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donga.com/3/all/20170227/83075931/1


‘문제유형 암기’로 변질된 수학… 요령 주입하는 학원만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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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붕괴] 무너진 수학 공교육


‘불수능’ 평가를 받았던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리 영역에서 단 1개만 틀린 송모 군은 교육열 높은 서울 목동에서 손꼽히는 수학 수재다. 지난 수능에서 100분의 시간이 주어진 수리 영역 30문항 중 28문항을 30분 만에 풀었다. 하지만 송 군은 “내가 고득점을 받은 건 원리 이해나 응용력이 좋아서라기보다는 평소 문제 유형 파악과 빠른 계산 연습을 숱하게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문제를 보는 순간 어떤 공식으로 푸는 유형인지 바로 알아야 고득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식 수학 평가의 특징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문제를 빠르게’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답을 구하는 것만 중요하며 대부분 풀이 과정은 채점하지도, 부분 점수를 인정하지도 않는다. 학교 시험에선 교육과정을 벗어나거나 선행학습이 요구되는 고난도 문제가 한두 개씩 꼭 등장한다. 학생 간 ‘서열’을 매겨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수학’은 학교 성적 안나와

반복풀이 불가피… 흥미 잃을수밖에


고교 교사 김모 씨는 “현장에서 보면 경제 격차와 사교육 여부가 수학 평가 결과와 정확히 연결된다”며 “가끔 중위권 아이들 중 수학적 사고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보이는데 현실적으로 시험에선 이 아이들이 2, 3년씩 선행학습을 한 아이의 점수를 뛰어넘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금 수학 교육, 수학도 교육도 아니다”


학교 수업은 원리와 기본 개념을 지향하지만 평가는 응용과 고난도를 추구하는 엇박자 속에 학원에 갈 경제력이 되지 않거나, 속도전 중심의 문제풀이 평가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결국 수학 자체를 포기하고 만다.


이용훈 부산대 수학과 교수는 “한국의 수학 평가는 계산과 속도가 핵심인데 이건 엄밀히 말해 수학이 아니다”라며 “부부가 다 수학 교수인데도 우리 애가 고등학교에 가더니 수학을 포기하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김정한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는 “수학은 암기 과목이 되기 시작하면 외울 게 너무 많은 학문”이라며 “문제 유형과 공식을 외워 푸는 주입식 교육과 평가가 이뤄질 때 가장 힘들어지는 학문이 수학이고 그래서 모든 과목 중 가장 먼저 수포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