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수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대학생, 고등학생, 혹은 중학생이나 더 어린 학생1들을 위한 작은 조언이다. 
(물론 나도 아직은 대학생이고, 조언을 할 만한 위치는 되지 않지만 내가 어렸을 때 알았으면 더 좋았을 것들, 그리고 내가 수학을 공부해온 경험에서 도움이 되었던 점들을 모아서 정리해 놓으면, 혹시라도 누가 이 글을 보고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나중에 누군가 나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지금 생각을 정리해 놓은 것이 도움이 될 것 같기에 이 글을 작성한다.)

0. 수학은 나름 재미있다. 
이 0번 항목은 이미 수학이 재미있어서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는 필요 없는 항목이다. 대신, 수학에서 재미를 찾고 싶은 학생들을 위한 글이다. 
우리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수학"을 배운다. 거기서 배우는 "수학"은 대체로 재미가 없다. 지루한 계산과 문제 풀이가 거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재미를 느끼는 학생은 대단한거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재미를 느끼지 못했고 목적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도 내가 수학이 나름 재미있다고 하는 이유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진짜 수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배우는 수학은 책 읽기에 비유하자면 아직 목차도 읽지 않은 상태, 겉표지만 본 상태다. 아니, 그냥 책 제목만 들어서 아는 상태라고 할까? 하지만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책을 표지만 보고 판단하지 마라)"라는 속담이 있듯이 겉 표지가 재미 없어보인다고 속 내용이 정말 재미없지는 않다. (파인만이 말했듯 무엇이든지 충분히 깊게 한다면 재미있을 것이다.) 
공교육에서 배우는 수학으로는 진짜로 수학이 무슨 학문이고 무엇을 배우는지 전혀 알 수 없다. 물론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수학은 특히 더 그런 것 같다. 수학은 온전히 머리로만 하는 학문이고 추상적인 세계를 다룬다. 그 추상의 세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 수학이다. 공교육에서 배우는 수학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은, 수학이 재미없어보이는데, 그렇지 않다는 변명이었다. 공교육의 수학에서는 재미를 찾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 어디서 재미를 찾아야 하나? 나는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①수학에 관한 대중서적 ②수학 대중강연과 다큐멘터리 등 수학 관련 영상
①교과서 밖의 재미있는 수학을 소개하는 책들은 정말 많다. 영어로 된 책도 많고 한글로 번역되어 나온 책들도 많다. 도서관에 수많은 책들 있을 것이다. 직접 도서관의 수학 관련 서적 부분에 가서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골라 읽으면 좋을 것이다. 
나의 경우, 중학교때 <재미있는 수학여행> 시리즈와 <재미있는 영재들의 수학퍼즐>을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이름부터가 재미있다?) <수학동아> 같은 잡지도 유익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때는 <로지코믹스(Logicomix)>2를 읽고 수학을 전공하기로 마음먹었다. 고등학교때 <엘레건트 유니버스 (The Elegant Universe)>3도 읽었는데, 그 영향때문인지, 앞으로 끈이론과 관련된 수학을 연구할 생각이다. 
②수학 대중강연의 경우, 직접 가서 듣기는 힘들다. 대신,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대중강연이 있다. 진짜 수학을 하나도 몰라도 들을 수 있는 대중강연으로는, KAOS재단에서 열렸던 대중강연4이 있다. 
정말 재미있는 수학 다큐멘터리도 몇 개 소개한다. 매듭과 3차원 쌍곡기하학에 대한 Not Knot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다. 그밖에도 구의 안 팎을 부드럽게 뒤집는 방법을 소개한 Outside in, 기하학에 대한 다큐멘터리인 Dimensions, 카오스와 동역학계에 대한 Chaos. 이들 모두 정말 재미있고 유익하고 흥미롭다. (보고 나면 기하학과 위상수학과 동역학계에 관심이 생길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것은 Numberphile이라는 유튜브 채널이다. 여러 수학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수학적 개념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 듣는 그런 영상들이 올라온다. 

