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해나 흥미의 영역과 핀트가 다르지만 적어도 학부수준에선 계산과 증명 테크닉만 잘 받아들여도 충분한 듯. 블랙박스처럼 툴의 정체가 뭔진 몰라도 여튼 그걸 쓸 수 있는게 중요함.


난 아직도 실로우 정리가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던데, 그걸로 order를 나누는 prime 갯수가 적은 finite group들 분류할 때 써먹을 수 있다는 것만 기억하면 됨. 그럼 언젠가 비슷한 문제를 마주쳤을 때 실로우 정리를 쓰면 되겠지.

2.
그래도 모티베이션 자체에 호기심이 생기는 경우는 definition-lemma-theorem 순의 교재가 아니라 역사나 관련 수학자의 인터뷰 혹은 수기 등을 읽어보면 좀 도움 됨. hsm.stackexchange.com도 괜찮은 소스고. 가령 칸토어가 집합론을 어떻게 생각해냈냐고 검색하면 아래 글이 나옴.

https://hsm.stackexchange.com/questions/12448/how-was-fourier-analysis-important-to-the-development-of-set-theory


3.
수학 공부를 하다 모티베이션 부족에 막히는건 어쩔 수 없는게, 특히 학부 수학은 19세기 즈음 과거에 만들어진 문제를 풀기 위해 이후에 개발된 도구들이 많음. 근데 그 도구를 먼저 배우고, 구체적인 문제를 결국 강의 마지막에 소개하다보니까 실제 역사적 순서와 반대로 배우게 됨. 대수학의 기본정리 이전에 군론과 환론을 배우고, 푸리에 이론 이전에 르벡 적분을 배우고, 기본군이나 호몰로지 이전에 추상적인 위상공간부터 배우니까.


사실 대부분의 교수들이 저런 교재 순서만 따라가다보니까 강의에서 맥락을 못 짚어주는 것 같기도 함. 근데 우리가 교수를 바꿀 수는 없으니까 학생이 알아서 해야지…… 교수에게 질문을 해도 좋고, 특히 독학을 하는 사람이면 위처럼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19세기 언급한 김에 짚고넘어가자면, 사실 그때까지의 수학과 물리 사이 경계는 매우 희미했음. 푸리에이론을 소개한 푸리에 논문도 이걸 증명한게 아니라 실험보고서였고. 그래서 물리 쪽 백그라운드도 좀 알아두면 도움이 될 거임. 그렇다고 4대역학을 수강할 필요까진 없고.

4.
사족인데 레벨이 올라갈수록 학회같은 곳에서 모티베이션을 설명해주는 사람들도 종종 봄. 근데 모티베이션이라고 발표하는 거 보면 정말 수준이 낮아보이는데 본론 들어가면 대체 뭔 상관인가싶은 이상한 내용들이 차지하고 있음. 사실 발표자 본인도 그걸 왜 모티베이션이라 부르는지 잘 이해한 것 같진 않고, 학계 내부의 관습같아 보임. 요런 건 오히려 경계해야 할 대상인 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