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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고 요새 갑자기 수학공부에 대해 물어오는 고등학생들이 많아.

거기에 대해서 내가 중고등학교 때 공부했던 방법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려고 해.


기본적으로 나는 중학교 때부터 하드게이머였고, 공부방식 자체가 좀 게임에 가깝다는 사실을 밝혀둠.

게임하면 꼼수랑 공략 참고지. 간간히 타임어택도 하고..


난 생각없이 문제만 많이 푸는 애들을 보면 가슴이 아픈데, 대부분이 그런 식으로 공부를 하더라.

그리고 그런 애들이 많으니까 병신 같이 유형 반복시키는 문제집이 판을 치고..

같은 유형 문제를 수십번 반복해서 풀어봐야 약간만 꼬아서 내면 틀리는데 왜 그러지? 생각을 좀 해보자.


나는 (귀찮아서) 많은 문제를 풀진 않았지만, 몇몇 문제들로 되새김질-_-을 좀 많이 한 편이야.

고등학교 졸업할 때 책장을 보니 다 푼 고등학교 수학 문제집이 50권 정도 나오더라.

어떻게 보면 많아보이겠지만 50권이 400문제 정도 포함하고 있으면 약 20000문제임. 

하루에 1시간 써서 30문제씩만 풀면 2년도 안 걸림. 하루에 1시간도 수학 공부 안 하는거 아니잖아.



1. 이해를 바탕으로 한 요령을 만들려고 시도해봐라.


난 기본적으로 효율적으로, 최대한 계산을 적게 하고 문제를 빨리 푸는걸 이상적으로 생각했음.

예를 들어 중학교 때 이런 유형의 문제가 나옴.


3%의 소금물 400g과 10%의 소금물 300g을 섞으면 몇 %의 소금물이 될까?


이건 뭐 정석대로 풀면 700g의 물에 12+30g의 소금이 들어가니 6%라는걸 알 거임.

그런데 나 같은 경우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음.


이 문제의 답은 정수일 것이다 -> 이런 문제의 답을 정수로 만들게 하는 비율은 어떻게 나오는걸까

-> 본의아니게 내분점 공식 발견 -> 그 다음부터는 암산 가능


그리고 피타고라스 문제를 풀 때도 8, 15, 17이나 7, 24, 25 같은건 주구창창 나온다.

이런 경우 아예 1부터 32까지의 제곱수를 통째로 외워버리는게 시간이 덜 걸렸음.


물론 삽질도 많이 했음 ㅋ 예를 들어 원 밖의 점에서 그은 접선 구할 때 원 위의 점에서 그은 접선을 쓰는데,

난 왜 이건 일반적인 공식이 없지? 이러고 직접 유도해봤음. 그리고 왜 공식이 없는가를 깨달았지..



2. 예시를 바탕으로 개념과 문제를 이해해라.


다음과 같은 조합 문제를 본 기억이 있음. 출처는 기억 안 나지만 엄청 유명한 문제임.


A_n = nC0 + nC3 + nC6 + ...

B_n = nC1 + nC4 + nC7 + ...

C_n = nC2 + nC5 + nC8 + ...


A_n, B_n, C_n 중 두 개는 값이 같고 나머지 하나는 같은 둘과 차가 1임을 증명하여라.


이 문제가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워보였음. 하지만 자연스러운 접근은 바로!

n = 1, 2, 3, 4, 5, 6, ... 이런 식으로 모든 경우에 대해서 다 구해보는거임.

저렇게 한 A_n, B_n, C_n을 10개쯤 적어보면 규칙이 보이고, 그걸 식으로 표현하면 그리 어렵지 않음.

(물론 nC0 - nC2 + nC4 - nC6의 값 같은 이항정리/복소수 응용을 이전에 좀 알야아 함)


주로 수열에서 일단 적어보면 패턴을 추측할 수 있는 문제가 많아.

일단 예시가 좀 있어야 답이 어떤 형태인가를 파악할 수 있거든.

아래 문제는 슈퍼네임드 교수님이 일본 카나자와 대학 본고사 입시 때 내려다가 반려당한 문제임.


a_1 = 2, b_1 = 3, a_{n+1} = {b_n}^{a_n}, b_{n+1} = {a_n}^{b_n}

주어진 임의의 n에 대해서 a_n과 b_n의 크기를 비교하시오.


이런 식으로 예시를 구하기 힘들게 트롤하는 문제도 가끔 나오긴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예시를 만들기 힘들 정도로 숫자가 크니까 테크닉이 또 한정되지.



3. 답을 미리 추측할 수 있으면 풀이과정을 작성하기가 용이하다.


