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수학갤 들어왔다가 조금 격앙돼서 글을 주저리 주저리 썼는데 내 진짜 요지를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끝낼게.
나는 신촌우왕의 수열과 관련한 본인의 수학이론 자체에 태클을 걸 생각이 전혀 없었고, 지금도 없어(논의대상이 아님). 내 요점은, 신촌우왕이 본인의 이론을 전개하는 데에 수학적으로는 그 사용이 identity의 표현으로 굳어진 = 기호를 사용해서, 약속된 기호를 비트는 것에 대한 지적에 있지. 이 때문에 형식적인 오해가 파생돼. 다시 말해서 내가 문제삼았던 것은 그의 '수열과 관련된 수학이론 자체'가 아닌, '그 이론을 '='를 빌려 표현하는 형식'이야. (밑에 118.235가 쓴 글 잘 읽었어. 이 사람처럼 구체적인 사례로서 얘기하지 못한건 내 설명능력의 부족이야.)
비트겐슈타인은 내면의 추상적 사고를 표현(수식이든 언어든)으로 옮기는 데서 생기는 오류를 지적해. (내가 비트겐슈타인의 얘기를 꺼낸 이유야.) 우리는 표현된 것을 보지 표현한 사람의 사고를 보는 것은 아니잖아. 즉, 사고를 세상에 내놓을 때는 굉장히 신중하게 정제해서 알맞은 형식으로 내놓아야 해.
그런 맥락의 이야기를 계속했는데 이제와서 보니 사고의 표현측면의 문제도 있지만 신촌우왕의 사고 체계 자체가 우리의 그것과 상당히 달라보여.
단적인 예로 신촌우왕이 내 첫 글에 대해 쓴 글에
=은 동일성을 전제로 표현해도 또 다시 그 속에 비동일성을 생각할 여지가 여전히 들어있다는 것임.
라는 얘기를 썼어. 우리가 보기에 이 말은 형식적으로 틀린 얘기야. 앞뒤 맥락 다 자르고 무슨 소리냐, 저게 실질적으로 함의하는 게 뭔지도 모르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위의 문장은 그 자체로 틀린 표현이라는 것이 핵심.
동일성을 전제로 했을 때 비동일성을 생각할 여지? 없어.
위의 신촌우왕의 말은 P이면서 ~P일 여지가 있다는 진술과 같고 이는 무모순율에 위배되는 형식적 거짓이야.
현대 수학의 표준적 공리계 zfc에서는 이 무모순율(혹은 배중률)이 성립하고 zfc를 받아들여서 수학을 하는 우리같은 사람은 무모순율을 거부하는 논리체계를 들이대는 사람과 대화 자체가 통할 수 없어.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표준적인 수학을 하는 사람은 아닌것은 자명해. 신촌우왕 본인 입장에서도 수학갤러들이 이해 안 될 거야. 근데 우리도임.ㅋㅋ
그런 논리체계를 갖고 사유를 전개하는 것은 자유지만, 참고로 무모순율이 성립하지 않는 논리체계에서는 그 어떤것도 참이 될 수 있어(폭발원리).
정리하자면, 신촌우왕의 수학 이론(논의대상x)은 그의 논리 전개를 보건대 무모순율이 성립하지 않는 논리체계의 영역에 있다고 봐야하고(위 진술같은 주장이 한두개가 아님.), 무모순율이 성립하지 않는 논리체계의 명제는 그 어떤 것도 사실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어.
신촌우왕의 등호 사용 이론에 대해 다만 우리는 그것이 표현되는 형식 때문에, 그리고 그 이론이 존재하는 논리체계에 대해 납득하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어. 그래서 등호 사용에 대한 그의 이론의 실질적 내용과 관계없이, 우리는 그의 주장에 대해 틀렸다고 말하기보다는 공허하다(본인이 그렇게 본다는데 어떡해)고 말하는 것이 적확하겠다는 얘기야.
신촌우왕님,
논의와 별개로 자신의 지적 통찰의 수준이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확신을 지속적으로 내비치는 태도는....
굉장히 멋있습니다!
디시니까 그러려니 해야죠
하루 동안 괜히 어그로 끌어(끌려)서 미안하다 수학갤 화이팅!
신촌우왕님도 화이팅 하세여
굿
님의 잘못이 있다면 어그로가 끌린 것 뿐...
다른건 몰라도 그 사람 글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수박 겉핥기만 했을 뿐"라는 얘기는 정말 기가 차더군요. 뭐 진리라는 게 워낙 성취되기 어려운 것이어서 그 관점에서는 비트겐슈타인 같은 천재도 수박 겉핥기만 하다가 간 사람일 수 있겠죠. 근데 적어도 비트겐슈타인은 호박보고 이건 수박이다 이건 수박임 내가 수박으로 볼거임 이러진 않았어요
저게 왜 형식적으로 무모순율에 해당한다는거지?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을 해야지. 동일성을 전제로 '표현'했으니까 표현 과정에서 비동일성이 추가된걸수도 있지? 명가명비상명 몰라?
이건 걍 너가 오독한거네 ㅇㅇ 동일성이라는 가정을 P라고 하고 표현이라는 행위를 Q라고 하면 Q가 P라는 변수를 받아서 Q(P)->(~P)라는거지. (P and Q) -> ~P인게 아니고. 표현이라는 행위를 한 시점에서 전후에 성립하는 명제가 달라질텐데 두 상태가 진릿값을 공유한다고 전제하면 어떡함?
표현과정에 비동일성이 추가? 그게 글의 주제인 자의적 표현에 따른 왜곡이죠. 동일성을 '전제'로 표현한다는 것은, 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P에 대해 'P→'가 성립하는, 즉 P 필요조건이라는 것이고 Q라는 것을 자의적 함수로 보고 지정할 수 있다? 글쎄요
책상을 보고 의자라고 지정한 사람이 책상을 보고 의자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내가 저건 책상이야"라고 말하면 의도를 파악 못한 오독? 그런 표현의 왜곡에 대한 지적의 이 글의 요지인 것인데요
P가 premise이면, 그리고 Q가 'P가 premise임'을 반영한 '올바른 표현'이라면 Q(P)라는 표현의 범위는 당연히 P집합과 같거나 내부에 있어야 하므로 Q(P)→~P는 형식적으로 틀렸습니다
P인줄 알고 Q라는 목적의 행위를 했는데 하고보니 P가 아님. 이게 오류임?
'P인 줄 알고'가 중요한게 아니고 '행위를 하고보니 P가 아님'이 중요한 거죠. 그렇다는 말은 그 표현이 애초에 P를 전제로 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해당문장에서는 'P→'를 명기했죠. 그리고 형식적 오류라고 하면, 드러난 언어의 관계 및 포함과 관련된 오류이고, 표현한 사람의 생각에 대한 건 고려사항이 아닙니다
앞에 세문장은 좁혀지지 않을 의견차이로 보이니까 걍 이쯤으로 끝내겠는데, 마지막 문장은 왜넣음? 어처구니가 없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