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하학을 아주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논증 기하학 문제가 나오면 제대로 안 하고 포기하려고 했다. 분명히 문제를 쳐다보고는 있었지만, 무엇인가를 제대로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림도 제대로 안 그렸고, '논증 기하학 문제'들의 풀이법을 의식적으로 배우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여러분도 알다시피, 고등학교 때 이후로는 논증 기하학이 그리 강조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우리가 다루는 기하학은 '해석 기하학'이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와는 달리, 엄청난 계산(소위 '노가다')을 해서라도 문제를 풀면 장땡이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나는 논증 기하학을 거의 놓다시피 했다. 직선의 방정식이나 원의 방정식 문제를 풀 때는, 꼭 필요한 공식 몇 개 정도 외워 놓고 이것을 바탕으로 문제를 다 계산으로 해결했다. 그래서 원의 방정식 문제가 개인적으로는 매우 싫었다. 해석 기하학으로 때우면 문제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수학 I의 도형 부분도 마찬가지다; 도형 분석도 적당히 하면 된다. 그래서 원주각 좀 찾을 줄 알면, 대부분의 문제는 어렵지 않게 풀렸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미적분학 커리큘럼을 타면서, 논증 기하학에 관련된 지식의 필요성이 더 떨어졌다. 뭐든지 계산만 할 줄 알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이렇게 되었다: 첫 입시가 끝난 후까지도, 나는 여적지 기하 문제가 나오면 무조건 계산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학원 수업에서 수학 I 문제를 나가는데, 그때 '현타'가 아주 크게 오더라. 필요한 기하학적 성질을 다 이용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 있었음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3일 동안 논증 기하학을 풀기로 하였다.


이틀 동안은 '평면 기하의 아이디어'를, 나머지 하루 동안은 (주로 이차곡선에 관한 논증 기하학적인 증명으로 구성된) '기하학과 상상력'에 있는 문제를 읽고 풀었다. 예상대로 문제가 그렇게까지 잘 풀리지 않았다. 나는 기하학 문제가 나올 때 그림도 제대로 그려 보지 않은 사람이었으니까. 그래도 꾸역꾸역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서, 닮음 파트까지는 되는 대로 풀었다. 문제를 풀 때, 어떻게든 그림을 크게, 그리고 '적당히 정확하게' 풀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예전과는 달리) 풀이에 필요한 발상을 '의식적으로 느끼려고' 노력했다. 예전에는 기하학 문제를 '얻어걸리면' 풀었지만, 이제는 기본적인 skill을 옆에 정리해 놓고 이를 하나씩 그림 표시하려고 했다.


사흘 동안, 그리 거창한 짓을 한 것이 아니다. 기하학 문제 한 50개 정도 풀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이제는 예전과 달리 해석 기하학 문제와 수학 I의 도형 문제를 풀 때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가지고 풀 수 있다. 일단 그림을 그리는 것이 꽤 늘었고(그림이 문제 풀이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몰랐다.), 보통 문제를 빨리 풀기 위해 필요한 테크닉은 금방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수학(하)(現 공통수학 2)와 수학 I 문제를 다시 풀고(복습용) 그래프 문제를 풀 때도 논증 기하학의 skill이 조금 더 자연스럽게 써진다.


분명히, 논증 기하학은 쉽지 않다. 그리고 재능이 약간 필요하다. 또한, 고등학교 해석 기하학과는 결이 달라 뭔가 '수능에는 쓸모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중학교 때 이러한 기하학을 배우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사고가 머리에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완전히 없지는 않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논증 기하학을 조금씩은 할 계획이다. 삼 일 동안의 논증 기하학 문제 풀이는 '비상이 걸린 것 같아서' 하였지만, 이제 그 중요성이 내 눈에 보이니, 논증 기하학도 아주 소홀히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