1^3 + 2^3 + 3^3 + ... + n^3 = [n(n+1)/2]^2라는 공식을 증명한다고 생각해봐.

결과를 모르면 증명이 생각보다 그리 쉽지는 않아. 나 같은 경우는 아래처럼 생각을 했었어.

물론 교과서의 정식 증명이랑 같은 방법이지만 난 그게 이해가 잘 안 갔음.


1 + 3 + 5 + 7 + ... + (2n-1) = n^2이라는 식이 있잖아. 이건 그림으로 표현이 가능해.

난 cube를 이용한 기하학적인 생각을 했었어. 그럼 다음 식을 얻음

1 + 7 + 19 + ... + (3(n-1)^2 + 3(n-1) + 1) = n^3


cube를 이용한 3차원 식에서 결국 일반항이 n^4 - (n-1)^4에서 나온다는걸 알아냈음.

1 + 15 + 48 + ... + (4(n-1)^3 + 6(n-1)^2 + 4(n-1) + 1) = n^4

그래서 얘들의 linear combination으로 저걸 표현해서 풀었어. 

그리고 풀고 나서 교과서의 풀이를 바로 이해하고 좌절했지.


하지만 결과를 알고 있으면 수학적 귀납법이라는 깡패짓으로 쉽게 증명가능해.


또다른 예로 근의 공식을 생각해봐.


ax^2 + bx + c = 0에서 근의 공식을 유도해내는건 해보지 않았으면 꽤 어려워.

하지만 근의 공식에서 ax^2 + bx + c = 0을 끌어내는건 그렇게 어렵지 않아.


마지막 예시로 또 하나 기억나는 문제가 있는데, 아마 

sqrt{(1995/2sinx)^2 + (1997/2cosx)^2}의 최소값을 구해라, 라는 문제가 있었음.

이거 숫자의 구성을 대충 보면 1996이 답일거 같은 느낌이 와. 
그럼 거기에 끼워맞춰서 때려맞추면 답을 얻을 수 있음. (물론 개노가다긴 하지만)


4. 그래도 안 돼? 닥치고 풀이 외우고 나중에 꼭 다시 봐라


내가 고1 말부터 경시대회 공부를 했는데, 진짜 봐도봐도 이해가 안 가는 새끼들이 있었음.

그런건 그냥 답지를 봤음. 한 문제에 1시간씩 쓰는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을 했거든. 공략 보면 되지!

그러고 이틀 뒤에 다시 문제를 봤음. 그리고 어느 부분이 '문제를 푸는 키 아이디어'인가를 생각해 봄.


수능 문제를 풀다가 내가 느낀게 뭐냐면(어디까지나 내 기준.. 요새 30번 보면 안 그런거 같기도 하지만)

교과과정 내에서 낼 수 있는 문제는 한정되어 있다는 거임.

어느 시점이 지나면 더럽게 꼬아내거나 더 더럽게 꼬아내거나 그렇다.

그래서 틀린 문제를 다시 안 틀리게 외워버리고 천천히 복습하면서 이해하면 틀리는 양은 줄어들게 됨.


이렇게 하면 대충 대부분의 문제는 커버가 됐음.

물론 이런 방식은 고등학교 수준 수학에 한정해서 말하는거임. 

내가 이런 식으로 공부해서 아직까지 반짝 아이디어가 필요한 올림피아드, 특히 논증기하는 잘 못 한다.

(아마 풀어본 문제 수가 극단적으로 적어서 그럴거야. 일찍 포기했으니까)




간단히 얘기하면, 문제를 풀 때 생각을 좀 하고 제대로 풀라는거야.

이건 정말 기초적인 부분이긴 한데, 원래 기초를 잘 지키는 사람이 공부를 잘 하게 되어있음.

난 개념 숙지가 중요하다 이런건 말 하지 않음 양치기로 수학 공부를 커버한 사람이라..

하지만 문제를 제대로 풀고 하나하나의 의미를 되새기는 사람이라면 성적은 언젠간 오를거야.


사실 내가 이런 식으로 문제를 풀게 된건 게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야.

어차피 고등학교 야자시간에는 공부를 해야하는데, 나머지 시간에는 판마랑 디아블로를 하고 싶어서 그만..

수능 모의고사는 대충 30분 컷 나오고 귀찮은 계산 같은거 검토하면 대충 40분 정도 걸렸어.

나머지 시간은 자거나 모의고사 문제를 응용해서 다른 문제 만들거나 판마 덱을 구상하거나..


근데 병신같은 대학교 수학은 공략도 없고 예시도 없어서 나를 빡치게 만들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