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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수학과의 꽃이라고 부르는 수학과 2학년이 되었다. 이제 전공인 수학을 듣기 시작할 때가 왔다.

내가 수강신청한 과목은 아래와 같다. 수학개론과 세미나가 각각 2/1학점이라 총 18학점.


현대대수학1, 이산수학, 복소함수론, 응용선형대수, 확률 및 통계, 수학개론, 세미나


현대대수학1과 해석학1을 둘 다 2학년 1학기에 들으면 약간 힘들다는게 중론이었다.

1학년 때 공부 때문에 고생한 나는 그건 피하고 싶어서 현대대수학1만 듣기로 했다.


세미나에 대한 설명은 다음 글을 참고하자. (링크)

매 학기 들었고, 매 학기 똑같은 구성이었기 때문에 따로 쓸 말이 없긴 하다.

그럼 이제 각 과목을 어떻게 공부했나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어.



1. 응용선형대수 : 이번에는 책을 바꿔서 곽진호 & 홍승표 교수님 책을 썼다. 다시 사야해서 돈아까웠다.

강의는 유럽 출신 외국인 교수님이라 영어로 진행되었고, 숙제는 없고 매주 화요일에 퀴즈가 있었다.

영어 강의인데 영어가 매우 알아듣기 어려웠기 때문에, 주로 수업 시간에 혼자 책 읽고 독학을 했다.

나는 아예 독학을 해서 문제가 없었는데, 수강생들의 영어에 대한 불만이 속출했다.


퀴즈는 책의 연습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면 별 무리가 없었기에 대부분의 퀴즈에서 만점을 받았다.

시험은 세 번 쳤는데 첫 번째 시험은 평균을 훨씬 넘었으며, 두 번째 시험은 거의 만점을 받았다.

그런데 세 번째 시험에서 다른 과목 공부하느라 공부를 약간 덜 했고, 계산실수까지 터져서 살짝 삐끗..

A+을 정말 받고 싶었는데 계산실수가 좀 치명적인 거라서 결국 A0에서 만족해야했다.


기억나는 사례가 세 번째 기말고사에서 T/F 문제가 나오고 다른 주관식 문제들이 나왔다.

T/F 문제는 틀릴 경우 점수를 깎이는 구조였는데 아는 선배 기말고사 점수가 음수가 나왔었다.

당연히 F를 받았고,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으나 교수님이 해외 출국하셔서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A0가 나와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 과목이지만, 나중에 내가 얼마나 모르는지를 알게 되었다.

지금은 선형대수에 자신이 있지만 이 때는 그냥 연습문제만 훑고 넘어간 수준이었음.



2. 복소함수론 : Churchill 책을 사용했고, 일본인 교수님이 강의하셔서 역시나 영어로 진행되었다.

저번 학기에도 이 일본인 교수님이 강의하셨는데, 학점을 진짜 완전 퍼주셨다고 했다.

적어도 주변 사람 중에서 A를 못 받은 사람을 못 봤기에, 나도 A 좀 받아보려고 들었다.


근데 들어보니 너무 심했다. 퀴즈는 매주 목요일이었는데, 화요일 나눠주는 프린트물에 퀴즈 예비문제가;

예비문제는 예비문제일 뿐이지 했는데 예비문제가 진짜 그대로 퀴즈에 나왔다. 만점 못 받는게 이상..

나중에 교수님께 어쩌자고 이렇게 내시냐고 여쭤보기까지 했는데, 코시 정리만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하셨다.


시험도 치기 전에 예비 문제가 나왔다. 그 문제들이 쉬운 문제는 아니었지만 이건 너무 심한거 아닌가..

예비 문제를 다 풀 수 있다면 중간/기말고사 만점을 받을 수 있는데다가, Extra problem도 있었다.

100점 만점에 95점 이상 A+을 준다길래 내가 몇점인지 물어봤는데 105점이라고 했다.. 하하..

나중에 대학원 복소 들을 때 '아 저 그 때 복함 들어서 이거 잘 모르는데..' 라는 말이 꽤 유행했다.


그런데 나한테는 복소가 이 학기에서 제일 재밌었던 과목이라 혼자 힘으로 모든 예비문제를 다 풀었다.

처칠 연습문제에서 약간 더 나아간 수준이었는데 덕분에 나랑 같이 공부하던 애들도 다 A+ 받았다.


기억나는 신입생 중에서 '형 저도 복함 듣고 싶은데 좀 가르쳐주세요' 라고 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의 발언 중 하나가 '학점은 필요한 만큼 받으면 되지 굳이 잘 할 필요 있나요' 였던걸로 기억한다.

그 친구도 복함 A+을 받았고, 대부분의 학기에 과 수석을 했으며, 지금 현재 교수다..;; 기만자..



3. 이산수학 : Johnsonbough 책을 사용했고, 매주 월요일 퀴즈와 숙제를 제출했다.

이건 분반 친구들 중에서 컴공과 애들이랑 주로 들었는데, 얘들이 어려운 문제 검색을 참 잘해오더라.

퀴즈와 숙제가 있는 과목이라 꽤 스트레스 받을줄 알았는데, 숙제만 푸니까 모든 내용이 다 이해갔다.

그리고 경시 해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그래프 이론 전까지는 경시 지식으로 대부분 커버가 가능하다.


카탈란 수와 이런저런 점화식을 다루는 부분은 신사고 수학 올림피아드 보면서 대충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예를 보고 문제를 풀고 다양한걸 다뤄보니까 굉장히 재미있었다. 문제를 더 풀어보고 싶었다.

숙제, 퀴즈, 기출문제만 보고 시험을 쳤는데 틀릴게 없었다. 너무 행복하게 들었고 A+을 받았다.


