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썼던 잡설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https://gall.dcinside.com/mathlogic/19071

물론 대학입시와 과거제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대응이 되진 않지
지금 대학입시는 메디컬이나 명문대를 입학했다고 해서 인생역전이라 보긴 힘들지만(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는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좀더 높긴 하겠지) 과거는 합격하면 그것만으로도 인생역전 급이었으니..

내가 생각하는 둘의 핵심 공통점은 '현재 세상의 요구와 맞지 않아 사라질 과거의 제도, 방식'이라는 것


과거제는 1894년 갑오개혁 이후 없어졌음
과거제는 조선시대까지는 인재등용을 위한 분명 획기적인 방법이었지만(과거제가 왜 생겼는지 배경을 보면 알수있지) 구한말 급격히 변하는 세상하고는 맞지 않는 방식이었지

우리나라에 세워진 근대학교(배재학당, 이화학당, 언더우드학당 등)들은 1880년대 즈음에 세워짐
이때 여기에서 공부한, 공부하고자 했던 사람들은 크게 2종류라고 봄

1. 이게 앞으로 필요하다 라고 생각한 사람
2. 현재의 체제(그때까지는 과거제)에서 승리하기 어려웠던 사람

지금은 결론을 아니까 그때 과거 준비를 할게 아니라 이런 신식학교를 가서 공부하는 것이 정답인걸 알지만, 그 당시 사람들(지식인 계층 기준)로서는 고민이 많았을 것임
과거공부를 열심히 해서 아직까지는(격동의 시기였으니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은 컸겠지만) 보장된 미래가 있는 대한제국의 관리가 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이런 신식지식을 배우는 것이 더 내 인생에 도움이 될지..

실제로 이런 상황에서도 그당시의 지식인들중에 과거를 준비하고 본 사람이 많았음
가령 이승만도 마지막 과거시험 응시를 했었지

근데 어느순간 갑오개혁으로 확 무너져 버렸지 (물론 그 전에도 어느정도 조짐은 보였겠지만)
그리고 과거준비를 위해 필요했던 수많은 공부들(옛날 과거시험 범위를 보면 흠좀무하지)이 아예 의미가 없진 않겠지만(최소한 시험범위의 책들에서 배울수 있는 여러가지 지혜들 이런거가 있긴하니까) 들여야 하는 시간, 노력에 비해선 의미가 거의 없었지

난 지금의 대학입시 제도, 그리고 좀더 넓게는 초중고 및 대학에서 배우는 내용들도 사실상 이렇다고 봄
현재까지는 제도가 공고해 보이고 실제로도 이에 따르지 않으면 아직은 여러가지 불이익이 있는 상태이지만(ex. 대부분의 '선호되는' 취업시장에선 대졸은 기본으로 요구하지) 제도가 오래되면서 누적되는 문제도 많이 생기고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제도가 의미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 상태지


솔직히 내가 학교다닐 때(내가 고3때는 2013년)는 '그냥 일단 좋은대학 가고 보자'란 분위기가 팽배했음

선생들이 대놓고 공부 열심히 하면 아내 얼굴이 바뀐다 이런얘기도 하고 다녔고..

당시 우리학교에 롤 챌린저~그마 왔다갔다하는(당시 챌린저는 50등안에 들어야 했던것으로 기억) 애가 있었는데 걔가 공부는 그닥이었음(한 4~5등급)

근데 부모님은 걍 대학이나 가라 이랬고 걔도 프로게이머 하고 싶기는 한데 그래도 걍 대학가긴 가야지 이런식이었음

지금 학생이라면 아마 다른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지금도 그런 분위기가 여전히 있긴 하지만 확실히 맹목적인 정도는 이전보다 약해진게 느껴짐



그렇다고 지금 이 체제는 어차피 무너질 거니까 대학을 갈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고, 학벌 높일 필요도 없다 역시 아님

