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수학자가 공리를 창조하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수학자의 영은 직관 위에 운행하니라


수학자가 이르길 정의가 있으라 하시니 정의가 있었고 정의는 수학자가 보기에 좋았더라 이는 첫째날이니라


수학자가 이르되 정리가 있으라 하시니 정리가 생겨났고 보시기에 좋았더라 이는 둘째 날이니라 


셋째 날동안 열심히 증명을 풀고 수학자가 보기에 심히 만족스러웠더라


수학자가 보기에 완벽한 정의와 정리들이 쌓였으나 그것들은 인간의 언어로는 읽을 수 없었더라


수학자가 그 지식들을 거대한 석판에 새기니 그 석판은 차갑고 단단하여 아무도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 없었더라

한 학생이 그 석판을 보며 묻되 

이 정의는 어디서 왔으며 왜 하필 이런 모양이어야 합니까? 저에게도 이 논리를 빚어낼 흙을 주소서 하였더라


수학자가 노하여 가라사대

"네가 감히 신의 권능을 탐하려 하느냐!"

정의는 무에서 질서를 창조하는 나의 고유한 영역이니라

너는 오직 내가 허락한 길을 따라 증명이라는 고행의 짐을 지고 내가 세운 성전의 벽돌을 닦을 뿐이니라


수학자가 그 학생에게 큰 재앙을 내리니 그것은 곧 이유를 알 수 없는 복종이라 이제 학생은 수식과 기호를 써 내려가면서도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게 되었고 오직 수학자가 던져주는 정의라는 명령에 따라 기계처럼 정리를 연역해내는 형벌을 받게 되었더라


수학자가 보기에 그 질서가 엄격하여 심히 좋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