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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회의장.


대통령과 국건희 국방장관을 포함한 국군의 수뇌부들이 모여있었고, 박막허 공군참모총장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대 해병 특수작전팀의 성과를 보고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탁노수 팀장과 그의 팀원들은 이번 작전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습니다.

'해병'들은 이제 동네 불량배 수준만도 못한 조직으로 전락했습니다.

사실상 와해된 상태로 봐도 무방합니다.

다른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질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서류를 뒤적거리던 대통령이 먼저 질문한다.


"그들이 점거하고 있던 지역들, 그러니까 포항, 김포, 제주는 어떻게 됐습니까?"

"생존자들에 대한 구호 활동과 세뇌되어 '해병'이 되었던 사람들에 대한 심리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복구 작업 또한 진행되고 있고 '해병'의 잔당놈들에 대한 소탕 또한 진행중에 있습니다."


이번엔 국건희가 묻는다.


"놈들의 우두머리였던 '황근출'은 어떻게 됐나요?"

"아마 포항에서 진행했던 작전중에 일어난 혼란을 틈타 도주한 것 같습니다.

현재 수배중에 있고 흔적을 찾고 있습니다.

놈을 찾는게 어렵긴 하지만, 더 이상 이전과 같은 패악질을 부리지는 못할겁니다."

"그러고 보니 해병들이 이상 행동을 보였다던데,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거죠?"

"놈들이 실행하려던 계획을 가로채고 역으로 그것을 놈들에게 이용했습니다.

놈들의 지적 수준은 저지능자, 속칭 '해병지능화'가 되어 극소수의 인원들을 제외한다면, 지능이 퇴화되어 이전과 같은 수준의 조직력을 보이지는 못할겁니다.

그리고 놈들에게 저희 '공군'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감을 심어놓았습니다.

공군은 몰론, 날아다니는 물체만 봐도 놈들은 겁에 질릴겁니다.

다시 패악질을 부린다 해도, 이번에는 쉽게 대항할 수 있을겁니다."


대통령이 다시 질문한다.


"그럼 '국군'소속의 해병대는 어떻게 되는겁니까?"

"'해병'들이 탈취했던 장비들의 상당수를 되찾았고, 놈들이 점거했던 주둔지 또한 대다수를 되찾았습니다.

사령부의 복구작업 또한 진행중에 있으며, 해병대 역시 본래의 모습으로 재건될 것입니다.

그 건은 곧 있을 합참의장의 브리핑 때, 더 자세히 들으실 수 있을겁니다."

"울릉도에서 작전중 전사했던 인원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해병놈들이 후퇴하고, 국군 병력들이 투입되어서 섬을 수색했습니다.

...그들 모두 수습했습니다."


회의장에 침묵이 감돌고, 이들은 잠시 묵념을 한다.


묵념이 끝난 뒤, 대통령이 마지막 질문을 한다.


"그러고 보니,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기도 했지만...
이번 작전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인원이 바로 그 '공군출'이라고 했었죠?

그는 어떻게 됐습니까?"









탁노수와 공군출이 포항의 바닷가를 거닐고 있다.


공군출은 탁노수가 건내준 무언가를 읽고 있었다.


자신의 과거가 적혀있던 파일이었다.


탁노수가 조금씩 밝아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말한다.


"너 역시... 거기에 들어가기 전에는 그저 평범한 한 명의 청년이었을 뿐이었다.

놈들에게 끌려갔던건지, 아니면 제 발로 들어갔던건지는 모르겠지만, 거기 있으면서 너도 놈들처럼 변해갔던거겠지."

"솔직히 지금도 머릿속이 엉망입니다.

나도 나 자신이 누군지,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으니 말입니다."


공군출은 복잡한 눈빛으로 자신의 과거가 적힌 파일을 바라본다.


탁노수는 여러 감정이 뒤섞인 눈빛으로 공군출을 바라본다.


"어찌되었든, 넌 훌륭히 임무를 완수했어.

넌 너의 소속

아니, 너의 정체성을 떠나서 이미 한 명의 훌륭한 '군인'이다."


잠시 탁노수를 바라보던 공군출이 나지막히 묻는다.


"저는 당신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혔고, 당신의 꿈도 짓밟았습니다.

당신은... 제가 밉지 않습니까?"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탁노수가 피식 웃는다.


공군출은 살짝 놀란다.


만들어진 웃음이나, 부정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가식적인 웃음이 아닌, 처음으로 보는 탁노수의 '진실된' 웃음이었다.


"원망하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너도 너의 입장이 있었을거고, 넌 너의 임무를 수행중이었을 뿐이다.

그저... 이뤄져선 안 될 만남이 그 날 이뤄졌을 뿐이다."


탁노수가 담배 두 개비를 거내들고 불을 붙인 뒤, 한 개비를 공군출에게 건낸다.


"거듭 말한다만... 군출이 넌 훌륭한 '군인'이다.

네가 나에게 그랬던 것 처럼, 우리 또한 너에게 몹쓸 짓을 저질렀지만, 너는 결국 군인으로써의 너로 남기로 결정했고, 우리들을 '선택'해줬지.

그 점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감돈다.


탁노수의 표정은 무언가 계속해서 망설이는 듯 한 표정이었다.









공군출은 하늘을 바라본다.


아까보다 더욱 밝아진 하늘.


곧 동이 틀 것이다.


공군출이 입을 연다.


"탁 대위님, 이젠 됐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임무를 마저 끝내십시오."


탁노수가 놀란 얼굴로 공군출을 바라본다.


"처음부터 이렇게 될거라는거... 다 알고 있었습니다."


공군출의 말을 들은 탁노수의 낯빛은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역설적이게도 한편으로는 평온해 보였다.


수평선 위로 해가 떠오른다.


탁노수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포항에서 보는 일출은 정말 장관이야.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지...

이런식으로 만나지 않았더라면... 군출이 너와 우린 정말 잘 맞는 '전우'였을거야."

"동감입니다."


공군출 또한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곧 결심을 마친 탁노수가 표정을 굳히며 말한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
군출아, 부디 이해해 다오."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쉽게 받아들이진 않을겁니다."


탁노수가 쇠파이프를 꺼내들고, 그에 맞서 공군출도 몽키스패너를 꺼내든다.


탁노수가 말한다.


"너는 지금까지의 기억을 지우고, 본래의 신분으로 다시 돌아와 몰락한 해병들을 감시하는 새로운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공군출.

아니...





황룡."





탁노수의 말이 끝나고, 두 사람의 그림자가 서로를 향해 달려든다.










-빡깡!!!






곧 둔탁한 파열음이 처량한 비명소리와도 같이 백사장에서 메아리친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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