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기초과학에서 세계에 뒤떨어졌다는 것을 말할 때, 아직 노벨과학상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단골로 거론된다.

평생을 물리학의 교육, 연구에 종사하면서 살아온 본인으로서는 유구무언이다. 죄인의 심정이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에서 뒤처져서는 안된다는 인식 아래 AI대학원 설립 등 다양한 정부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서도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은 선진국에 빼앗긴 채 뒤따라가려는 노력이 애처롭다.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업에서는 세계 1등을 하면서도 그 기초가 되는 기초과학에서는 세계 1등이 되지 못하고 있다.

웬만한 일에는 무덤덤한 나이지만 21세기 들어서는 티브이 뉴스 화면을 보며 이건 말도 안돼, 세상에 저런 일이 있나 하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건이 종종 있었다.

뉴욕 살 때 매일 보아 친숙한 뉴욕 무역센터 빌딩이 9.11테러로 녹아 내리던 장면, 세월호가 어린 학생들을 품은 채 가라앉는 장면 등등. 그에 못지않은 충격으로 2016년 3월, 이세돌이 5일간 알파고와의 대결 끝에 겨우 한판 건진 사건도 꼽아야겠다.

나중에 보니 이 알파고는 AI바둑의 왕초보였는데도. 이것이 나에게 더욱 엄청난 경악으로 다가온 이유가 있다. 알파고 프로그램에 사용된 신경망(neural network)에 대하여는 1980년대 후반 기초학문에서 뜨거운 주제가 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그룹이 연구하였고 내가 전공하는 통계물리학계에서도 열심히 연구하던 주제였기 때문이다.

그 후 그 분야의 지원이 끊긴 이유도 있지만, 연구자들도 흥미를 잃어 분야 전체가 죽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에서는 신념을 가지고 계속 연구를 하여 요즈음 AI에 응용되는 알고리듬을 개발해 냈고 그것이 지금 4차 산업혁명의 쌀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모르는 사이 이 분야가 그렇게 발전했다는 것이 충격이었고, AI가 그리는 미래가 상상이 되지 않아 충격이었다. 곧 나오는 자괴감이 그럼 우리나라에서는 왜 그 연구를 외면하였고, 왜 제프리 힌턴 같은 학자를 배출하지 못했는가 하는 생각이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딥러닝을 구현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었다고 한다.

왜 우리는 항상 남을 쫓아가야만 하나?
물리학자들이 많이 구독하는 피직스투데이(Physics Today)라는 월간지가 있다. 미국 물리학회에서 발간하는데 새로운 학문 흐름도 소개하고 정책적인 기사도 난다. 일전에 그 잡지의 기자 토니 페더(Toni Feder)라는 분과 전화로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상황에 관하여 이야기 나누던 중 뜬금없는 질문으로 나를 당황케 하였다. “미국에서는 한국 학생들이 대개 정형화(stereotyped) 된 인재라는 평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 평소 그런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라 완강히 부인을 못 했는데 다행히 기사화되지는 않았다.

미국 대학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이 학위를 딸 때까지는 잘 하는데 그 후부터는 힘이 달려 더 뻗어 나가지 못한다는 것이 속설 아닌 속설로 되어 있다. 물론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적어도 기초과학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나온 획기적인 성과가 드물다. 기초과학계의 수준이 아직 낮다는 것이다. 나는 그 근본 원인을 우리나라 문화에 정착된 잘못된 평가시스템에서 찾고 싶다. 평가시스템이 결국 창의적인 연구보다는 남을 따라가는 연구에 치우치게 만든다는 것이다.

김두철 ibs 원장


중국 학생도 저런 평가를 받고 동북 아시아계 2세 3세들도 저런 평가를 받는 걸로 아는데

그 평가가 사실이라면 이유가 궁금하네 아무래도 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