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3학년 1학기 재학중.. 아직 군대 안다녀왔고(전문연 생각중인데 아직 공고가 안떴으니,,)
여기에 글쓰니까 당연히 수학과고(다른과에서 편입한거임.)
교수님은 나한테 대학원갈거면 수치해석 전공해서 딥러닝, 머신러닝을 공부하는 게 좋을거같다고 말씀하셨거든..(교수님 전공도 그쪽임)
사실 내가 순수수학 할만큼 포텐셜이 없어서 꽤 완곡하게 돌려서 말한거같긴함.
보통 고등학교 때 수학과하면 생각나는 게 순수수학밖에 없잖아? 당연히 대다수 수학과 학부생들이 순수수학을 꿈꾸면서 왔을테고..
내가 배운과목 중 그나마 수치해석과 관련있었던 파트는 미분방정식에 나오는 모델링 부분같은데.. 난 딱히 재밌게 공부하진 않았거든.
제일 재밌게 공부한 과목은 해석학인데, 솔직히 학부수학 조금배운거갖고 내가 뭘 알겠느냐마는..
아니면 컴공대학원 가라는 말도하셨는데, 수학과 나와서 컴공 대학원 가는 것도 어느정도 컴퓨터 지식이 있어야 될텐데, 편입해서 졸업학점 맞추기도 빡센데 복전까지하면 졸업이 너무 늦어질거같음.. 전문연 문제도 있고.
또 이제와서 컴공 준비하기에는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하거든.
그냥 수학 쭉 공부해서 응용수학 대학원 가는 게 맞겠지?
아 근데 또 학점이 하; 어제 시험은 잘봤는데 오늘 오전 시험 좀 망친거같아서 괜히 의기소침해진다. 이 학교에서도 못하면 도대체 어디가서 잘할까 이런생각ㄱ이듦..
원래 누구나 취미로 원하는것, 좋아하는것을 하면서 살수는 있는데, 그걸로 직업을 얻을수 있는건 또 다른 문제지. 게임 좋아한다고 해서 항상 프로게이머로서 먹고살수 있는건 아닌것처럼, 결국 내가 원한다고 직업이 생기는건 아니니 타협할수밖에.
그리고 컴공 중에서 이론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몇몇 세부분야들은 수학적인 능력도 중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학을 학부때 제대로 배운게 경쟁력이 될수도 있어.
네.. 그래서 저도 대강은 찾아봤는데, 전산 대학원을 가서 이론중심인 분야를 전공하려고해도 기본적인 cs지식은 있어야할 거 같아서요.(입학할때 요구함) 전산 대학원을 간다면, 전문연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석사까지만 국내에서하고 박사는 유학을 가야할지도 생각중입니다. 근데 그러면 석사 2년+전문연3년+다시박사 5년. 10년이라서;; .. 현재 배우는 수학자체는 어느정도 자신이 있는데 오늘 시험 망치고와서 기운이 쭉빠지네요. 아....
근데 그 기본적인 cs지식이 그렇게 깊은 내용도 아니고 반년에서 1년이면 독학으로도 익힐수 있는 양임.
무엇보다 막막한 게 제가 너무 막연하다는 겁니다. 취업생각해서 전산 대학원 간다고 쳐도 아직 전산분야의 세부전공에 대해서 아는 게 하나 없고, 단지 수학이랑 관련있는 분야니까 이론전산학을 전공해야겠다는 건 .. 잘 모르겠네요. 뭣보다 컴공에 그렇게까지 흥미가 없는 상황에서 박사학위받을 때까지 버틸수있을지가 걱정이고, 그렇게해서 박사학위를 받더라도 30대 초중반일텐데 인더스트리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을거라고생각해서.. 보통 컴공박사들은 학위를 받고 뭘하는지에대한 정보도 없네요. 전산학과 홈페이지들어가서 alumni항목을 보면 대부분 취업이긴하던데..
1년안에 독학이 되나요? 근데 아무리 독학을해도 수강과목에 컴공과목이 하나라도 없으면 좀 그럴거같아요. (제가 교수면) 그리고 수학과목 학점도 그저 그러면...
어떻게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갖고 살 수 있겠냐...
네.. 그쵸. 괜히 능력도 안되는거 붙잡고 있기보다는 이게 나을거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단 부모님한테 손벌리는 것도 그만하고싶고.. 컴공 자체를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거부감은 들지 않는 상태라. 단지 제 능력이 이거밖에 안됐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수학이 좋은지라 전산학을 전공하더라도 최대한 수학과 밀접한 분야로 가고싶네요. 아니면 그냥 수학 대학원을가서 응용수학을 전공하든지. 이대로 수학대학원에가서 응용수학을 전공하는 건 공부에는 걱정이 안되는데 아무래도 취업문이 전산학과보단 좁을 거 같고(응용이라고해도 수학인지라), 컴공대학원을 준비하자니 당장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막막하네요.
