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학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을 하려면 당연히 재능+노력+운이 따라야 합니다. 천재급이라는 재능이 필요하지요. 그런데 저를 비롯한 대부분과는 상관없는 일이니...


2. 당대의 대가가 되고 싶어도 당연히 재능+노력+운이 따라야 합니다. 1번과 다를 바 없습니다.


3. 자기 분야의 대가가 되고 싶어도 당연히 재능+노력+운이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천재급 재능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천재를 어디까지로 보느냐의 문제가 있겠습니다만, 기준을 높여 필즈상 탈 정도로 잡는다면, 천재가 아니어도 해당 분야의 대가인 사람들 많습니다. 물론... 뛰어나야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재능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잘 해야지요.


4. 가끔 탑급 연구 논문 내는 수준급 수학자가 되고 싶다면... 물론 재능+노력+운이 따라야 합니다만, 재능이 절대적 조건은 절대로 아닙니다. 물론 뛰어나야겠습니다만, 뛰어나단 것이 대개의 학부/대학원 꼬꼬마들이 생각하듯이, 어려서부터 IMO 석권하고, 최고의 학부, 최고의 대학원에 들어가서, 학부 내내 탑을 달리고 대학원 때 이미 최고 수준의 연구 논문을 쓰고 뭐 그래야 하는 것 절대 아닙니다. 아주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쉬지 않고 연구하고 교류하고 그런 와중에 운이 좋아 좋은 문제 만나면, 좋은 연구논문 내는 수준급 수학자 충분히 됩니다. 그러니 IMO 석권하고 학부 씹어 먹고 탑 대학원가서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 보며, 재능 운운할 이유 전혀 없다고요.


5. 그저 수학 꾸준히 연구하며 밥벌이 하며 살고 싶다면... 재능이란 것 보다는, 남들 한 것 시간이 걸려도 이해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이걸 재능이라고까지 재능이란 말의 범위를 넓힌다면야 할말 없습니다만)과 오랜 시간 꾸준히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절망에 빠지지 않고 긍정적으로 꾸준히 연구할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됩니다. 대다수의 수학자들이 이 카테고리에 들어 있어요. 수학교수의 업무는 미적분학 강사란 소리가 있지요. 대다수 수학교수들이 연구하는 것은 대개는 소소한 것들입니다. 물론 그 소소한 것들이 모여 대단한 것의 전조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대다수는 그냥 묻히는 연구결과들 내면서, 미적분학 가르치며 먹고 사는 겁니다. 재능이요?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꾸준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재능만 있으면 되는 겁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수학연구만으로 밥벌이 하려면 대개의 경우 교수가 되는 길만이 거의 유일하고 따라서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업계에서 살아보면 아시겠지만, 수학 교수가 되는 것의 과반수 이상은 운입니다. 대학은 많아요. 다양한 수준의 대학이요. 무슨 최고 학벌에 학부 탑 달리고 해외 유명 대학 유학가서 탑급 논문 들고 와야만 교수가 되는 게 아니란거죠.


그러니... 수학을 계속 하고 싶어 미치겠으면, 재능 어쩌고 하면서 걱정할 것 하나 없습니다. 꾸준히 하고 꾸준히 연구결과 내며 책상에 엉덩이 붙이고 기다리다보면 운이 좋을 때 자리를 잡는 겁니다. 대개의 수학교수 자리를 잡는데는 재능이란 것이 필요 없어요.


물론... 엉덩이 붙이고 기다리는 사람들 수없이 많고 그 중에 자리 잡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존버하다 망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원래 세상이 그렇잖습니까?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려면 하이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이 리턴이 돌아오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