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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출은 자신의 대답을 들은 팀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본다.


탁노수가 박막허에게 말한다.


"총장님, 지금 즉시 다른 군에 지원을 요청해주십시오.
한시가 급합니다."


잠시 미심쩍은 눈으로 공군출을 바라보던 탁노수가 어딘가에 전화를 건다.


"예, 합참의장님.
공군출이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제주의 한라산이랍니다."


박막허는 합참의장과 몇 마디를 더 주고받은 뒤, 통화를 끊는다.


"전원 주목! 지금 즉시 제주도로 침투를 준비한다.
신속히 준비할 수 있도록."


택시웨이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무장을 점검하기 시작한다.


황가은이 공군출에게 다가온다.


"군출아, 정말 고마워.
이태수 중사님도... 너의 선택을 분명 기뻐하실거야."


공군출은 별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할 뿐이었다.


황가은이 다시 자리로 돌아가 무장을 점검하고, 다른 사람들도 긴급히 작전계획을 구상하기 시작한다.


공군출은 모두가 바쁘게 움직이며 자신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는 틈을 타서 아무도 모르게 통신기를 집어든다.


"...'황근출 해병님'께 보고드려라.

'우리'를 엿먹이고 있는 참새놈들을 제주도의 '해병 빵카'로 유인했다.

그 곳에서 매복을 준비해라."

[...악! 알겠습니다.]


통신을 마치고 공군출은 택시웨이 내부로 시선을 던진다.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에게 모든 기대를 걸고있는 저들이 멍청해 보이고 우습기가 짝이 없다.


공군출은 그들을 바라보며 아무도 모르게 조소한다.








몇 시간 뒤. 제주도.


탁노수가 초조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이상하군... 놈들이 이용하는 시설이라는건 분명한데..."


그들이 '해병 빵카'라고 부르는 제주 해병대의 본거지이지만 소름끼칠만큼 조용하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 처럼.


곧 다른 이들로부터 무전이 날아온다.


[여기는 황가은 팀. 아무런 징후도 포착하지 못했습니다.]
[특전사 팀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정통제사 팀. 여기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일단 정문쪽에서 집결한다."


탁노수가 무전기를 내려놓고 공군출을 바라보며 말한다.


"공군출 병장, 뭔가 이상한것 같은데?
지금 다른 무언가랑 착각하고 있는것 아닌가?"

"...그럴리가요.
저는 분명 제대로 말씀드렸습니다."


탁노수는 순간 공군출에게서 위화감을 느낀다.


'이 자식, 뭐지?'


잠시 뒤, 해병 빵카 정문에 요원들이 모인다.


최동석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한다.


"탁노수 대위님, 뭔가 이상합니다.

여긴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해병놈들의 코빼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른 대원들도 의구심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공군출을 바라본다.


황가은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군출아... 아니지...?
설마 우릴 속였거나... 그런건 아니지? 그렇지???"


공군출은 자신을 바라보는 수십명의 시선을 잠시동안 응시하다가 땅바닥을 한 번 내려보고, 이내 하늘을 한 번 쳐다본다.


그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한다.


"안 속였습니다...

안 속였다고..."


그리고는 이내


"큭... 크크크크크큭...!

흐흐흐흐흐흐흐...!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친 사람마냥 폭소하기 시작한다.


얼마나 웃었는지 눈물까지 흘러나온다.


모두가 벙찐 표정으로 공군출을 바라본다.


탁노수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곧 분노를 씹어 뱉는 듯 한 말투로 공군출에게 말한다.


"공군출, 다시 묻겠다.
우릴 속인건가?"


미친듯이 웃어재끼던 공군출이 눈물을 훔치며 말한다.


"아이고... 흐흐흐흐...!

이봐요 탁노수 씨, 날 믿었다고 했었지?

그 믿음의 대가가 어떤 것 같아?"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아연실색한다.


황가은이 울부짖으며 절규하기 시작한다.


"공군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데...

지금 그 '황근출'을 막겠다고...

이태수 중사님이...!

그 섬 한복판에서 어떤 꼴을 당했는데...!!!

그런데 니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오오오!!!!!"


황가은이 공군출에게 달려드려 하자, 최동석을 포함한 다른 대원들이 황가은을 만류한다.


공군출은 비웃음을 지으며 황가은에게 말한다.