1. '재미'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단 수학에서 무언가 재미를 느꼈고, 수학을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재미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한다. 재미가 없으면 동기가 없고, 동기가 없으면 더 이상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첫번째로,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학을 공부해아한다. 실제로 공부를 해야 그 안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공부를 하고, 연습문제를 풀고, 스스로 수학 정리들을 증명하는 활동을 하다보면 수학에 자신감도 생기고 재미가 붙게 된다. 
그런데 수학 공부를 하다 보면 가끔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있고, 지금 공부하고 있는 것이 어디에 쓰이는지, 혹은 무슨 소용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런 경우 흥미가 떨어지고 공부를 하기 싫어질 것이다. 그래서 재미를 놓치지 않도록 약간의 노력이 필요한데, 그 몇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①수학에 관한 대중서적을 읽는다. 
그냥 취미 활동의 일종으로 수학에 관한 대중서적을 읽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의미하는 '대중서적'은 위의 0번 항목에서 말한 대중서적보다는 약간 수준이 높은 대중서적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현재 수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는 최신수학의 내용을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책이라던지, 아니면 몇가지 흥미로운 수학 정리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을 의미한다. 즉, 수학이 무엇인가 하는 책이 아니라 조금 더 수학의 내용에 대해 설명해주는 책을 말한다. 그런 책들을 읽으면, 앞으로 어떤 수학을 공부하고 싶은지 목표와 방향을 잡을 수 있고, 머릿속에 수학 전체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물론 이런 책들은 대체로 재미있다. 몇가지 예시를 들자면, 위에서 언급한 <엘레건트 유니버스 (The Elegant Universe)>와 <블랙홀 전쟁 (The Black Hole War)>, 파인만의 <QED: The Strange Theory of Light and Matter (한국어 번역본: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 등등 물리학5에 대한 책들도 있고, 야우 싱 퉁의 <The Shape of Inner Space (한국어 번역본: 휜, 비틀린, 꼬인 공간의 신비)>도 있다. 펜로즈의 <The Road to Reality (한국어 번역본: 실체에 이르는 길)>은 내게 수학과 물리학에 있어서 통합된 큰 그림을 그리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이언 스튜어트는 수학에 대한 여러 재미있는 대중서적을 썼는데, <천재들이 가지고 노는 수학책(How to Cut a Cake)>, <위대한 수학 문제들(The Great Mathematical Problems)> 등등 읽어볼만한 책이 많다. 그리고 내 기억에 <휜, 비틀린, 꼬인 공간의 신비>나 <수리철학의 기초>, <리만 가설> 등등 이런 책들이 검은색 양장본으로 된 수학책 시리즈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경문수학산책' 시리즈였던 것 같다. 그리고 <Love and Math (한국어 번역본: 내가 사랑한 수학)>은 에드워드 프랭클의 자전적 이야기와 함께 현대수학에서 가장 핫한 분야 가운데 하나인 랭글랜즈 프로그램 (Langlands Program)을 소개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위에서 소개한 KAOS 재단에서도 여러 추천 도서 목록을 올려 놓은 것으로 안다. 이 밖에도 훨씬 많을테니 도서관에 직접 가서 찾아보는 것이 가장 좋다! 
②수학자들의 전기를 읽는다. 
대중서적을 읽는데 수학자들의 전기를 또 읽느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수학자들의 전기를 읽는 것은 매우 도움이 된다. 본받고 싶은 수학자를 찾을 수도 있고 수학자의 인생이란 무엇인지 배울 수 있다. 또 수학을 공부하다보면, 온갖 정리와 개념, 이론에 수학자의 이름이 붙어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익숙한 수학자의 이름이 나오면 친근하게 느껴지고 공부하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수학자의 전기를 찾아서 읽으면 좋다. 추천하고 싶은 수학자의 전기로는, <현대수학의 아버지 힐베르트> 이 책을 가장 추천하고 싶다. 감명깊게 읽은 책이다. 수학자로서 힐베르트를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밖에도 에어디쉬의 전기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겁니다 (영어 원서: The Man Who Loved Only Numbers)>, 라마누잔의 전기 <수학이 나를 불렀다 (영어 원서: The Man Who Knew Infinity)>, 콘웨이의 전기 <Genius at Play>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지금도 열심히 수학을 연구하는 수학자들의 자서전도 있는데, 세드릭 빌라니의 <살아있는 정리>와 위에서 언급한 <Love and Math (한국어 번역본: 내가 사랑한 수학)> 등이 있다. 
