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학자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가 자신의 저서 ‘블랙스완’1)에서 블랙스완을
경제적 불확실성(불안정성)을 나타내는 의미로 사
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경제학에도 자연스럽게 이
용어가 도입되었다. 이를테면 세계의 많은 정부와
경제학자들은 2008년 세계 경제위기를 블랙스완으
로 규정하고, 이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위기관리 시
스템의 도입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블랙스완 현상은 정규분포 곡선을 살펴보면 쉽
게 이해할 수 있다. 정규분포에서는 중심에서 벗어
날수록 사건의 발생가능성이 매우 급속도로 낮아져
간다. 이를테면 평균이 0, 분산이 1인 정규분포를
따르는 사건이
‣ -1과 1 사이에서 일어날 확률은 68%
‣ -2와 2 사이에서 일어날 확률은 95%
‣ -3과 3 사이에서 일어날 확률은 99%
이다. 따라서 어떤 사건이 3보다 큰 구간에서 일어
날 확률은 0.005(0.5%)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정규분포의 중앙을 벗어난 곳에 위치하여 확률계산
에서 무시하여도 좋은 값(확률이 0에 가까워 거의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을 갖는 사건이 수학적인
‘블랙스완’인 셈이다. 따라서 블랙스완은 결코 우연
이나 기적은 아니며 발생빈도가 적기는 하지만 일
어날 수 있는 사건이다.2) ‘큰수의 법칙’으로 유명한
1) 호주 대륙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모든 유럽 사람들은 백조는 흰색뿐이라고 믿었다. 이는 집단의 경험에 의하여 모
든 구성원이 명백한 사실로 믿고는 있으나, 누구도 그 이유를 명확하게는 설명할 수는 일종의 사회적 지식이었다.
종교적 믿음에는 과학적 증거가 중요하지 않는 것처럼 이런 종류의 지식은 일종의 신념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호
주 대륙을 탐험하던 조류학자 앞에 한 마리의 검은 백조가 나타나면서 이 믿음은 막을 내렸다. 이후로 블랙스완
(black swan)이라는 용어는 ‘불가능한 것의 존재 가능성’을 나타내는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스위스 수학자 야곱 베르누이(Jacob Bernoulli,
1654~1705)는 다음과 같은 글을 자신의 저서에
남겼다.
“모든 사건의 발생을 영원토록 관찰할 수만 있
다면, 세상의 모든 일은 일정한 비율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운명이라고 여
길 수밖에 없는 아주 우연한 사건조차도.”
- 당신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블랙스완이나 원숭이의 타
이핑3)에 대한 수학 이론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기적이라고 불리는 사건들 중에 많은 것은, 수
학에서는 긴 시간을 두고 관찰하면 필연적으로 일
어나는 사건일 수 있다. 우리가 기적이라 부른 것
은 과정을 보지 못하고 결과만 보기 때문이다. 앞
서 예를 든 골짜기를 벗어난 벌레를 생각해보자.
골짜기를 벗어나기 위하여 벌레는 수많은 시도와
실패를 하였을 것이고 그 중에 오직 한 번의 성공
만을 우리는 볼 수 있을 뿐이다. 골짜기를 벗어나
기 전에 거듭된 실패를 이해다면 우리는 기적이라
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이 분야에서 결정론과 확률론(Deterministic and
Stochastic)이 이용된다고 그는 말했다. 확률론은
우연에 의하여 결정되는 무작위한 대상을 다루지만
결정론은 사전의 경험으로부터 예견되면서 우연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사건을 다루는 것으로 서로
반대의 개념이라고 했다.
2) 이글은 《수학과 교육》 2013년 1월 호에 실린 필자의 글의 일부를 발췌한 것으로, 통계에 별다른 전문 지식이
없는 필자 개인의 해석임을 밝혀둔다.
