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심사받고 결과 나왔는데 소집해제 확정됐음.

전국에 몇명없는 희귀케이스니까 분명 재밌을거임


-------
나는 2019년 12월 말에 소집되어 공익훈련소에 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버티지 못하고 일주일만에 밖으로 나왔다. 훈련소에서 루딘을 잠깐 읽었는데 수학과 관련 없는 사람들이 수학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던 시간이었다.


이후 귀가자 선복무를 신청해 보육원에 배정받아 3월 초부터 복무를 하기 시작했다.


보육원 분위기는 좋아보였는데 원장이 매우 마음에 안들었다. 첫날에 직원들 다 모아놓고 나한테 자기소개를 시켰거든. 국장은 나한테 명령권이 있었기 때문에 국장도 싫어했다.


분위기 좋은것과 별개로 내 선임은 하루종일 일하고 있었다. 나는 저게 내 미래가 될 거라 직감했고 그때문에 수학을 못할까봐 첫날부터 불안했다. 나는 당시에 수학을 아주 많이 하고 싶어했다.


첫 일주일은 적응기간이라 기관이 날 터치하지 않았고 난 계속 공부했다.


놀랍게도 삼주가 지날 때 까지 기관은 나를 내버려뒀는데 거리재지정을 신청한 상태라 그랬다고 한다. 출퇴근에 2시간 30분이 소요되었거든.


하지만 나는 거리재지정에 실패했다. 코로나가 막 크게 터지던 시기라 기관에서 공익 배치를 매우 꺼리던 탓이었다. 운이 안좋았지.


기관은 내가 여기에 계속 있어야 한다는걸 알자마자 나한테 일을 시켰다. 처음엔 간단한 일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업무량이 폭증해 결국 내 선임과 똑같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 나는 업무량 증가를 막아보려고 약 2주간 각종 수단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기관에서 자유롭게 공부할 틈을 주지 않아 나는 점점 우울해지고 불안해졌다. 이때쯤 버티기 힘들어진 나는 정신과에 다녔다. 어릴때도 몇번 다녔었고 대학 재학중일때도 다녔으니까 이걸로 세번째 정신과 진료였다.



그로부터 한달 쯤 지난 어느날 내가 쓴 신문고 때문에 병무청에서 기관 조사를 나오게 되었다. 신문고 내용과는 별개로(이것과 관련해서는 기관에 주의를 주었다.) 병무청 직원 눈에 내가 굉장히 불안정해 보였는지 분할복무하면서 부적합심사를 받을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분할복무 때문에 복학이 늦어질 것을 극히 두려워한 나는 그 제안을 거절하고 계속 복무하는 것을 선택했다.


당연히 기관은 내 공부를 눈감아줄 이유가 전혀 없었고 나는 불안정하게 수학 공부를 이어갔다. 안정되지 못한 환경에서도 수학을 놓지 못한 나는 점점 상태가 악화되었다.



그로부터 다시 삼주 정도 지났을 무렵 내 발버둥에도 불구하고 일은 이전보다 늘어있었고 수학을 더 못해 초조해진 나는 한계에 이르렀다.


때마침 당시 병무청이 나에게 분할복무를 설득시키기 위해 기관을 한번 더 방문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나에게 수학 공부 시간을 3시간정도 보장해줄 수 없겠냐고 제안했다. 나머지 시간은 착실하게 일을 할테니 눈치보지 않고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기관의 반응은 차가웠다.


이전에도 느껴본 적이 없었고 이후에도 느낄 일이 없을 강렬한 분노가 머리 끝까지 차올라 더이상 자제할 수 없음을 느꼈다.


결국 나는 기관에서 난동을 부렸다.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병무청은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 불과 이틀만에 내 근무지를 병무청으로 옮겼다.


병무청에서는 내 입장을 받아들여 내가 휴게실에서 공부할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매우 덥고 별로 밝지도 않았지만 나는 넓은 자리에 않아서 책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나는 빠르게 안정되어 갔다..


하지만 보육원에서의 그 일은 매우 강렬했다. 병무청은 나와 상담센터를 연결해 내가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게 했고 소집해제 시키기 위해 나를 끊임없이 설득했다.


하지만 나는 만에 하나 심사에 떨어질 경우 분할복무의 패널티로 복학이 늦춰질 것을 계속 두려워 했다.
아마 병무청도 이런 나와 대화하는 것에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


그렇게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약 한달정도 시간만 흘렀고 결국 병무청은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반드시 결과를 내겠다고 장담하기에 이르렀다. 만일 실패할 경우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며 계속 나를 안심시키려고 애썼다.


결국 병무청의 끊임없는 설득에 나는 넘어갔고 서류를 준비해 지금에 이르렀다.


지금도 왜 병무청 직원들이 스스로 업무량을 늘리고 리스크를 부담하면서까지 나를 소집해제 시키려 했는지 이해가 잘 안간다. 병무청은 공익 일이 많지도 않으니 내가 공부할 시간도 충분하고 분위기도 조용해서 내가 자극받지도 않는다. 내 상태가 악화될 요인이 없으니 그냥 다른 공익들 대하듯이 했어도 상관없었을 것 같은데.. 내가 얼마나 병신이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나만 눈치채지 못했을듯 ㅋㅋ



수학이야기 : 도함수는 중간값 성질을 갖는다. 그래서 0과 양수에서 함수값1, 음수에서 함수값 0을 갖는 함수는 도함수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