③어려운 수학 과목을 들어보거나 어려운 수학 책을 공부해본다. 
여기서 어렵다고 하는 것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자신이 별 노력 없이 쉽게 할 수 있는 수학보다는 한 단계 이상 높은 수준의 수학을 계속 접해야 한다. 그 이유는 아까 수학 대중서적을 읽어야 한다고 한 것과 같은 이유다. 방향과 목표를 잡기 위해서. 대신, 이 경우에는 그 방향과 목표가 더 뚜렷하다. 대중서적이 소개하는 수학이 대부분 나중에 진짜 수학자가 되어서 연구할만한 수학인 반면, 학교에서 어려운 수학 과목을 들어본다던가 관심있는 분야의 조금 어려운 수학 책을 스스로 공부해보는 경우, 그 내용은 고작 1~2년 안에 온전히 이해하게 될 내용이다. 그런 내용을 미리 보고 공부하는 것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수학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 확실히 해주고 앞으로 하고 싶은 공부의 확실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1학년 때 4학년 과목인 '상대성이론및우주론'을 수강했는데, 당시에 텐서를 사용한 리만 기하학이 너무 어렵게 느껴졌고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확실히 깨달은 것이 있다. 미분기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 미분기하학에서 왜 곡률을 공부하고자 하는지 등등. 지금의 경우 나는 topological quantum field theory와 instanton homology에 관심이 있는데, 뭔지 잘 모른다. 그런데 그게 어쩌면 4색 정리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강연을 들었다. 그래서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찾아보니 이 분야를 공부하려면 fibre bundle, characteristic class, cobordism, gauge theory (=theory of connections), symplectic topology 등등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내가 그저 학교에서 열리는 쉬운 수학만 공부하고 있었더라면 이런 것들을 전혀 몰랐을 것이고 동기를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④수학 캠프나 여름학교, 세미나 등에 참석해본다. 
이것은 3번 항목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수학 캠프나 여름학교에 참가해서 수학자들과, 그리고 캠프에 참가한 다른 학생들과 교류하고 배우면 정말 좋다. 본인이 수학에 대해 가지고 있던 좁은 시각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수도 있다. 
몇가지 수학 캠프와 여름학교를 추천한다. 
중, 고등학생이 참가할 수 있는 곳으로는, 카이스트 과학영재교육원의 고급수학 캠프6, 
고2~대2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곳으로는, Modern Mathematics - International Summer School for Students7, 
대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곳으로는, PCMI Summer Session8과 UCLA Logic Center Summer School9이 있다. 
대학생들이 참가할만한 세미나나 여름학교 혹은 학회는, KIAS에서 자주 열리니, 가끔씩 들어가서 확인해보고, 관심있는 것이 열리면 신청해서 참가하면 좋다. 물론 각 대학에서 열리는 온갖 세미나도 찾아보고 알아보면 유익한 것이 많다. 
(카이스트나 KIAS를 빼면, 다 외국에서 열리는 것들이니 영어를 당연히 잘 해야 한다. 하지만 어차피 수학을 공부하려면 영어 공부는 필수다! 한국어로 된 수학 책은 영어로 된 수학 책의 1/100도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수학 공부에 있어서 영어 공부는 필수다. 하지만 수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서 최고의 영어 공부 방법은 그냥 영어로 된 수학 책을 읽는 것이니, 만약 영어를 잘 못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영어로 된 수학책을 읽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⑤인터넷에서 여러 수학자들의 강연들들 볼 수 있다. 
