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초-중때 개포동 살았는데 단지에 카이스트 나온 선생님이 하는 수학 과외가 있었음

엄마가 억지로 보내셨었는데 난 불만이 굉장히 많았음

일단 친구들이 많이 다니는 학원이 아닌게 가장 컸고

두번째로 선생님이 무서웠음. 조금 싸이코같았달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업이 이상했음.

수업도 아니지, 그냥 본인이 풀고싶은 문제집 사오면 선생님이 난이도 적당한지 보고 정답지를 가져가셧음.

숙제는 어디까지 풀어오라도 아니고 항상 연습장 세장 채워오기 이런식. 그래서 한 문제를 풀어도 머리싸매고 풀게 하려는 마음이었던 듯함.

처음에 개념 설명해주고 혼자 문제 풀다가 모르는거 생기면 왜 모르겠는지 물어보고 그거에 관련된 힌트만 줬었음. 그럼 그거 힌트 하나 가지고 또 ㅈㄴ 머리싸매다가 문제 풀리면 넘어가는 식.

젤 중요한건 증명을 ㅈㄴ 시켰음. 도형문제 풀때 여기랑 여기 각이 어림잡아 같은거 같아서 이렇게 풀었다고 하면 바로 다른 도형 하나 그리더니 증명시켜버림. 왜 합동인지 왜 닮음인지 설명시키고 그랬음.

그래서 어릴땐 친구들 보면 뭐 방정식부터 해가지고 선행학습하니까 멋있어보이고 나는 학원 진도에 불만이 많았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참 좋은 선생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성인돼서도 취미로 수학 즐겁게 공부하고 있고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은게 그 선생님 덕분이라고 생각하는중.

뭐하고 지내시나 찾아볼라니까 뭐 안나오던데 어디 계시든 건강히 잘 지내셨으면 좋겠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