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문에 관하여
저도 동일한 의문이 있었고, 알려줄 때도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것이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정의상 그렇다.'는 아마도 질문자의 의문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여러 댓글을 보다가 글을 작성합니다.
수학이든 철학이든 논리학에서 표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견해는 진리함수적 해석입니다. 이것은 복합명제의 진릿값이 명제의 진릿값과 논리적(진리함수적) 결합어(logical connective)의 정의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conditional,조건문) 이라는 결합어는 일상적 조건문과 달리 질료적 조건문(material conditionals) 라고 불리고, 이는 우리가 조건문을 진리함수적으로 분석할때 TFTT의 꼴로 진릿값을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그럼 우리가 최초로 P→Q 의 진리표를 작성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봅시다. 또, 연언과 선언에 대해서는 이미 진리함수적 분석을 끝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우리는 P이면 Q이다. P인 경우 Q이다. P라고 가정할 때 Q이다. 등의 문장을 연산체계안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잠시 용어부터 이야기하자면, 전건(antecedent, 조건문의 왼쪽) 후건(consequent, 조건문의 오른쪽) 이라고 가볍게 정합시다.
P→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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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T Q: T P→Q: T 이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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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T Q: F P→Q: F 이것 역시 분명해 보입니다.
질문자에게도, 저에게도 문제가 되는 것은 다음부분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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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T Q: T P→Q: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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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T Q: F P→Q: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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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F Q: T P→Q: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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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F Q: F P→Q: ?
두 경우에 들어갈 수 있는 순서 쌍을 생각해보면 네가지가 나옵니다.
i. (T,T) ii. (T,F) iii. (F,T) iv. (F,F)
그리고 아시다시피 저희는 첫번째 방안을 선택했습니다.
그럼 나머지 경우를 선택했을 때 생기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봄으로써 첫번째 방안을 선택한 이유를 따져봅시다.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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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T Q: T P→Q: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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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T Q: F P→Q: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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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F Q: T P→Q: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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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F Q: F P→Q: F
이 대안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조건문의 진릿값이 온전히 후건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진리표의 네가지 경우 모두요.) 그렇다면 조건문을 따로 정의할 이유가 없어지고, 일상적 조건문을 기호화한다는 목적에도 부응할 수 없습니다.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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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T Q: T P→Q: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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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T Q: F P→Q: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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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F Q: T P→Q: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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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F Q: F P→Q: T
위와같이 결정하게 된다면 우리는 조건문 P→Q의 진릿값과 Q→P이다의 진릿값이 같다는 귀결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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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T P: T Q→P: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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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F P: T Q→P: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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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T P: F Q→P: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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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F P: F Q→P: T
이것은 조건문에 대한 우리의 일상적인 이해와 배치됩니다. 전통 논리학에서도 역이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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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T Q: T P→Q: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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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T Q: F P→Q: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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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F Q: T P→Q: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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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F Q: F P→Q: F
이 경우에는 조건문의 진리조건이 P∧Q와 일치한다는 귀결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경우에도 역시 조건문을 정의할 필요가 없어지고, 조건문에대한 우리의 일상적 이해와도 배치됩니다.
P이고 Q이다. 라는 문장과 P이면 Q이다. 라는 문장을 발화할 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십시오.
위와같이 생각해봤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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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T Q: T P→Q: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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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T Q: F P→Q: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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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F Q: T P→Q: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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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F Q: F P→Q: T
가 가장 ‘자연스럽게’ 조건문을 설명하는 진리함수적 설명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철학계에서는 받아들이지 않는 학자들도 꽤 있습니다만, 수학커뮤니티에서 논하기에는 부적절한 주제일 것 같습니다. 또한 이 진리함수적 접근에 의거해 이후의 수학 이론들이 성립하기 때문에 다른 해석을 받아들이는 것은 수학을 공부하기에는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수학 학부수준을 완전히 학습했다기보다는 부분적으로 수업에 참가했기에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혹시 틀린 점 있다면 지적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리고 이 해석의 진리표가 ㄱP∨Q와 일치하는 것은 쉽게 보일 수 있습니다.
멋져
사실 뭐, 이건 논리철학에서는 아직도 타고 있는 떡밥이긴 함ㅋㅋ
오 진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