유튜브나 IAS홈페이지 등에서 온라인으로 여러 유명한 수학자들의 강연을 볼 수 있다. 나는 John Milnor나 Mikhail Gromov, Edward Witten, William Thurston등 여러 수학자들의 강연을 온라인으로 들었는데 대부분 정말 흥미로운 내용이고 유익하다. 혼자 공부하는 것이 약간 지루하고 흥미가 떨어진다면 이 방법으로 공부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⑥수학자들의 이름 기억하기
내가 그 동안 내가 공부하면서 어떻게 흥미를 가졌나 돌아보았을 때, 수학자들의 이름을 기억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무슨 말이냐 하면, 유명한 수학자의 이름이 딸린 이론이나 정리가 나오면 그걸 공부하고 싶어진다. 그러니까, 수학자들의 이름을 많이 알아두면, 익숙한 이름이 나올 때마다 관심이 가고 공부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물론 억지로 수학자의 이름을 막 외울 필요는 없다. 수학을 공부하면서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이름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수학자는 이렇게나 많은 일을 했나 하고 놀랍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업적을 이루었나 위키피디아를 찾아보고 하면 그 사람이 기억에 남게 된다. 
사실, 수학의 거의 모든 개념들은 수학자의 이름이 붙어있다. 그리고, 그 수학자의 이름은 그 개념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기 때문에 처음 그 개념을 처음 공부하는 사람에게 뭔가 그 개념이 너무 생소하게 느껴지고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이름을 붙이는 수학의 전통은 그 수학자의 업적을 기리는 일이기 때문에 좋은 일이기 하지만 이렇듯 그 개념을 너무 생소하게 느껴지게 하기 때문에 안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어쩔 수 없기는 하다. 수학에는 너무 많은 개념들이 있어서 이미 있는 단어들로 그 모든 개념에 이름 붙이기는 상당히 힘든 일이다.) 예를 들어 Abelian group이나 Noetherian ring, Hausdorff space 등 사실은 굉장히 일반적인 개념이지만 이 수학자들의 이름이 생소한 사람들에게는 괜히 이 개념들이 무언가 특이하고 어려운 개념일 거라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수학자의 이름을 알아두는 것은 중요하다. 나는 그동안 그냥 재미있어서 어떤 수학자의 이름이 계속 등장하면 그 사람에 대해 검색해서 알아보았다. 그러다보니 고등학교때까지만 해도 필즈메달리스트 가운데 알던 사람이 Edward Witten과 Terence Tao 정도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거의 모든 필즈메달리스트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생소한 이름들로 가득한 수학의 세계를 좀 더 친근하고 익숙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⑦수학자들의 조언
하지만 이렇게 온갖 방법으로 수학을 경험하는 와중에도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과연 내가 수학을 잘 할 수 있을까?" 혹은 "과연 수학을 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일까?" 아마 수학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 두 의문에 자기만의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와 대학교 1학년 때 어느 정도 스스로에게 답을 만들어 두었던 것 같다. 나는 대부분 여러 수학자들의 조언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다. 그 몇가지를 여기에 소개한다. 
테렌스 타오의 진로 조언 - 특히 "수학을 하기 위해서는 천재여야 하는가?"라는 그의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디의 <어느 수학자의 변명> - 나는 한동안 수학이 유용하지 않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수학자로 살아가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수학은 유용하게 쓰이지만, 대다수의 수학자가 연구하는 것은 실용성의 측면에서 전혀 쓸모가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나는 결국 깨달았는데, 실용성의 측면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실용주의의 늪'에서 벗어났다고 표현하고 싶다.) 이 결론을 내리는 데에 도움을 준 것 가운데 하나가 하디의 자서전 <어느 수학자의 변명>이었다. 하디는 자신이 하는 수학이 '전혀 쓸모가 없다는 점에서' 매우 자부심을 느끼는데, 나는 이것이 수학을 순수 예술으로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예술에 있어서 실용성을 강조할까? 예술은 창의성의 원천이며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진다. 수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언 스튜어트의 <Letters to a Young Matheamatician> - 이 책은 미래의 수학자를 위한 여러 조언인데, 그 중에서 수학이 얼마나 유용한 학문인지를 설명해 놓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서스턴이 Mathoverflow에서 한 조언 역시 도움이 되었다. 