그래도 숙제가 있는 과목이니 카피가 존재하는데 이런 일화가 있다.

중간고사 끝난 다음 연습 시간에 조교님이 '우리 카피가 많은데 앞으로 카피하면 페널티 있습니다'

라고 말하자말자 수강생 중 한 명이 '그럼 오늘 숙제는요?' 라고 해서 분위기가 갑자기 싸해졌다.


아쉬운 점은 교수님이 진도를 천천히 나가서 그래프 이론까지만 하고 뒷 부분 내용을 나가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이산수학 뒷 부분은 불 대수, 오토마타를 포함한 꽤 많은 부분을 잘 모른다.



4. 현대대수학1 : Fraleigh의 A First Course in Abstract Algebra를 사용했다.

월요일에 숙제와 퀴즈를 제출했는데,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면 그걸 숙제로 내서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답안의 엄밀성'에 대해서 뼈저리게 공부했던 수업이었다. 뭔가 썼다하면 계속 감점을 당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현대대수학을 좋아했다. 일단 공부하는 재미가 있었다.

배우는 개념이 다른 과목보다 명백하게 새로운 내용이었으며, 연습문제를 풀면 내가 뭘 알아야할지 보였다.

아직까지 기억나는 문제는 역시 0챕터 19번 문제다. (링크)

그리고 무엇보다 별로 어렵지 않았다. 그냥 단어 뜻과 정리를 이해하고, 그대로 적용하면 대부분 풀렸다.

그래서 대수를 어려워하는 친구들을 이해를 잘 못했다. 정의를 잘 이해하면 어떻게 풀 지가 보였다.


중간고사가 좀 쇼킹했는데, 문제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난 다 풀긴 했는데 감점을 좀 당해서 80/100.

그런데 교수님이 답안지를 성적 순으로 쌓아놓고 위에서부터 나눠줬다. 즉 성적 높은 애가 먼저 받는 시스템;;

아래 20% 정도는 '받아가고 싶으면 개인적으로 날 찾아오도록' 이라는 말을 듣고 괴로웠을거다.


26단원인가? 맥시멀 아이디얼 다 나가고 실로우 정리를 한 시간인가 두 시간 공부했는데,

Integral Domain 하다가 내용이 다른게 나오길래 '진도 다 나가고 시간 남아서 하는거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기말고사를 봤는데 1/3이 실로우였다;; 실로우를 열심히 공부한게 아니라 진짜 개털렸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과목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과목이었다.


대수를 들으며 또 하나의 즐거웠던 부분은 머릿속에 흩어져있던 수학 지식들의 통합이었다.

올림피아드를 들으며 공부했던 오일러 파이 함수, 이차잉여 이런 내용이 대수의 내용으로 전부 이해됐다.

예전에는 올림피아드에 나와서 무조건 외웠던 녀석들을 직접 증명할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있었다.



5. 확률 및 통계 : Myers의 Probability and Statistics 책을 쓰긴 했는데.. 수업이 굉장히 이상했다.

서울대 박사를 따고 오신 통계 쪽 공부하시던 박사님이 강의를 했고, 첫 퀴즈가 아직도 기억나는데..

Sample space의 정의를 쓰시오, Probability의 정의를 쓰시오, 같은 문제가 나왔다.

나도, MIT 박사를 딴 같은 분반 K군도 퀴즈 점수를 반도 못 받았다. 전혀 예상도 못 하게 나왔으니까..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퀴즈 만점 받은 사람이 생명과 여학생 딱 한 명이라고 하더라.

게다가 어느 순간 나가니 수학적 내용은 거의 없고 R로 프로그래밍을 하는게 주 업무가 되었다.

진짜 너무 노잼이라서 두 번째 수강포기를 찍었다. 왠만하면 그냥 듣고 싶었는데 이건 아니었다.



6. 수학개론 : 2학점짜리였는데, 그냥 일주일에 한 번 강연을 듣기만 하면 되는 진짜 교양과목이었다.

마지막에 수학의 한 주제에 대해서 레포트를 제출하기만 하면 학점을 주는 그야말로 꿀 빠는 과목!

첫 강의가 스웨덴의 웁살라 대학에서 오신 교수님이 Symplectic Geometry 강연을 했는데 이해불가..

뭐 학부 2학년이 그런 강연 알아먹기 힘든건 당연한거고, 그냥 레포트 대충 써서 내기로 했다.


그 때 주제가 Banach-Tarski 역설이 무엇인가와 그 구성에 대한거였는데, 아마 굉장히 조잡했을거다.

하여간 A0를 받았기 때문에 만족했다. A+을 받은 형이 한 명 있었는데, 에콜 폴리테크닉에 갔다더라.



학기 마치고 학점이 굉장히 잘 나와서 즐거웠는데 학과 석차를 확인해보니 7등이었다;;

당연하지만 2학년 1학기는 수학과 포텐이 터지는 학기라 나만 잘 본 게 아니었던거다. 

전공 올 A+을 받은 친구가 4.07을 받은 친구에게 '뭘 그렇게 망했어' 라고 물어보는 참사도 있었다더라.


뭐 과 안에서 눈에 띄게 잘 하는건 아니었지만, 이 학기는 나에게 전환점이 되었다.

영어 강의를 들었는데도 학점이 나쁘지 않게 나왔고, 영어 교과서를 읽는게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공부를 해보니 재미있었고, 실수만 안 하면 A+은 그리 어려운 학점이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2학년 1학기


현대대수학1 A-

응용선형대수 A0

복소함수론 A+

이산수학 A+

수학개론 A0

세미나 S

확률및통계 W


평점 4.0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