"황가은 하사님, 말은 바로 하셔야죠?
제가 죽였습니까?

따지고 보면 당신이 죽인거 아니야?

'태수 형'이 죽어서 '가은이 누나' 니가 살아난거 아니야?"

"뭐...???"


공군출의 말에 황가은이 무너져 내리듯 주저앉는다.


최동석이 공군출을 노려보며 말한다.


"야, 공군출!
니가... 니가 사람새끼냐???"


최동석의 말에 공군출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짓는다.


"동석아...

사랑하는 내 '동기' 동석아, 이 씨발새끼야...

날 가지고 놀았던 너희들 보다는 내 자신이 더 '사람'으로 느껴진다만?"

"뭐? 이 개...!"


최동석이 더 무어라고 말하려 했지만 탁노수가 손을 들어 그를 저지한다.


탁노수의 남은 한 쪽 눈이 분노로 이글거린다.


"이봐, 공군출... 지금 수천만의 무고한 사람들이 위험에 처했는데, 넌 아무것도 없는 제주도 한복판에 우리를 유인한건가?"

"위험이요?

지금 여기서 바로잡도록 하죠.

'우리'는 우리들의 방식으로 이상적인 세계를 탄생시키려는겁니다.

잘 생각하자고요.

그저 '의무'를 지고 있다는 이유로 '강제'로 2년이라는 시간을 헌납하는데, 위에서는 부려먹기만 할 생각에, 아래에서는 질서를 무시하고, 밖에서는 격려가 아닌 조롱만을 일삼고 하다못해 불합리하다고 외치면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책임조차 지려고 하질 않는 이 좆같은 나라...!

그걸 우리 '해병'들이 우리들의 방식으로 바꾸려는거야.

모두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그런 세계를...

우리 '해병'들이 질서를 다시 세워 이 나라를, 더 나아가 이 세상을 '기합'차게 바꾸려는 거라고!"


열변을 토하는 공군출의 눈에 광기가 어린다.


탁노수는 고개를 가로졌는다.


"그래서 넌 후임들 상대로 개짓거리나 하고 다른 군복을 입고 있는 이들을 업신여겼나?

그리고 종국에는 그 미친 짓거리들을 온 세상에 강요할 심산인건가?

정말 더러운 이중잣대로군."

"그게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입니다.

처음이 괴롭지, 받아들이면 모두가 납득하게 될겁니다."

"그 '황근출'이 그렇게 가르치던가?
그 놈에게 단단히 홀렸군."

'황근출'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공군출이 바로 정색한다.


"적어도 '황근출 해병'은 진심으로 절 해병으로써 존중해줬습니다.

당신들처럼 기만따위는 하지 않았지."

"미쳤군...

넌 미쳤어."


탁노수가 권총을 꺼내고 슬레이트를 잡아당긴다.


"난 널 믿었다.

너라면 틀림없이 해낼 줄 알았어.

그래... 인정하지.

넌 내 '실수'다."

"누군 좋아서 이랬는 줄 알겠네."


탁노수의 총구가 공군출을 향하지만, 공군출은 아랑곳 않고 이죽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탁노수가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다.


"저 세상에 가면, 이태수 중사님께 꼭 용서를 빌도록 해라."


공군출의 눈빛이 변하더니 이내 비릿한 미소를 짓는다.


"싫은데요?

그러지 말고....

직접 가서 만나뵙고, 제 안부나 좀 전해주세요."

"뭐라고?"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전 여러분을 속인 적이 없습니다.

'황근출 해병님', 만나고 싶어했잖아요?"


공군출의 말에 탁노수는 순간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는것을 느낀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탁노수 대위'님, 이건 '부하'로써 드리는 마지막 예우입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해병'으로써 당신을 예우하겠습니다."


공군출의 표정이 굳는다.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야 탁노수

이 씨발련아.

계급장 떼고 붙자."











그와 동시에 공군출이 허공에 주먹을 내지르며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커다란 외침이 들려온다.





"새끼들, 기열!!!"


해병 빵카 입구쪽 언덕에 왠 해병이 자(지)블린으로 무장한 채 나타나고 이내 자블린이 불꽃을 뿜어낸다.


한 발의 로켓이 그들을 향해 날아들고, 폭음과 함께 공군출이 나가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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