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나는 루딘 잘 썼다고 생각함. 책 자체로는 서술이 너무 건조한 거 빼고는 별로 깔 건 많이 없는데, 문제는 이게 요즘 트렌드에 맞는 교재인지 잘 모르겠다는 점. 함수해석과 추상적인 해석학의 시대가 저물고, 결국 해석학의 대세가 편미분방정식론 내지는 미분작용소에 대한 연구가 되어버린 지금은, 좀 더 구체적으로 부등식을 끌어내는 게 훨씬 중요한 아이디어임. 간단히 말하면, 정량적(quantitative) 분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고, 다시 이야기하면 근사의 오차가 얼마나 적은지,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수학적 양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알고 싶어하고, 이를 통해서 정성적(qualitative)인 결과까지 얻어내는 게 주요 아이디어임. 근데 루딘은 이 측면을 너무 강조하지 않는 데다가, 루딘 스타일의 연습문제 역시 현대적인 이 관점과는 동떨어져 있음.


그래도 루딘이 여전히 널리 쓰이는 건, 아무래도 습관의 문제도 있고, 그만큼 수학적 성숙도를 늘리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다보니 대충 자격시험 수준에서 학생들 훈련시키고 걸러내는 용도로 쓰인다는 느낌이 강함. 다시 말하면, 루딘으로 배울 거 다른 교재로 배운다고 치면 솔직히 해석학을 더욱 친숙하게 배우게 될 가능성이 크고, 실제 일을 하는데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느낌.


다행히도 RCA나 FA는 대체 가능한 텍스트가 많아서 (그리고 루딘의 접근이 별로인 면도 있어서) 많이들 시도하는 것 같다만, PMA는 그래도 당분간은 고급 기본해석학 수준에서 표준 교재로 여전히 기능할 것 같다는 느낌은 강함. 왜냐면 썩 마땅한 책이 여전히 없는지라.


나도 기본해석학 교재는 추천하라고 하면 뭘 추천해야 할지 모르겠음.


P.S. Tao가 남긴 아래 가이드가 현재 해석학 과목에서 배워야될 주요 기술들을 잘 알려줌.


https://terrytao.wordpress.com/2010/10/21/245a-problem-solving-strateg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