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요샌 은퇴하시는 교수님들이 많아서 몇년전에 비해서 교수 채용 공고가 잘 나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 수학계의 문제는 수학과에서 학계로 진출하는 것 외에 좋은 진로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요새 미국의 경우에는 많은 수학과 박사 졸업생들이 학계 진출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자리도 별로 없을뿐더러 머신러닝 같은쪽 하는 회사도 꽤 있다보니 수학과 박사졸업생들을 채용하려는 부분도 있고 그러다보니, 수학과 학생들이 산업계로 많이 진출하는 편이다. 실제 annals, jams, acta, invent.math 같은 top journal에 박사과정동안 논문을 게재한 수재들도 산업계로 진출을 많이 한다. 

아는 미국인 교수님과 밥을 먹으면서 교수님 왈 "우리땐 학계 진출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었는데, 요새는 내 지도학생들도 그렇고 많이 산업계로 빠지고 취업이 잘 된다" 식으로 말씀하셨는데, 워낙 여러 첨단산업이 발달한 미국의 경우는 그렇겠지만 아직 한국의 경우에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다.


한국의 경우에는 수학과 학생을 원하는 회사가 많지 않아서, 수학과를 전공했다면 학계로 가는것 외의 일자리가 많지 않다. 

실제로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에서 매년마다 입학하는 석박통합과정 학생의 숫자와, 매년마다 졸업하는 박사졸업생의 숫자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리고 박사졸업하신 분들 중에서 포닥 생활만 5년 넘게 하는 분들도 상당하다. 

박사 졸업후 포닥을 5년 넘게 하다가 30대 중후반이 되어서 간신히 높은 경쟁을 뚫고 조교수 임용이 되었는데, 학부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한 주변 친구들은 이미 직장에서 10년간 근무하면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면 아무리 수학을 좋아한다하더라도 괴리감을 느낄수밖에 없을것이다.


운도 많이 따라야 하고, 아직 우리나라 많은 대학들이 교수 임용 과정에서 여전히 논문 숫자를 좀 보는 풍조도 있고.. 예전보다는 요새 자리가 많이 나오는 편이지만 쉽지는 않다.

국내 수학과 박사졸업생 중에서 학계에서 잘 자리잡아서 조교수가 되는 사례가 몇 퍼센트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20%정도 될까? (정확한 통계는 모르겠지만, 50% 이하는 확실할 것 같다) 학회를 참석하면 오랜 기간동안 포닥생활을 하신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정말 수학을 좋아하지 않으면 오랜 기간동안 버티는게 쉽지 않다.


다만 수학과 학부 고학년생이나 수학과 대학원 입학하려는 학생들에게 이런 점들에 대해서 설명을 잘 안한다. 주변 사례들을 보고 귀동냥을 통해서 수학으로 먹고사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더듬더듬 깨닫는 수밖에 없다는게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