3) 시행 횟수를 많이 하기만 한다면 원숭이에게 성경을 타이핑하게 할 수도 있다는 주장으로, 프랑스 수학자 보렐
(Félix Édouard Justin Émile Borel, 1871~1956)이 1913년 ‘원숭이의 타이핑’에 대한 논문으로 발표했다. “원숭
이 한 마리가 타자기에 앞에 앉아 아무렇게나 자판을 누른다고 하자. 만일 원숭이가 영원히 타이핑을 할 수만 있
다면 특별한 문장도 반드시 타이핑해 낼 수 있다.”
확률론 외에 수학의 어떤 분야가 이용되는가?
“모델링에 사용되는 식은 주로 미분방정식이다.
내가 사용하는 미분방정식과 해석학에서 사용되는
미분방정식의 차이는 근사값과 연속성에 있다. 다
시 말하면 내가 다루는 함수는 근사값으로 얻어진
것이 많으며 연속함수로 만들기 위하여 외연을 확
장(Extrapolation)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 당신이 이 분야의 최초 개척자인가?
“아니다. 이 분야는 일본 수학자 이토4)에 의하
여 시작되었으며 블랙숄츠 미분방정식5) 이후로 많
은 수학자들이 이 분야를 이미 연구하고 있었다.”
그가 연구하는 확률미분방정식(Stochastic
differential equation) 또는 편미분방정식은 아인
슈타인이 자신의 논문에서 브라운 운동(꽃가루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운동)을 나타내기 위하여 최초
로 사용한 것이다. 이후로 이토가 이 방정식의 수
학적 이론 근거를 분명하게 함으로서 물리학, 확률
론, 경제학에서 많은 학자들이 참여하여 이 이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현재 바라단은 이토, 블랙, 숄
츠를 잇는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아벨상 외에도 2008년 조국 인도에서 수여하
는 파드마상(Padma Bhushan)을 받았고 2010년에
는 미국과학메달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수
여받았다.
- 당신이 개발한 방정식도 블랙숄츠 미분방정식처럼 주식
거래에 활용되거나 경제학에서 연구되고 있을법하다.
“주식 거래나 경제학에서는 아직 내 이론이 활
용되지 못하고 있다. 매개변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수학자는 한 모델만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것이
아니다. 전체 모델을 대상으로 연구하므로 내가 개
발한 식은 한 무리(그룹)가 된다. 이 중에서 각 경
우에 맞는 모델 매개변수를 정하고 적절한 식을 선
발하여 적용하는 것은 수학자의 역할은 아니다. 후
에 이 분야를 잘 아는 경제학가가 나타나서 이를
주식에 적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하버드대학교의 야우 교수에게서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들었다. 수학자는 전체를 연구하므로 그
가 개발한 다양체 중에 어느 것이 우리의 우주에
적용될지는 모른다고 그는 말했다. 수학자들이 가
능한 모든 경우를 연구해 두면, 실생활에 유용한
것을 찾아내어 응용하는 것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
의 역할이 되는 셈이다.
- 수학 때문에 절망에 빠진 적은 없었나?
“수학에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젊었을 때는 좋은 연구 결과를 기대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연구라는 것이 2~3년을
하여도 처음 시작할 당시의 기대 결과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혹시 연구 결
과를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를 걱정하
며 불안해하곤 했었다. 그러나 항상 오랜 시간을
참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이후에는 절망적인 때는 없었다.”
4) 일본 수학자 키요시 이토(Kiyoshi Ito, 伊藤淸, 1915~2008)는 무작위로 발생하는 사건의 수학적 이해를 돕는 방
법으로 미적분법을 개발하였다. 그의 계산법은 이토 미적분학이라고 불린다.
5) 블랙(Fischer Black)과 숄츠(Myron Scholes)가 1973년 발표한 논문에서 시작된 수학적 모델로서, 금융 및 주식
시장에서 특정 파생 상품의 투자가치를 예측하는 방법이다. 현재도 많은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약간의 수정을 가하
여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널리 사용되었으며, 이 공로로 숄츠는 199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노벨상 수상
자 결정 당시, 블랙은 이미(1995년) 사망하였기 때문에 이 노벨상에 ‘공헌자’로서만 언급되었을 뿐 수상자가 되지 못했다.