하지만 점점 대학에서 배우는 것만 가지고는 사회에서의 요구치에 도달하기는 부족하거나 핀트가 맞지 않아서(마치 지금 입시준비를 하면서 훈련한 것들이 대학 이후에 대부분 필요성이 없듯이) 어차피 따로 준비해야 하는게 많고(ex. 컴공이 대표적이지), 거기에다가 취업시장에서 학벌 가치는 점점 떨어져가는건 팩트

이는 블라인드 채용이 늘은 것도 어느정도 원인이 되긴 하겠지만 무엇보다 공채가 사라져가는 탓이 가장 큼


공채라는거 자체가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성실성 등 능력들이 어느정도 보장되어 보이는' 사람들을 뽑아서(=이걸 가장 쉽게 판별하는 방법이 학벌이었으니 학벌이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이지) 본인들이 회사에 필요한일을 할수있게 교육해서 쓰겠다는건데 이는 필연적으로 인건비, 교육비가 많이 발생함

그래도 예전에 그렇게 했던 이유는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서 기업도 계속 성장하고 있으니 대규모 인력 충원이 지속될 필요가 있었고, 그당시 주력산업이 고급인력 몇명이 필요한게 아니라 적당한 인력 다수가 필요한 구조였으니

그러나 사회가 변하면서 현재는 '이미 검증된',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할때 수시채용하는 것이 그 개인한테는 돈이 신규뽑을때보단 더 들더라도 전체적인 효율성은 더 높게 되니 공채를 줄이거나 없애는 것

아직 남아있는 연공서열이나 노동경직성도 이렇게 된 이유가 될수있긴 하지


그런 상황이니 메디컬처럼 학교만 다니면 독점권한인 면허를 주고(=취업률이 높고 월급도 보통 높고)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실무와 연관성이 높은 직업학교식 교육을 해주는데가 인기가 높아지게 되었고 이들이 n수가 늘어나는 주 원인이 되었지

이런 적체 및 심화된 경쟁 때문에 메디컬을 굳이 갈 생각이 없는 사람들까지 영향을 받게 되는 상황인 것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초중고부터 교육의 방향성이 근본적으로 바뀌긴 해야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렇게 바뀔거 같진 않고,

본인 스스로가 중고등학교때도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야할거 같음 (나 자신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

지금까지는 그런고민은 좋은학교 가고나서 생각해도 늦지 않다, 그러니 괜히 헛생각하지말고 무지성 입시공부나 일단 해라 분위기였지만

더이상은 고3때까지 무지성 입시공부를 하는방향이 향후 인생의 기댓값이 가장 높은 시대가 아니게 될거니까

다만 우리나라 현실상 대부분의 경우는 고등학교까지는 내가 스스로 뭔가 찾아나서면서 자신의 관심사를 찾고 능력 개발을 해나가는게 쉽진 않긴 하고, 이 때문에 그냥 입시공부를 하는 것이 나은 상황이고 이게 되게 안타까운 상황..

물론 본인의 고민 결과가 난 면허주는 메디컬을 가는게 낫겠다 이러면 어쨌든 메디컬이 인기가 높은 상황이니 어쩔수없이 입시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지


여기 오는 대부분은 이미 성인일텐데 본인이 생각했을때 난 메디컬 가야겠다 이런게 아니라면 일반과 기준으론 학벌 올리려고 너무 기를쓸 필요는 없다고 봄

특히 일부 약술형 신설한데 말고 기존 논술 있는 학교들 정도면 대부분의 경우 학벌 때문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본다

중간중간 보다보면 인서울 하위권 다니고 있는데 그 이상 올리려고 하는애들이 꽤 보이는데 지금의 내 입장에선 그 학교가 너무 병신같은게 아니라면 추가적인 입시는 더 하지 않는 것이 좋음

물론 남자들 입장에선 군대는 어차피 갔다와야 하는거다보니 초기(2학년 이전)에 군대를 가고 본인이 학교 잠시 다니면서 인프라, 수업수준 등 여러가지 현실적인 면을 따져봤을때 이 학교는 아니다 싶은 정도라면, 그김에 군수를 통해서 학교를 옮기는건 크게 나쁘진 않은 선택이라는 생각은 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