 실려있는것을 확인한 공군출이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건다.
"망할 좆게이 새끼들.
눈에는 눈이고 '장난'에는 '장난'이지."
그리고는 수송부를 나서 해병들을 향해 풀 악셀을 밟고 미친듯이 질주하기 시작한다.
"따흐앙! 참새놈이 우릴 향해 돌진 해온다!"
한창 해병들을 상대하던 최동석의 눈이 휘둥그래진다.
"야, 공군출 저 미친...!"
이글루 앞에서 방어선을 치고 해병들에게 맟서던 이태수와 공군 병력들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저런...! 무슨 생각인거야?!"
"저 병사 전입온지 얼마 안된 신병 아니야?"
놀란 아군들을 뒤로 하고 공군출이 진압봉을 이용해 악셀을 고정시킨 뒤, 운전석 문을 열고 유조차의 탱크 위로 기어올라온다.
그리고는 타이밍을 계산한 뒤, 탱크의 벨브를 열고는
라이터에 불을 당긴다.
- dc official App



기합!!!
재밌다. 저지능 해병이 아닌 거 신선하다. 기합!!
새끼...기합!!!
저시절 해병대는 적수도 없고 무적인 자연재해 그자체네
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