또 모순적이지만 전산학과를 가더라도 최대한 아카데믹한 분야로 가고싶긴한데... 전 젊을 때 배워둔 기술로 평생 밥벌이 하고싶거든요. 근데 양산형 프로그래머가 되면 나이들면 결과가 뻔하다는 소리가 너무 많아서. 물론 대학원까지 가면 양산형 프로그래머가 되진 않겠지만..
그냥 군대를 갔다오고 학부때 잘준비해서 바로 석박통합으로 유학가는 옵션도 생각중이에요. 전산대학원으로 갈때는 문제는 수학과이고 편입한 학생이라 졸업까지 남은 시간이 길어야 2년이라는 점과 전산학관련해서 수강한 과목도없고 아는 지식도 없는 상태라는거죠..
어릴 때부터 타고난 재능에 체계적인 교육까지 받고 올림피아드 휩쓸고 다닌 애들과 경쟁해서 이기겠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생각이지... 게임 좀 좋아한다고 프로게이머 되겠다고 하는 사람 보면 한숨 나오는 것처럼, 수학 좀 좋아한다고 순수수학 하러 대학원가겠다는 것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그냥 취직하지 그러냐...
어차피 수학과 학사만으로 취직은 안되고, 수학대학원을 간다면 spk는 문제 없을거같긴한데 순수수학을 하자니 문이 너무 좁고 그렇다고 응용수학을 하자니 썩 끌리지는 않고. 인더스트리까지 고려할거면 차라리 전산학부가 낫겠다 그런 생각이거든요. 일단 박사까지는 무조건 할생각이에요. 당장 취직할 생각은없어요. 그리고 전산학을 공부하게되면 석사는 전문연때문이라도 국내에서 하고 박사는 유학가는 게 맞을거같아요.
근데 젊을때 배워둔 기술로 평생 밥벌이한다고 했는데... 아카데믹한 분야도 이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할수 있는게, 결국 순수수학의 경우에도 그 세부분야 내에서 최신 트렌드나 방법론이 있을것이고 그런것을 꾸준히 익혀야 한다는겁니다. 물론 classical한 연구주제들로 정말 좋은 연구를 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건 정말 쉽지 않은 길임..
국내에서 학점인플레가 없는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는 학점이 안나오면 학자의 길이 아니라 생각하시는게 좋아요. 참고로 학점은 똑똑함 보다는 성실도에 대한 지표이고, 학자로 살아남는 사람들도 똑똑해서 잘하는 사람 보다는 성실히 공부해서 살아남는 비중이 훨씬 큽니다.
교수님 조언 흘려듣고 디시 와서 물어보는거야? 이게 얼마나 극악무도한 짓인지 알기 바란다.
고등학교때부터 알고지낸 교수님이고 저한테 따로 시간 내주셔서 1시간 30분정도 길게 대화했어요. 그래서 저도 진지하게 생각했죠. 교수님도 아카데미에 있으면서 순수수학하는 친구들 결과가 안좋은 경우를 많이 봐서 제가 교수님 아들이면 무조건 컴공복전시키거나 응용수학전공하게 해서 딥러닝, 머신러닝 배우게 한다 그런식으로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박사 전문연은 정말 신중히 생각해야되요. 제 주위에 영어점수 안되서 울며 겨자먹기로 군대간 케이스, 취직한 케이스 상당히 많습니다. 텝스 800은 나와야 안정권인데 차라리 유학 준비 영어가 더 쉬울거에요
요즘은 800 누구코에 붙임 ㅋㅋ 떡락한 컷이 그정도던가 그거보다 높던거같은데
영어는 문제 없습니다. 열심히 준비안한 거면 제 탓이라도하죠. 문제는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제 성에 안차는 거에요.. ㅠㅠㅠ. 그런 농담있잖아요 학점 3점대보다 2점대 애들이 더 공부 잘할 가능성이있다. 2점대는 그냥 던지고 논건데 3점대는 열심히해서 3점대라고..
던지고 논 애들이 대학원가서 열심히 할까요? ‘우리 애가 공부를 안해서 그렇지 머리는 좋아요’라고 하던 학부모닝 기억나네요. 제가 보기엔 3점대 애들도 똑같이 던졌는데 머리가 좀더 좋은거 같네요.
