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학부 교과서 추천 공지를 만들어 보자는 글이 종종 올라오기에 몇 자 적어봅니다.

고등학교 과정

교과서나 시중에서 유명한 문제집 등은 다 아실테니 덜 알려진 교재만 나열하겠습니다.

Lang, Basic Mathematics
미국의 유명한 프랑스계 수학자 Serge Lang은 살아 생전에 60권에 달하는 교과서를 집필했습니다. (많이 쓸 때는 일년에 세 권씩도 썼지요) 혼자서 기초 수학부터 대학원 과정의 수학까지의 교과서를 다 집필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진데, 그 중 고등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책이 바로 <Basic Mathematics>입니다. 400쪽 정도의 책에 미국의 고교과정을 모두 실었는데, <수학자가 바라보는 고교 수학>을 알고 싶다면 좋은 책입니다.

Lehoczky/Rusczyk, The Art of Problem Solving vol. 1 & 2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실 mathlink를 탄생시킨 장본인이 바로 이 책입니다. 중국 사천대학의 <올림피아드 수학의 지름길>시리즈와 비슷하되 조금 더 쉽고 설명이 더 잘 되어있다고 보면 되겠군요. 경시수학의 기초를 닦는데 괜찮은 책입니다.

Engel, Problem-Solving Strategies
독일에서 IMO대비로 쓰이던 문제들을 하나로 엮은 교재입니다. 많이 어려운 책이지만 <IMO Compendium>을 풀면서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는 쉽습니다. 상당히 체계적으로 쓰인 책이라 경시대회 준비용으로 괜찮습니다만, 쉽게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절대 아닙니다.

미적분

'Thomas/Weir/Hass/Giordano, Thomas' Calculus
Stewart, Calculus
사실 시중에 나와있는 미적분 교재의 대부분이 그게 그겁니다. 계산능력을 키우시려면 아무 교재나 사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Thomas나 Stewart가 유명한 교재니 나열은 해야겠지요.

Spivak, Calculus
Apostol, Calculus, vol. 1 & 2
미국 고교 교육과정에 미적분이 없던 시절에 유수 대학에서 <미적분을 한번도 공부하지 않은 수재들>에게 차별화된 교육을 제공해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 하에 쓰여진 교재들이 여러 권 있습니다. Spivak과 Apostol이 대표적인 교재인데 <미적분을 한번도 공부하지 않은 수재들>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지금도 시카고대의 MATH 16100-16200-16300나 MIT의 18.014-18.024 등 Spivak 또는 Apostol을 교재삼아 신입생을 가르치는 곳이 존재합니다. Spivak과 Apostol를 비교를 하자면 Spivak은 쉬운 해석학 책, Apostol은 어려운 미적분학 책 정도 되겠네요. Spivak만 봐서는 계산능력을 기르기가 쉽지 않겠지만, Apostol만 보면 해석학은 별로 공부하지 않은 것이 되겠지요.

Hardy, A Course of Pure Mathematics
Courant, Differential and Integral Calculus vol. 1 & 2
전통이 있는 학문을 공부하는 학생은 종종 고전을 접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문학도라면 아무리 현대문학을 좋아해도 셰익스피어와 춘향전을 읽어야 마땅하고, 음악도라면 별로 마음에 안 들어도 바흐나 헨델을 한번 쯤은 공부해 봐야겠지요.
'수필집 <A Mathematician's Apology>의 저자이고 인도의 천재 수학자 라마누잔을 발굴한 장본인으로 유명한 G. H. Hardy의 <A Course of Pure Mathematics>는 영어권에서는 최초로 쓰여진 <엄밀한 미적분>교과서인데, 이후 모든 기초 해석학 및 미적분 교과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아주 중요한 교재입니다. 20세기 초반에 케임브릿지에서 1학년용 교재로 쓰던 책이기도 한데, 요즘 대학 1학년생이 보기엔 조금 무리인것 같기도 하네요. 하디는 글을 아주 잘 쓰는 터라 문학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도 괜찮습니다. <수학적 글>을 잘 쓰는 방법도 배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순수수학의 수호자였던 Hardy와 달리 응용수학의 신봉자였던 Courant (응용수학쪽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NYU의 수학과에 Courant의 이름이 붙어있지요)가 쓴 미적분학 책은 엄밀하긴 하되 해석학적 테크닉에 치중하기 보다는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도구를 많이 (아주 많이) 제공합니다. 보통 미적분 책에서는 더 이상 푸리에 해석이나 복소선적분 등도 찾아볼 수 있지요.

