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가 존재할 수 밖에 없는건 알겠는데, 공리랑 미해결 문제를 어떻게 구별하는지가 갑자기 궁금해졌음.
예를 들어 해석개론에서 맨 처음에 배우는 완비성공리(E가 S의 부분집합이고, E가 위로 유계이면 E의 최소 상계 or 상한이 S에 존재한다)가 공리가 아닌 미해결 문제로 취급될 수 있는게 아닌가 하기도 하고, 유명한 문제인 리만 가설이 나중에 해보니 현재 수학 체계로는 증명할 수 없어서 공리로 한다던지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음.
그래서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공리랑 미해결 문제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되기도 하는데, 구체적으로 구별을 어떻게 함?
일단 완비성 공리는 공리가 아님. 유계인 실수의 부분집합이 sup과 inf를 가지는건 실수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딸려오는 결과임. 주류 수학에서 사용하는 진짜 공리는 ZF공리랑 선택공리밖에 없음. 또 증명할 수 없는(unprovable) 문제와 결정할 수 없는(undecidable) 문제는 다른거임. Undecidable한 명제는 명제를 참으로 가정해도, 거짓으로 가정해도 ZF의 다른 공리와 모순되지 않는다는 뜻이고, 이는 이 명제를 참으로 가정하는, 혹은 거짓으로 가정하는 공리를 추가해서 새로운 공리계를 만들 수 있다는 뜻임.
참고로 리만 가설은 undecidable한 문제는 아님. undecidable한 문제의 대표적 예시로는 연속체 가설이 있음. 자연수와 실수 사이의 기수를 가지는 집합이 존재하느냐의 문제인데, undecidable하므로 있다고 가정해도, 또 없다고 가정해도 ZF의 다른 공리들과 충돌하지 않음.
와 딱 원하는 것들이 다 들어있는 답변 감사함. 근데 완비성공리 같은 공리랑 ZFC공리의 차이라는게 좀 와닿지 않는게 구체적으로 이 두 분류는 어떻게 다른거죠?
정확히는, 리만 가설은 undecidable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황.
완비성공리는 이름만 공리라고 붙은 것임. 증명에 그냥 사용할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님.
완비성 공리는 그냥 해석학을 조금 더 쉽게 접하기 위해 유계인 실수의 부분집합이 sup과 inf를 가진다라고 그냥 가정한거임. 하지만 자연수를 페아노 공리+ZF를 이용해서 도출하고, 여기서 동치류라는 집합을 구성해서 정수를 만들고, 또 여기서 분수체라는 개념을 이용해 유리수를 만들고, 여기서 데데킨드 절단이나 코시열의 동치류를 뽑아서 실수를 만드는거임. 이렇게 만들어진 실수는 유계일때 반드시 sup과 inf를 가짐을 "증명"할 수 있으니 완비성 공리는 공리가 아닌거고. 완비성 공리를 가정하는 경우는 위의 과정을 통해 실수를 만드는게 굉장히 고단하고 얻는것은 별로 없으니 그냥 실수라는 수체계가 있다고 받아들이고 이 수 체계에선 완비성 공리라는 명제가 성립한다 라고 받아들이는거임.
아 해석학 맨처음에 실수체와 복소수체 구성하는 부분을 대충했더니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부분이었나보네요. 정말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정말 쉽고도 원하는 부분들이 다 들어있는 설명을 해주시네요.
아 리만가설은 ultraproduct 말대로 undecidable인지 아닌지 모름.
자연수 만드는 데는 페아노 공리도 필요 없음. 이건 그냥 ZF에서 서수 정의하면 따라나오는 거임. 페아노 공리는 오히려 그런 걸 만족하는 model들을 통틀어서 연구할 때 쓰이는 정도.
완비성 공리는 실수를 데데킨트 식이든 코시 식이든 정의하면 증명가능함
근데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실수를 순서체 공리랑 완비성 공리를 만족하는 대상이라고 정의한거임. 그렇다면 공리가됨. 어떤 베이스에서 생각하느냐의 문제임
물론 존재성은 따로 밝혀야 하고, 어짜피 그 과정에서 그 녀석이 완비성 공리를 만족한다는 걸 증명해야 함.
존재성을 따로 밝혀야된다는건 맞는거 같지 않은데. 그냥 그런 녀석이 있다고 가정하고 쓸수있는거 아닌가. 예를 들어 집합론도 집합론의 공리를 만족하는 대상이 있어야 한다는걸 증명해야 함? Inner model theory가 그런걸 하는거같긴 한데 잘 모르지만 집합론이 집합론의 공리를 만족하는 대상이 있다는걸 증명하는게 가능함?
그럼 그 밖으로 못 나가지. 적어도 ZFC에서 존재성 안 밝히고 시작하면 "새로운 무언가"를 해야 함.
ZFC는 ZFC 밖으로 안 나감. R 안에서만 놀 게 아니면 ZFC에서 그 존재성을 밝혀야 그 밖에서 R 자체를 갖고 뭘 할 수 있지.
R 안에서만 놀거면 안 해도 됨. 근데 밖으로 나가고 싶다면...
R에 대한 메타명제를 증명 못한다는 말임???
아니 메타명제까지 갈 것도 없이 [C:R]=2 이런 것도 못 다룬다고. 네가 말한 세계에는 실수 (1, -3, π, ...)밖에 없을 테니까.
굳이 이 예시 뿐만 아니라 group을 공리 3개 만족하는 대상으로 정의한 것과, 그런 게 ZFC 내에서 존재하느냐는 별개의 이야기니까. 막말로 (there exists x)not(x=x)를 만족하는 대상을 X라고 정의하면, 그것의 존재성을 ZFC에서 증명할 수 있을 것 같음? (물론 ZFC가 일관적이라고 가정한 후에...)
생각해보면 당연한 게, 네가 말한 건 ZFC와 전혀 상관 없이 그런 게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거임. (심지어 first order logic도 아니고 second order logic 기반으로) ZFC에서 그런 게 있다는 걸 보이려면 당연히 존재성 증명을 해줘야지.
완비성 공리를 공리로서 받아들여도 무방함. 대신 이렇게 완비 순서 체 로서의 실수를 받아들인다면 거꾸로, 자연수 정수 유리수 무리수가 실수의 부분집합이고, 정수는 유리수의 부분집합, 자연수는 정수의 부분집합임을 증명하고 사용해야함
이 실수의 성질로부터, 실수상의 보통위상을 이루는 3가지 문장을 증명 할 수도 있고, 거꾸로 3가지 문장을 공리로 하여 보통위상을 만들었으면 실수의 열린구간의 성질을 증명할 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