2. 수학 공부에 대한 조언
수학 공부에 있어서 해주고 싶은 몇가지 조언을 적는다. 처음 수학을 시작할 때에는 수학에 있어서 '엄밀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경우 세 가지 과목이 큰 도움이 되었다. 첫 번째는 미적분학을 배울 때에 엡실론-델타 논법을 배우고 익힌 것이고, 두 번째는 기초정수론을 배울 때 모든 것을 well-ordering principle이라는 하나의 원리로 증명하는 것을 배운 것, 그리고 세 번째는 집합론에서 공리를 이용해서 증명하는 것을 배운 것이다. 수학을 처음 공부하는 학생들도 이 세 과목을 공부하면 수학적 엄밀성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수학적 엄밀성이 무엇인지를 알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엄밀하게 하는 것 보다는 엄밀한 수학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엄밀한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부수적인 것. 수학적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 수학의 여러 과목을 공부하면서 익혀야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직관과 테크닉. 
직관이란, 큰 그림에서의 이해를 의미한다. 서로 다른 과목 사이의 연결고리를 이해하고 수학의 지도를 머리속에 그리는 것을 포함하고, 또 어떤 수학적 정리나 증명에 있어서 그 핵심 아이디어를 이해하는 것도 포함한다. 너무 엄밀성만 추구하다보면 수학적 증명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마치 기계언어처럼 만들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그 증명이 처음 만들어지게 된 기본 아이디어를 이하하기 매우 힘들어진다. 엄밀성보다는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직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직관의 좋은 예시로 William Thurston의 기하학에 대한 직관을 들고 싶다. 우리는 3차원 세계에 살면서 1차원과 2차원 기하학에 대한 꽤나 좋은 직관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꼬인 3차원 공간을 상상하는 것도 우리가 4차원 이상의 차원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데, 마치 인간의 본성적인 한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Thurston은 3차원 기하학에 대한 굉장한 직관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는 3차원 도형을 상상할때 '그것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상상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3차원 도형 안에 살고 있다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를 상상한다. 그 방법으로 그는 '매듭의 여집합(knot complement)'의 기하학을, 어떻게 보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수학적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매듭을 '나니아로 가는 차원문'이라고 생각함으로써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두 번째로, 테크닉이란, 아이디어를 엄밀함으로 바꾸어주는 장치를 의미한다. 무슨 말이냐하면, 모든 수학적 아이디어는 결국 어떤 형태로든 엄밀한 증명으로 쓰여져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수학적 테크닉이 필요하다. 증명의 테크닉을 말하는 것이다. 여러 수학적 증명을 읽다보면 비슷하게 반복되는 증명의 형태가 있기도 하고, 어떤 것은 매우 창의적인 방법으로 증명하기도 한다. 이런 하나 하나의 증명의 테크닉을 익혀서 자기 것으로 만들면 나중에 스스로 무언가를 증명해보고자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테크닉을 익히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문제를 푸는 것이다. 수학책은 대부분 연습문제가 딸려있는데, 단순 계산을 요하는 문제가 아닌 경우, 문제를 되도록이면 많이 풀어보는 것이 좋다. 더 어려운 수학으로 갈 수록 책에서 중요한 정리 같은 것도 증명이 쉽다면 연습문제에 넣어 놓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런 경우에는 연습문제 풀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책의 연습문제 풀이 말고도 수학 콘테스트나 경시대회10에서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나는 1년 전에 KAIST POW에 참가해서 한 학기 동안 매주 문제를 풀었었는데, 이런저런 문제를 풀다 보니까 새로운 증명 방법들을 익히게 되고 유익한 경험이었다. 
