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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아들은 수능대박쳐서. 서연고는 갈거같다.
자기 아들은 군대 올해 전역한다.
자기 아들은 벌써 공무원 합격했다.
자기 아들 동생은 이제 수능본다.

부모님은 애써웃으며 전화를 받으시지만
내 안부를 혹여나 물어보진 않을까 노심초사 하시는게 보인다.
내 안부를 물어보면 얼버무리기 바쁘시다..

전화가 끝나고 부모님의 얼굴은 멍한 얼굴이 된다.
어떻게든 이 차가운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나는 사소한 질문이나 사회 이슈 이야기를 꺼낸다.

부모님은 억지로 웃으시며 내 이야기에 대답해주신다.
하지만 그 대답에는 뿌리가 없다.

일찍이 입시판을 뜨고 메디컬 학과에 입학하여
대학생활을 하는 형은,
작년부터 꼭 필요한 말을 제외하고는 아무말도 하지않는다.

예전에는 언제나 친구같고, 유머코드도 잘 맞아서
즐겁게 떠들던 형이었지만.
어느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그저 밥도 어쩌다 한번 같이 먹을때 말고는
얼굴도 못보는 사이가되었다.

친구들도 그저 인간관계 유지를 위해, 옛 정을 생각하여
주기적으로 만나주는 것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게됐다.

시시콜콜한 농담과 장난을 치며 놀던 친구들도
이제는 제각기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과 적응하여
사회의 일원이 되어가는게 보인다.

난 도대체 무엇을 한걸까
수능 공부를 한 3년동안 얻은것이라곤 새치, 비만, 안구건조증, 감정적인 성격 밖에 없다.

공군을 가려고 찾아보니
군대 가는 것 마저 쉽지않다.
이미 전부터 준비해놓은 친구들은
토익, ITQ자격증, 운전면허증, 한국사, 한국어, 봉사 등
자신의 스펙을 쌓아서 높은 점수로 입대를 한다.

하지만 수능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아무런 자격증도 따놓지 않은
나는, 군대에 들어가는것 조차도 쉽지않다.

모든게 뒤쳐졌다는 생각에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다.
내 존재 자체가 우리 가족에게 기생충, 암덩어리 그 자체인것같다.

그래도.. 염치없지만...
정말정말.. 마지막으로 정신을 차려보고싶다..
나도 친구들처럼 대학생활이라는게 하고싶고.
형 처럼 부모님께 부끄럽지않은 아들이 되고싶고
친구들에게 있어서도 쪽팔리지않은 친구가 되고싶다.

공군입대만 성공한다면.
다시한번 수리논술 및 수능을 봐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