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먹구름은 짙게 하늘을 덮었고, 우중충한 창 밖의 풍경과 무거운 공기 가운데서 사내는 눈을 떴다.

사내는 자신이 사는 빌라 맞은 편에서 햄버거를 만드는 아르바이트생이였지만, 동시에 밤이 되면 지하 코미디 클럽으로 내려가 무대에 서는 코미디언이기도 했다. 남을 웃기는 사람이라기엔 그의 얼굴은 조금의 웃음기도 띄지 않고 있는 모습이였지만.

마침 오늘 휴일이 끝나게 된 관계로 사내는 다시금 맥도날드로 나가 햄버거를 만들어야했다.


"미안하지만, 내일부터는 나오지 말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뭔가 잘못한 일이 있나요?"

"아니, 자네 잘못이 아니라 가게가 망했네."

"지난 주까지만 해도 그런 이야기는 조금도 없었잖습니까."

"사실 적자가 나기 시작한지는 이미 꽤 됐네. 이제껏 말해주지 않아서 미안하네. 당장에 돈이 필요한거라면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줄테니 걱정하지 말게."

어쨌거나 그 날 하루는 일을 해야 했기에, 사내는 이전과 같이 패티를 굽고 튀김기를 다루며 능숙한 손놀림으로 자신의 몫을 해냈다.

사내의 시간이 끝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남은 날들까지 포함해서, 이번달치 급여는 모두 일주일 내로 보내주겠네."


새 일자리를 구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음에도 사내의 얼굴이 어두웠던 것은, 그가 이미 이전에 악덕 업주의 임금 체불을 고발했던 탓에 업계에서 소문이 퍼진 사실이 있는 까닭이였다.

그래도 아직, 사내에게는 적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시간이 남아있었다.


"미안합니다, 오늘은 무대에 오르시기 곤란할 것 같습니다."

클럽의 관리인이 사내에게 내린 통보였다.

사내에게는 그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거나 반론을 이을 면목이 없었다.

요 며칠간 그가 섰던 모든 무대는 하나같이 관객들의 야유와 탄성으로 막을 내렸기 때문이였다.

사내 또한 그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사내는 힘없이 계단을 올라 거리로 나왔다.

해는 어느새 저물었지만 먹구름은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끼얏호우!!! 아쎄이, 저 비루한 자들에게 함박웃음을 쥐어주고 싶지 않은가?"

그 때 해병천사 불알제븃이 사내에게 말을 걸어왔다.






함박아는 자신이 떠나왔던 길을 그대로 다시 따라 돌아갔다.

클럽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 관리인이 그를 불러세웠다.

"아니, 그 차림은 뭡니까? 상의는 입지도 않았고, 그 빨간 팬티랑 모자는 대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함박아는 그를 수육으로 만들어 각개빤스에 수납했다.

판자로 클럽의 모든 문을 봉쇄한 뒤, 함박아는 무대로 이어지는 뒷문으로 들어갔다.

"호호우!!! 아쎄이들, 이런 기열스런 싸제 유희거리가 아닌 진성 오도해병의 코미디를 보고싶지 않은가?!"

관객들은 그의 우스꽝스런 차림새를 보고 웃기 시작했다. 적어도 몇명은 그의 손에 묻은 피를 보고 무언가 잘못 되어감을 직감했으리라.

"그렇다면 우선, 내 맛있는!! 해병 햄버거를 먹어보게!!!"

함박아가 방금 얻어낸 해병수육을 비롯한 다양한 재료들을 모아 만든 먹음직스러운 해병 햄버거를 각개빤스에서 꺼내자 관객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호호우!!! 다들 배가 고프지 않은가보군! 그렇다면, 자네들의 식욕을 돋구어줄 해병 치킨텐더를 만들어주도록 하겠네!"

함박아가 가장 가까이 앉아있던 관객 중 하나를 해병 닭고기로 만들자마자, 다른 관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함박아에게 해병 토마토를 던지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미 그것은 함박아의 관심사 밖에 있는 일이였다.

그에게 배덕이라는 감정은 팔각모와 광대분장으로 덮어씌워져 오래전 사라진 것에 불과하였으니.

한바탕 토마토와 수육이 나뒹구는 난장판이 지나고 난 후에, 클럽에 남아있는 것은 함박아와 수많은 해병 햄버거들 뿐이였다.

함박아는 그토록 자신이 남들에게 베풀고 싶어했던 그 웃음을 얼굴에 머금고 그렇게 도시를 떠났다. 이후로 두번 다시는, 포항에서 그를 본 이가 없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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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오도기합 빤스짐머 해병님의 위 팬아트를 보고 영감을 받아 써보았습니다!

기열 민간인에서 짜세 해병으로 각성한 함박아 해병님의 자진입대는 여간 기합이 아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