그 다음으로 적고 싶은 말은, 추상성과 구체적 예시에 대한 것이다. 수학은 배우면 배울 수록 점점 일반화되고 추상화된다. 어떤 수학적 정리가 있으면, 그 내용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성질을, 엑기스만 뽑아낸 것이 공리다. 이 공리화의 과정을 거쳐 일반적이고 더 추상화된 수학적 개념이 탄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대수학에서 수를 group, ring, field로, 위상수학에서 위상공간을 open set으로 공리화 하는 것처럼 말이다. 개념이 점점 추상화될 수록 더 일반적인 대상에 대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그만큼 추상적이어서 이해하기 어렵기 마련이다. 그럴 수록 구체적인 예시를 공부하고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물론 너무 자명한 예시가 아니라 특이한 예시 같은 것을 말이다. 특징적이고 중요한 구체적인 몇가지 예시를 기억해 두는 것은 추상적인 수학의 세계에서 내용을 이해하고 흐름을 따라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그 밖의 여러 조언들
A. 어떤 수학을 공부할까?
대학에 갓 들어간 학생, 혹은 뛰어난 고등학생이나 중학생의 경우 (다변수)미적분학, 선형대수를 시작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기초정수론이나 집합론도 수학적 엄밀성을 익히는 데에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 기초적인 해석학, 위상수학, 대수학을 보면 좋다. 거의 모든 대학에서 수학과 정규 과정의 첫 걸음이다. 이것들은 모든 수학의 기초다. 여기서 위상수학은 connectedness, compactness 등의 내용을 포함해야하고, 대수학의 경우 group, ring, field, Galois theory 등을 포함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복소해석학, (르베그 적분론을 포함하는) 실해석학, 대수적 위상수학11, 미분기하학12, 가환대수, 호몰로지 대수 등을 공부할 수 있다. 가환대수와 호몰로지 대수는 대수기하학에 사용된다. 그 밖에도 미분위상수학이나 리군과 리대수, 함수해석학, 조화해석학, 동역학계, 편미분방정식론 등도 있고, 앞에서 언급한 분야들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계산이론이나 그래프이론 등도 있다. 사실 이 정도가 대학에서 배울수 있는 과정의 거의 전부다. 
당연히 대학에서 가르치는 것은 수학의 전부가 아니다. 수학의 매우 일부다. 아마 빙산의 일각도 안 되는 것 같다. 그 다음에는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면 된다. 관심 있는 분야를 책이나 논문을 찾아서 읽으면서. 공부할 것이 떨어질 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더 공부하고 싶은게 늘어나니까 그 중에서 몇가지에 집중하고 다른 재미있어 보이는 것들을 공부하고자 하는 유혹을 이겨내는게 가장 힘들다.13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가이드라인은, 우리보다 훨씬 앞선 선배인 교수님들께 직접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B. 외국어 공부
수학 공부에 있어서 영어를 어느 정도 하는 것은 정말 필수적이다. 물론 수학 뿐만 아니라 모든 과학에 있어서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수학 및 과학 텍스트가 영어로 되어 있으니까. 수학의 경우 수많은 수학적 용어가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그저 영어로 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편하다. 영어로 수학을 공부하기 시작한다면 영어로 텍스트를 읽는 실력은 자연스레 늘 것이다.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수학을 영어로 된 텍스트로 공부했다. 처음에는 약간 어색하고 모르는 단어가 많을 수 있지만 하다보면 익숙해진다. 
대학원 정도에 가서는 영어뿐만 아니라,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이렇게 네 개 정도의 외국어를 읽는 정도는 할 줄 알아야 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수학의 대부분의 논문이 영어 말고도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로 쓰여 있기 때문에. 영어 정도로 말을 할 수 있을 정도 실력은 되지 않더라도 조금씩 사전을 찾아가며 해석해서 논문을 볼 수 있을 정의 실력은 되어야 한다. 기회가 있다면 빨리 그런 외국어를 접하고 공부하면 좋겠다. (나는 원래 외국어 공부를 안 좋아했는데 영어가 편해지다보니 외국어 공부가 재미있어졌다. 영어를 알면 라틴어에서 파생된 수많은 언어를 공부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 비슷한 단어가 많기 때문이다.)
C. 영재학교
아직 중학생이고, 수학을 공부하고 싶다면, 고등학교로는 영재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본다. 영재학교에서는 여느 일반 고등학교와 달리 수학 공부에서 흥미를 느끼게 해주는 교육을 하는것 같다. 나는 중학교 시절 까지만 해도 수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영재학교에서 공부하다보니 좋아졌다. 그리고 후의 수학 공부에 있어서 훌륭한 밑거름이 된다. 어쩌면 영재학교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한국과학영재학교는 그랬던 것 같다. 같이 수학을 공부했던 동기나 선배, 후배를 보면 그런 것 같다. 


