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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써도 찝찝하고 안 써도 찝찝하니까 그냥 오늘까지만 쓰고 갈게. 3학년 2학기가 완결이다.

그 때 누가 궁금해하던 대학원 가기로 마음 먹고 지도교수님을 정하는 얘기가 나오니까.


2학년 1학기 때 올 A를 받아서 2학년 2학기 때도 잘 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1학기 때처럼 전공만 쳐넣으면 이번에도 4점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도 있었다.

그런데 2학년 2학기는 이상하게 전공이 많이 안 열려서 들을 수 있는 과목이 없었다.

학점 수 채우려고 이것저것 넣다보니 다음과 같은 과목들을 수강하게 되었다.


현대대수학2, 군표현론 입문, 확률 및 통계, 일본어 초급, 글쓰기(재수강), 세미나,


글쓰기는 1학년 때 안 들은 분반 친구가 같이 듣자고 하길래 학점 세탁도 할 겸 신청했다.

그 친구는 물리과였는데, 물리과에 꿀과목이 있으니 같이 듣자고 얘기를 하더라.

물리학 연구의 동향이라는 1학점 S/U 과목이었는데 듣기만 하면 된다고 해서 그것도 넣었다.



1. 군표현론 입문 : 응용선형대수 하시던 유럽인 교수님이 하셨다. 영어가 약간 불안하긴 했는데..

책은 James, Lieback의 Representations and characters of groups다. 내 기준 최고의 교과서.

강의계획서를 읽어보니 선수과목이 현대대수학1과 응용선형대수였다. 다 1학기 때 들었다.


들어가보니까 2학년은 나랑 동기 한 명이었고 전부 4학년 or 대학원생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수업 마치고 퀴즈를 봤고, 책에 연습문제 해답이 모두 있어서 그것만 공부하면 됐다.

수업 마치고 퀴즈를 보니까 공부를 안 하고 들어가도 수업 시간에 공부하면 되서 편하더라.

퀴즈는 라이프가 한 번 있다고 해서, 마지막 퀴즈는 그냥 들어가자말자 백지를 내고 나왔다.


그 별 거 아닌 선형대수와 현대대수만으로 이렇게 심화된 공부를 할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물론 지금 보면 기초에서 더 나간 수준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게 너무 대단하게 보였다.

현대대수에서 다 공부하지 못한 다양한 그룹들과 성질을 보는게 너무 좋았다.

교수님의 영어도 수업을 두 개 째 들으니 점점 익숙해져서 어느 순간부터는 들을 만하더라.


중간고사는 너무 쉽게 나와서 100점 만점에 80점이 나왔다. (10문제 중 8문제 개껌 2문제 노답)

어린 마음에 이 시험은 아무리 못 봐도 80점이 나와야하는 시험이었기에 평균이 안 될까봐 떨었는데,

교수님에게 점수를 물어보니 100점이라고 하시더라. 에? 라고 하니 2문제 아무도 못 풀어서 만점 줌.

그리고 당연하지만 평균 점수는 60점 정도였다. 모든 사람이 개껌 문제를 풀 수 있는건 아니더라.


그 노답 문제 중 하나는 group algebra RZ_10을 decompose하는 문제였다.

C-algebra는 책에 다 있으니 trivial한데 R-algebra는.. 생각을 조금만 더 했으면 풀었을텐데.

책에 연습문제 답이 다 있으니 딱 그것만 풀고 만족하는거 같아서 답을 듣고 나서 좀 부끄러웠다.


기억나는게 동기 녀석이 중간고사가 끝나고 수업에 한 번도 안 나오더라. 수강포기했나 싶었는데..

기말고사 3일 전에 '혹시 기말고사가 언제야?' 라는 전화를 받고 경악했다. 도대체 뭘 받았을까.

중간 예상못한 만점에 기말고사 146점/150점으로 무난하게 A+을 받았다.


시험이 끝나고 아는 형이 F 나와서 교수님께 빌었는데, 교수님이 고민하시더니 제안을 하셨다.

퀴즈 다 풀어오면 D는 준다고 해서 나한테 퀴즈를 물어봤다. 알려주고 꽤 비싼 밥을 얻어먹었다.


그리고 기억이 남는게 시험 끝나고 뒷풀이를 한다고 해서 따라갔다. 내 동기 놈은 안 오더라.

1차 삼겹살, 소주 - 2차 막걸리로 자정까지 술 마시고 뻗었다. 뒷풀이를 그렇게 무식하게 할 줄이야;



2. 현대대수학2 : 현대대수학1 하시던 교수님이 계속 하셨다. 퀴즈는 없어지고 숙제만 있더라.

난 당연히 현대대수학1 들으면 2를 들어야하는줄 알았는데 의외로 현대대수학2는 전필이 아니었다.

