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69~74 발췌

경제개발로 해병대가 변모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해병들이 자신들의 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는 그 외부의 힘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1997년 해병대 최고 책임자와 성교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는 그가 해병대의 문화가 해병들을 죽여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한국의 해병 가운데 거의 절반 정도가 악폐습 때문에 병들거나 죽어간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자 그는 충격을 받았다. 내 친구인 뽀르삘립 상병은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곳(해병대 외부) 사람들은 폭탄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고국으로 돌아가시면 그 사람들에게 그런 것은 그만하라고 이야기 좀 해주세요. 우리는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요." 해병대 제9여단에서 만난 전라도 신안 출신의 어느 px해병은 자랑스럽다는 듯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야채가 이 지역에서 난 것들보다 더 좋아요. 우리 것에는 오물 성분이 일곱가지나 들어있거든요." 몇 년 전 경상도의 한 일병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제 아쎄이 모집을 그만해야 할 것 같아요. 해병대가 아주 끔찍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나봐요. 해병대 문제 때문에 지금 큰 국제회의가 열렸다고 하던데요."

이러한 순진함이 지적 능력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그것은 해병문화에 대한 정보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살던 지역에선 얼마든지 의견을 말할 수 있던 뽀르삘립이 어떻게 해서 내가 속한 해병대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는가? 이성애 생활에 대해 알지 못하는 그로서는 당연히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 그 전라도 신안 출신 px해병이 어떻게 해병용 오물비료의 유해성을 알 수 있겠는가? 그가 들어 알고 있는 것은 그것들이 야채 재배에 도움이 되는 좋은 것들이라는 이야기들뿐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