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를 앞두고 수학갤러리 유저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기를 바라며 몇자 남긴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대학 중 하나라고 평가받는 카이스트 수학과를 예로 시작해보려 한다.
왜 하필 카이스트냐? 그냥 내가 카이스트 학생들을 많이 알기 때문이다. 모교얘기는 별로 하기 싫고.
고등학생 때 평범한 일반고에서 수학을 아무리 날고기어봤자, 카이스트 입학생들에 비할 수는 없다.
그만큼 격차가 벌어져있는 상태에서 시작하는데, 나중에 카이스트 수학과 학생들 중에 수학을 전공하는 학생은 많이 없다.
소수는 유학으로 가고, 15명 내외로 자대대학원을 가는데 석사만 하고 취업할 생각으로 가는 학생이 더 많다.
아무튼 왜 수학전공을 피하냐는 의문은 다들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취직할 자리가 마땅치 않으니까.
교수가 되는 것이 얼마나 기나긴 여정인지는 굳이 쓰진 않겠다.
근데 내 주변 지인들을 보면서 느낀건데 꼭 취직이 걱정돼서 수학자의 길을 포기하는게 아니다.
내가 이 글에서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이 얘기다.
잘해서 하는 것과, 좋아해서 하는 것이 완벽히는 구분될 수 없어도 어느정도 구분된다.
수학과에는 자기가 수학을 잘한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이 온다(적어도 진학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카이스트 1학년 때는 과를 정하지 않는데(요즘엔 어떤지 모르겠다만) 그 중에서 수학성적이 나쁜놈은 수학과 가지 않는다.
내가 카이스트 학석박 출신의 인서울 전기전자 교수님을 한분 아는데,
그분이 대전과고 다닐때 자기가 수학짱인줄 알았다가 대학1학년때 수학괴물들한테 압살당해서 2학년 때 전전갔다고 나한테 고백했다.
그렇게 걸러지고 걸러진 애들이 수학과에서 다시 경쟁을 시작한다.
여기가 핵심이다. 저렇게 수학과에 진학한 애들 중에는 분명히 '자기가 수학을 잘한다'는 사실이 일정부분 작용해서 수학을 좋아했던 학생들이 많다.
어차피 A받을 수 있는 학생 숫자는 정해져있고 자기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B,C나오면 흥미가 떨어져 수학할 머리가 아닌가 보다 하고 접는거다.
이건 수학을 잘해서 수학을 좋아한거지, 수학자체를 좋아했다고 볼 수 없다.
수학을 전공하려는 자신들에게 이걸 꼭 본인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레벨이 좀 낮은 학교에서 학점을 잘 받고 영어를 잘 준비해서
좋은 대학원에 진학한 후 1학년때 자퇴하는 수학과생을 너무 많이 봐서다.
대부분 내가 위에서 언급한 경우에 해당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 학생들은 학부때는 자기가 최고였는데 대학원 진학 후 하위권으로 폭락해버리니까 흥미를 잃어버린 케이스가 대다수다.
저런 상황이 와도 수학을 끝까지 붙잡을 사람만 대학원에 가면 좋겠다.
읽고갑니다 - DCW
개추
저도 수학과 가고 싶은데..
카이스트 학생도 상위권 빼곤 그닥 잘하지 않아요. 저기서 말하는 1학년 때 소위 수학 괴물들이라고 해봤자 미적분 계산 잘 하는 정도지. 어차피 수학과 내에서도 대학원 가는 학생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ㄴ 글쿤요
5주 뒤 다시 오길...
나의 문화인류학 실력=세계 최고 ^^
반대로 고딩때 빛을 못보던 사람도 대학때 수학괴물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고등학교 수학과 대학수학은 많은 차이가 있기때문이죠
ㄴ대학원은 한국경제가 어려운 관계로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