바라단이 설명하는 나의 연구7)
내 연구는 확률론 전반에 걸쳐있지만 연구의 주요 흐름으로 두 분야 만을 골라낼 수 있다. 첫째는 스토캐
스틱 미분방정식을 이용하여 갬블링(gambling)에서 손실이 발생한 사람이 배팅의 사이즈를 증가시키는 방
법8)을 연구했다. 이 새로운 방법으로 기존에 연구되던 방정식에 대한 해의 존재와 유일성, 그러고 다른 중요
한 성질을 증명해 낼 수 있었다. 이전의 순수 해석학적 방법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
.
이 식은 로부터 시작된 브라운 운동의 기댓값 로 이루어진 다음 식의 해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Feynaman-Kac공식).
둘째는 큰 편차에 대한 통일 이론이다. 우리는 항상 불확실성을 만난다. 주위에 확실한 것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을 계산한다. 때로는 그 확률이 너무 작아서 무시해 버리지만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희귀한 경우는 한 번 발생하면 거의 치명적으로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린다.
나는 1960년대 후반에 아주 희귀한 사건, 아주 낮은 확률의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편
차가 큰 사건에 대하여 관찰을 해보면 각 경우가 너무도 달라서 공통점을 찾을 수 없을 것처럼 여겨진다. 그
러나 이렇게 큰 편차를 갖는 경우도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믿었다. 논리와 직관 사이를 오가며 문
제를 해결하려 했다. 화학에서 일어나는 어떤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화학을, 물리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이해
하기 위해 물리를 공부했다. 그 후에 이런 다른 분야의 각 현상들을 수학을 이용하여 표현하려했다.
내 연구는 양자역학, 통계 물리, 추진 동력학, 경제, 재무, 특히 교통공학과 같은 복잡한 통계적 분석이 필
요한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명확하게 분류하고 결합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것에 관
심이 있다. 이 방법을 확대하면 아주 희귀하게 일어나는 여러 현상도 분석할 수 있다. 컴퓨터의 도입으로 모
의실험을 해볼 수도 있기 때문에, 최근 40년 동안 이 분야는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
바라단의 업적
1. 젊은 시절 Stroock과 함께 지은 'Multidimensional diffusion Process' 책이 있음. Stochastic differential equation의 Strong solution, weak solution, Martingale Problem 등에 관해 그 당시까지 나온 연구 결과들을 싹다 정리해 놓음.
2. PDE에도 업적을 남김.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업적은 필즈메달리스트 수상자 Lions (=2010년 필즈메달리스트 Cedrie Villani의 지도교수이기도 함) 과 함께 homogenization theory를 정립함. Hamilton Jacobi Equation에서 viscosity solution을 이용하여 homogenization theory를 증명함.
3. 가장 큰 업적은 Large Deviation Theory. IID의 asymptotic behavior은 Law of Large Number, Central limit Theorem, Large Deviation Theory 이 3개로 정리될 수 있음. Sanov Theorem, Cramer Theorem은 IID에 관한 Large Deviation Principle(이하 LDP)라면, Donsker-Varadhan Theory는 general Markov Process에 관한 LDP임.
4. 바라단은 여러 Microscopic Model의 Hydrodynamic Limit에 대한 LDP도 정립하였음. 이에 대한 general theory는 아래 '추가'에서 설명함.
(추가) Microscopic model의 limit을 조사하는 데에는 크게 3개가 중요함. LLN, CLT, LDP임. 예를 들어 hard sphere model의 Boltzman-Grad limit이 Boltzman equation이 된다는게 큰 가설인데, microscopic model에 stochasticity를 추가하여 ergodicity property를 생기개 하면 이 추측이 증명이 되어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