아... 800이 안정권이라니 말실수를 했네요. 800은 커트라인이고 850은 되야 안정권일겁니다. 물론 대학원 학점이 4점 넘는다는 전제 하에.
정말 진지하게 수학을 하고싶다면 군대가서 혼자 책보고 수학 공부 해보세요. 그리고 영어준비해서 유학 가세요. 어짜피 특정 분야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수학박사하기 무지 힘듭니다
일장일단이 있는거지 국내라고 무조건 까내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혹시나 제가 말실수를 했나 싶었는데 다시 읽어봐도 까내리는 말은 아닌데요. 국내 교수님들중 훌륭하신분들 많습니다. 단지 그 수가 적어서 공부 할 수 있는 분야가 제한적인것 뿐이에요.
학부때부터 세부분야를 정해서 그걸 전공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굉장히 드물 듯 합니다. 큰 틀에선 웬만한 분야에 국내에 훌륭한 교수님들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제한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네요.
그래서 많이들 유학을 장려하지요. 큰틀에서 훌륭한 교수님들 계세요. 하지만 그 큰틀도 세부전공으로 들어가면 너무나 큰 틀이 되요. 앞전에 말했던 '최적화이론'같은 경우에도 국내에서는 전공자가 없어요. PDE하시는 교수님이 세미나는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전공자는 아니죠. 그리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전국에 한두명이에요. 그만큼 열리는 수업이나 학회가 적어지고, 그만큼 같은분야 사람들끼리의 소통이 적어지죠. 수학 연구에서 소통은 정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해요.
'열심히'라는 말이 참 무서운 말이에요. 똑같이 열심히 해도 남보다 늦게 시작했으면 더 많이 열심히 해야지요. 정말 안타깝지만 학점 외에는 본인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척도가 적어요. 대수경 금상이라도 타신다면 모르지만 사실 이거도 큰 의미를 가지긴 힘들죠. 본인이 정말 100%의 열정을 쏟아 부었다면 오히려 포기하기 쉬울지 몰라요. 최선을 다한사람은 깔끔하게 포기 할 수 있어요. 아쉬움이 남는다는것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것이죠. 잔인하게 들릴 수 있지만 현실을 직시하셔야되요.
그건 최선을 다한 사람에 대한 모욕이에요... 열심히 했던 열심히 하지 않았던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항상 남는 법이죠.
참고로 저말은 제가 한 이야기는 아니고 서울대 모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에요. 저도 이런말을 들으면서 상처받고 모욕감을 느낄 분들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누가누가 열심히 했나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누가 열심히해서 결과를 만들었나가 중요하죠. 그리고 그 결과는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논란의 여지가 없고 공정한 결과라고 할 수 있죠. 참 아쉬우면서 멍청한 현실이죠. 이딴 ㅂㅅ 같은 기준을 억지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국내 거의 모든 대학교에서 교수임용을 할때 저널별로 점수를 매겨서 교수임용을 진행하고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더 해보고싶다면 군대가는거 추천해요. 군대가서 일과후 개인시간동안 수학공부를 해보세요. 요즘은 좋아져서 일병말쯤이면 하루에 두세시간은 충분히 공부할 수 있을거에요. 저는 군대가서 공부하면서 많은 생각을 한 끝에 수학으로 진로를 결정한 케이스에요. 그리고 스스로만의 계획과 목표를 세워보세요.
근데 교수to가 생각보다 너무 적음. 우리학교 출신 박사들 50넘어서도 시간강사하고 그렇게 안타깝게 사는거보면 차라리 빨리 진로 틀어서 취업하거나 응용쪽으로 돌려서 취직생각하는게 현명하다는 생각이들음.
저 글쓴인데 저랑 ip가 똑같네요..
일단 댓글 다들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장래계획을 dc에서 구하는 것만큼 바보짓도없을텐데 그나마 정상인 갤러리라서... 일단 1학기끝나고 교수님이랑 좀 더 이야기 해봐야겠어요
혹시나 오해할까봐 좀더 덧붙히자면, 저는 절대 글쓴이께서 순수수학을 하면 안된다는 말을 하는게 아니에요. 제가 하고싶은 말은 순수수학은 분명 재밌지만 ㅈㄴ게 어려우며 이렇게 미친듯이 ㅈ빠지게 어려운 학문에서 천재들과 경쟁하고 살아남으려면 잠을 줄여가면서 미친듯이 공부해야되요. 참고로 수학자만큼 워라밸이 무의미한 직업도 없어요. 이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이 재밌을거라면 수학을 하는걸 적극 추천하고 진심으로 장려합니다.
넵.. 일단 1학기끝나고 교수님이랑 더 이야기를 해봐야할거같아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