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수학과 또는 물리학과를 희망하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수학과 물리학 중 무엇이 제 적성에 맞고 전공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고, 그게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제가 살면서 해온 공부는 대학 입시수학, 입시물리 문제풀이 뿐입니다. 더불어 저는 천재나 영재도 아닙니다. 제가 감히 대학수학, 대학물리학에 발을 들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자의식 과잉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덧붙여서 영재교육원, 경시대회, kmo 등 영재들의 영역과 인생에서 접점이 단 한 번도 없었던, 정말 평범하디 평범한 범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교육과정 수학을 공부하면서 이전에는 접하지 못했던 복잡한 수학 개념의 정의 방식, 정리, 증명 방식에서 드러나는 빈틈없는 논리에 새로운 감정을 느꼈고, 이를 계기로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수학이라면 질색이던 제가 수학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과학 교양 서적을 접하고, 물리학1 공부를 하면서 흥미가 생겼습니다. 물리는 특히 문제 풀이에서 흥미를 찾은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정말 어려운 문제를 오랜 시간 붙잡고 풀어낸 끝에 잊지 못할 쾌감을 느꼈다든가, 운동량과 충격량 파트에서 관성 좌표계라는 문제풀이 테크닉을 이용하는 것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든가 입니다.

결국 고민 끝에 종착역은 취업이더라도 수학이나 물리학을 전공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것을 동기로 공부해오고 있습니다. 학부는 연고대를 목표로 두고 있고, 성적이 안 나온다면 서강대를 마지노선으로 그 밑 대학 성적이 뜨면 재수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둘 다 전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두 학문 사이의 간극이 보기보다 크고, 더불어 취업 방향도 다르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학문에 대한 경험이 적다 보니, 따라서 식견이 매우 좁다 보니, 어느 하나를 미련없이 버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학부 과정의 극히 일부분이라도 맛보기를 할 수 있는 서적을 이 글을 통해 소개받고자 합니다.

전공자분들이신 만큼, 소질 없는 학생이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운이 없게도 한 번 흥미를 붙이고 나니 도저히 포기할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그 정도도 성취해 보지 못하고 살 바에야 죽는 것이 차라리 간결하고 불안 없는 인생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주변 사람들로부터 틀에 박힌 현실적인 대답은 수도 없이 많이 들었고, 그 정도 설득으로 넘어갈 만큼 고지능의 소유자도 아니라서 피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고딩이 대학과정 맛보기하려는데 책추천좀' 'ㅈㄱㄴ' 만 썼어도 댓글은 달렸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렇게 쓴 것은 그만큼 제가 현장에 계신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두서없는 글에 시간 내어 귀담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