(지금은 현대대수학2 해석학2 일반위상수학이 전필이지만 나 때는 아니었다.)


이 과목은 처음에는 신기하고 재미있었는데, 나중으로 갈수록 흥미가 극도로 떨어졌다.

교수님의 수업 스타일 때문이었는데, 대수2를 암기과목으로 만드셨다.


시험 낼 때 'algebraic closure의 존재성 낼 거다' '갈루아 정리 풀 증명 낼 거다' 이런 식이니까..

이해고 자시고 간에 저것들은 어느 정도 외우지 않으면 정말 답이 없다. 적당히 길어야 말이지.

그러고보니 algebraic closure의 존재성 보일 때 Zorn's Lemma를 처음 봤던거 같다. 


기말고사 시험 시간은 무제한이었는데 그냥 2시간 동안 아는 것만 다 적고 나왔다. A+은 포기했다.

저번 학기 전공 올 A+ 받고 과탑한 친구는 12시간 동안 보고 나왔다고 들었다. 이게 의미가 있나?

그래도 전공을 적게 들어서 공부를 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학점을 받았다.



3. 확률 및 통계 : 책은 저번 학기랑 같았는데 다행스럽게도 저번과 달리 교수님이 강의하셨다.

아마 화요일마다 퀴즈를 본 거 같다. 프로그래밍 따위 안 하고 수학과스러운 수업이라 편했다.


이 과목은 진짜 많은 사람들의 뒷통수를 제대로 후려갈겼다.

중간고사는 진짜 한 문제도 빠짐없이 모든 문제가 증명문제였다. 평균 40점이 나왔다.

다른 과목도 아니고 확통에서 이런 짓을;; 심지어 대부분의 수학과 학생들도 점수가 망했다.

그리고 기말고사는 공식을 정확히 암기하면 풀 수 있는, 아주 쉬운 문제들이 나왔다.


문제는 기말고사는 애들이 대부분 잘 봐서 중간고사에서 사실상 학점이 결정되어 버렸다.

아는 형은 기말고사가 85점이었는데(평균이 80점이 약간 안 됐다), C+을 받았다.



4. 일본어 초급 : 애니메이션을 좀 더 잘 감상하기 위해서 들었는데, 별로 진지하지가 않았다.

그냥 수업 듣고 숙제하고 그 이상의 공부는 하지 않았다. 그저 그런 학점이 나왔다.

기억나는게 중간고사 3개가 하루에 겹쳐서 4시간 동안 시험 3개를 본 적이 있었다.

아마 현대대수 2시간 // 글쓰기 1시간 // 일본어초급 15분 뭐 이렇게 봤던거 같다.


5. 글쓰기 : 우리 학교에서는 모든 과목을 재수강 할 수 있으나, 재수강 상한 학점이 B+이다.

이번에는 약간 신경을 써서 같이 듣는 신입생들보다 약간 더 성실하게 들으니 B+이 나왔다.

같이 들은 동기는 A-를 받았는데, 왜 1학년 때 C0를 받았는지 이해가 안 가더라.. 왜 그랬지.



6. 물리학 연구의 동향 : 기말고사를 너무 재밌게 준비하다가 파이널 보고서 까먹어서 U를 받았다;

0.0으로 처리되거나 그런건 아니고 그냥 안 들은걸로 취급되더라. 담당교수님 얼굴 뵙기가 민망했다.



그리고 2학년 때도 마르쿠스에서 대수경을 또 나갔는데, 세미나에서 푼 경시 문제가 도움이 됐다.

사실 마음 속으로는 잘하면 우수상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장려상이 뜨더라. 

더 나가봐야 대상, 우수상은 못 받을거 같아서 앞으로 안 나가기로 했다. 경북대까지 가기 넘 피곤.


겨울방학 때는 집에 가기 싫어서 학교에 남게 되었는데, 그 이야기는 여기를 보자. (링크)



2학년 2학기


현대대수학2 A0

일본어초급 A-

군표현론입문 A+

확률및통계 A+

글쓰기(R) B+

세미나 S

물리학연구의동향 U


평점 3.9200


사실 큰 차이는 안 나지만, 그래도 4점 대에서 3점 대로 떨어져서 조금 기분이 미묘했다.

이게 다 재수강 B+ 때문이다! 이랬는데 방학 때 과탑 장학금 120만원이 계좌에 입금됐다.

다른 애들은 도대체 뭘 했길래.. 추측이지만 다들 확통에서 학점 테러를 당한거 같다.


아직까지는 수학2를 제외한 전공이 A밖에 없어서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긴 하는데..

3학년 때 나락으로 떨어지고 수포자가 됨. 그리고 저렇게 받아봐야 1학년 학점 커버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