선형대수학

Hoffman/Kunze, Linear Algebra
선형대수의 바이블인 H/K입니다. 아직도 이보다 깔끔한 교재는 없는 듯 한데요. Module도 나오고 PID도 나오니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Friedberg/Insel/Spence, Linear Algebra
H/K의 현대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H/K에 나오는 중요한 내용은 다 나오고 추상대수에서 배워도 될 법할만 내용은 과감히 삭제한 교재입니다.

Halmos, Finite-Dimensional Vector Spaces
필력충만으로 유명한 Paul R. Halmos가 집필한 선형대수의 고전입니다. 함수해석쪽으로 지나치게 치중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이러나 저러나 상당히 괜찮은 교재입니다. 다른 교재로 선형대수를 공부하더라도 <수학적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서 한번 쯤을 읽어볼 만한 책이지요.

Axler, Linear Algebra Done Right
Axler는 <행렬식에 치중한 선형대수 교과서들이 선형대수를 쓸데없이 어렵게 만든다>라는 철학에 근거해 쓰여진 약간은 엉뚱한 교재입니다. 따라서 마지막 챕터 전에는 행렬식이 아예 안 나옵니다만, 나름대로 괜찮은 교재입니다. 하버드의 Math 25에서 쓰이는 교재이기도 하지요.

Strang, Linear Algebra with Applications
계산적 요소에 조금 더 무게를 두는 교재도 나열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적절히 유명한 교재입니다. 딱히 뭐라 할 말은 없네요.

기초 해석학

Rudin, Principles of Mathematical Analysis
그 유명한 루딘삼종세트의 첫 타자인 PMA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쓰여지는 것이 해석학 교재이지만, 아직도 PMA의 첫 여덟 챕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요. PMA가 너무 어렵다거나 이미 해석학을 배웠고 정리 하나 하나를 찾을때 마다 연습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이 귀찮은 경우가 아니라면 기초 해석학 교재로 PMA가 아닌 다른 교재를 주교재로 사용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수학을 공부함에 있어서 한 과목당 교재를 하나만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긴 합니다만...
아, 그리고 챕터 9, 10, 11은 비추입니다. 특히 챕터 10으로 스토크스 정리를 배우려 한다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Strichartz, The Way of Analysis
PMA에 부연설명을 잔뜩 추가해서 교재를 3배정도로 늘리면 나올법한 책입니다. 설명은 괜찮은데 말이 너무 많다랄까요. 교재로써는 좋지만 참고서로써는 별로인 책입니다.

Apostol, Mathematical Analysis
Tom M. Apostol은 해석적 정수론을 연구하는 수학자인데, 학생들을 최대한 빨리 해석적 정수론을 공부할 수 있는 단계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교재들을 집필했던 것 같습니다. <Mathematical Analysis>는 Apostol시리즈의 두번째 교재인데, Apostol답게 매우 깔끔하고 지루한 책입니다. PMA와는 달리 있을 만한 정리는 다 증명과 함께 적혀있으므로 참고서로 괜찮은 책입니다.

Abbott, Understanding Analysis
위에 나열한 교재들보다는 조금 낮은 레벨의 교재인데, 제가 아는 단학기 해석학 교재 중에서 이보다 좋은 교재는 없습니다. "" 2001년에 출판된 상당히 최근 책인데, 미국수학협회에서 "교수들이여, 교과서가 당신의 강의보다 이해하기 쉬운 불상사를 초래하고 싶지 않다면 이 책을 교과서로 쓰지 마라"라는 평을 내릴 정도로 정리가 잘 된 책입니다.

Gelbaum/Olmsted, Counterexamples in Analysis
<요걸 요렇게 바꿔놓으면 어쩔꺼요?>하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주는 아주 유용한 교재입니다. 물론 이 교재 하나만으로 해석학을 공부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다른 교재를 주 교재로 쓰면서 참고서로 쓰기 적절한 책입니다.

...나머지는 다음에 더 쓰기로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