D. 좋은 책을 찾는 법 (2016/10/21에 추가)
공부할 때에 하나의 책으로 공부하기보다 관련된 내용의 여러 책으로 공부하면 더 다양한 관점으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렇게 하면 그 중에서 자기 스타일에 맞는 책을 골라서 공부할수도 있고 말이다. 그렇게 하려면 좋은 책을 찾아야 한다. 물론 교수님 등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꼭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인터넷을 이용해서 많은 책을 찾을 수 있다. 그냥 영어로 구글에 "(분야이름) book recommendation" 혹은 "(분야이름) reference request" 이런 식으로 검색하면 math.stackexchange.com이나 mathoverflow.net에서 사람들이 질문하고 답해놓은 글들을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찾은 책이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빨리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의 목차와 서문을 읽는 것이다. 책의 목차와 서문을 읽는 것은 얼마 걸리지 않는데, 매우 중요하다. 특히 서문에서 많은 저자들은 이 책이 어떤 독자들을 위한 책이며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고 어떤 사전지식을 가정하고 쓰여져 있는지를 적어둔다. 이런 것들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아마존에서 책의 목차와 서문을 읽을 수 있으며, 아니면 genesis library14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또 좋은 책을 찾는 방법으로는, 참고문헌을 읽는 것이다. 더 어려운 내용의 수학을 공부할수록 책의 저자가 참고문헌을 제시하면서 관련된 내용은 그 책을 참고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참고문헌의 제목이랑 저자 정도라도 꼭 읽어보면 좋다. 여러 책을 읽다보면 계속해서 나오는 참고문헌이 있는데, 그런 책들이 중요하고 고전적인 책일 것이다. 
E. 수학책을 읽는 방법 (2017/05/01에 추가)
수학책을 읽는 데에 정해진 방법은 없다. 그래도, 수학책을 읽는 한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싶어서 짧게 덧붙인다. 
최근에 어떤 수학책15의 서문을 읽는데, (대략 번역하자면)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져 있었다.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페이지씩 순서대로 읽을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발 그러지 마세요!
그러면서 이 책의 저자는 조금 뒤에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물론 수학적 증명은 연역적이고 순서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 주장은 "흐름을 거슬러 읽는 것"이 때로는 보이지 않았던 연결고리를 찾아내주고, 수학적 이해를 깊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정말 공감이 되는 말이었다. 사실은 나도 예전에는 책을 읽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한 페이지씩 꼼꼼히 읽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돌아보니 내 수학적 이해는 대부분 책을 선형으로 꼼꼼히 읽어서 얻은 이해보다는, 비선형으로, 무작위로 책을 읽거나 정보를 찾은 것으로부터 온 것이 많다고 느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그 전에는 보지 못했던 "연결고리"를 이해하게 되고, 수학을 좀 더 "총체적으로" 볼 수 있는 것 같다. 
"책의 흐름을 거슬러서 읽는 것"을 좀 더 확장해서, 나는 어떤 주제에 대해 공부할 때 단순히 책 한 권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도서관에 가서 관련된 여러 책을 찾아서 동시에 보는 것을 추천한다. 같은 주제라도 저자마다 설명하는 방식이 다르고 책 한 권만을 읽었을 때는 얻지 못할 새로운 무언가를 얻을 수도 있다. 
심지어는 "여러 책을 보는 것"을 더 확장해서, 나는 여러분이 때로는 그냥 도서관을 둘러보면서 재미있어보이는 수학책을 무작위로 뽑아서 훑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역시 마찬가지 이유다. 수학은 마치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부분 부분은 따로 떨어져 있으면 생명을 갖지 못한다. 어쩌면 수학의 서로 다른 분야나 다른 개념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고리" 그 자체가 수학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무작위로 뽑아서 본 책으로부터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 전에 이해하고 있던 것과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수학적 이해를 더 깊이있게 할 수 있다면 아마 그것이 수학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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