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공부하면서, 여러 수학자를 만날 기회가 있다.
그 중에서 비교적 자주 뵙고, 인상적인 수학자 중 한 명인 Tatsuro Ito 교수님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아무래도 Tatsuro Ito(이토) 교수님은 도쿄대 2년 선배인 Eiichi Bannai(바나이) 교수님과 함께 묶이는 경우가 많다.
두 분이 같이 집필한 교과서인 Algebraic Combinatorics I : Association schemes가 상당히 유명하기도 하고..
(2권은 영원히 나오지 않을 예정이다... 책 쓰는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시더라)
학부생이었던 이토 교수님을 바나이 교수님이 석사 과정일 때 지도해서 논문을 같이 썼다고 하는데,
그 논문이 미해결 문제를 푼 On finite moore graphs 라는 논문이다.
Moore graph 문제는 그나마 설명하기 쉬운 문제니 설명을 해 보자.
이 문제에서 언급하는 그래프는 함수의 그래프가 아닌, 꼭지점과 변으로 이어진 그래프다.
정의는 https://en.wikipedia.org/wiki/Graph_(discrete_mathematics) 참조
k-regular graph는 모든 꼭지점이 k개의 변을 포함하는 그래프이며,
diameter(일반적으로 d라고 쓴다)는 그래프에서 두 꼭지점의 거리의 최대값이다.
k-regular graph가 diameter d를 가질 때, 이 그래프의 꼭지점 수가 최대가 되려면 그 경우의 꼭지점 수는
1 + k + k(k-1) + k(k-1)^2 + ... + k(k-1)^(d-1)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경우의 그래프를 Moore graph라고 한다.
Moore graph 문제는 Moore graph를 전부 분류하는 것이다.
바나이 교수님과 이토 교수님이 푼 경우는 d가 3 이상일 때, Moore graph는 홀수 n-cycle(n각형) 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
d가 1인 경우는 자명하고, d가 2인 경우는 SRG의 multiplicity를 이용해서 k = 2, 3, 7, 57인 경우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k = 2인 경우는 5각형, 3은 Petersen graph, 7은 Hoffman-Singleton graph이고 57은 미해결 문제.
하여간 지금은 두 분 다 은퇴하셨지만(바나이 교수님이 46년, 이토 교수님이 48년에 태어나신걸로 알고 있다.)
두 분 다 학회에 꾸준히 참석하시고 연구를 계속하고 계신다.
나는 다행히 이토 교수님과 같은 곳에 있었던 적이 있어서, 자주 바에 가서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옛날 이야기도 듣고 그랬다.
그 중 인상적인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이토 교수님은 학부 때 수학을 계속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서 커리어 시험(우리 나라 행정고시랑 비슷)을 보험으로 붙어놨는데,
학부생 때 바나이 교수님의 지도로 저 위에 언급한 논문을 썼고 수학에 할만하다고 생각하셔서 대학원에 진학하셨다고 한다.
현재 우리 나라 대학원생 중에서 행정고시 붙으면 수학 계속 할 사람은 아마 거의 없지 않을까.. 물론 시대가 많이 다르긴 하다만.
이 분 덕분에 갈 수 있었던 학회 중에서 중국 항저우 저장대학에서 있었던 Workshop on Bannai-Ito theory라는 학회가 있었다.
speaker나 speaker의 관계자가 아니면 들어올 수 없는 closed conference였는데 이토 교수님 관계자 측으로 갈 수 있었다.
이 학회는 내가 가 본 학회 중에서 가장 환상적인 학회였다. Peter Cameron의 블로그 글을 보면 참고하자.
이 학회는 내가 조합론 교과서 저자로만 알고 있던 Peter Cameron을 처음 본 학회이기도 했다.
Cameron의 블로그 글처럼 사실 Bannai-Ito theory라는건 존재하지 않지만, 두 분이 마침 동시에 중국에 계셔서 열린 기념학회에 가깝다.
혹시나 필요할지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이 학회의 slide들을 공개한다.
바이두 웹사이트 : https://pan.baidu.com/s/1geZ8k51
비밀번호 : cjn1
이토 교수님과 지내며 느낀건데, 정말 이토 교수님은 수학하는 수도승 같은 분이시다.
핸드폰을 쓰지 않으시고, 5km 이하의 거리는 대부분 걸어서 가신다. (물론 여름에는 그렇게 못 하지만..)
학회에서도 대부분의 수학자가 비머를 사용하는데, 이토 선생님의 강의에는 프로젝트 화면에 손글씨-_-가 나온다. (참고자료)
뭐, 수도승이라고 하기엔 맛있는 음식과 술을 너무 사랑하시긴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Paul Terwilliger 교수님이 좀 더 수도승에 가까운 이미지. 술을 안 드시고 수학 외에는 크게 관심을 안 가지시는..
쓰고 보니 별 내용 없는 글이 되어버렸다.
어 rafle님 중국에서 공부하세요??
추천추천
근데 진짜 일본 수학계는 그 자체로 연구역량이 대단하네 한국은 죄다 해외로 나가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