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가 고3일때랑 상황이 너무 다름

그땐 AI는 먼나라 이야기였고(AI  관심이 본격화된건 2016년 알파고-이세돌 때부터라고 볼수 있지)

의외로 그때까지도 좋은대학 가면 어쨌든 괜찮을거야 분위기 팽배했음 (최소한 내 주변은, 수도권 일반고)


당시까지 그게 먹히던 이유는

1. 대기업 등에선 공채로 많이 뽑았는데 공채는 일단 학벌을 안보긴 힘듬, 스펙 역시 인턴쉽 이런게 아니면 기본적으로 시험중심이지

2. 당시 공무원/공기업 인기가 되게 높았는데 얘넨 철저한 필기시험중심이지

3. 그 외 우리가 알고있는 여러가지 요인들(인프라 등 교육환경, 여러가지 기회 잡는것이 유리한 것 등)


즉 명문대 나온 애들이 추후 괜찮은 직장 자리잡는데 전반적으로 유리했음

대학 자체로 인한 효과도 물론 있겠지만 그걸 떠나서 애초에 명문대 들어가는데 필요한 역량(사실상 시험 잘보는거)이 그 뒤의 취업과정에서도 대부분 필요한 역량이었거든

물론 나때도 정시는 많이 감소했던 상황이었지만 대신 논술 비중이 높고 내가 이전 글에서 썼듯 상위권대는 논술을 가장한 정시가 많았기에 전체적으론 필기시험 베이스 선발이 많았다고 볼 수 있음


하지만 이제는 이야기가 다르지

AI가 예상보다 너무 급격하게 발전하고 대부분의 일반적인 일자리들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단계까지 도달

당장 나만해도 일할때 AI 도움을 많이 받고있고.. 대체는 못해도 한 사람의 역량이 과거보다 높아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고

알다시피 미국의 경우 고용유연화가 있으니 필요없다 생각하면 그냥 잘라버리는데 문제는 그리고나서 신입을 뽑지 않고 있고 경력직 이직으로 필요한 사람들만 얻는방식으로 가고있음

우리나라는 정규직을 이렇게 대놓고 자를수는 없겠지만 신입 안뽑는건 이미 하고있지

AI가 이렇게 위협적이게 되기전에도 공채는 사실 평생직장 개념하고 같이 가는 것이다보니(그래서 일본, 한국과 같은 평생직장 개념이 강한/강했던 나라가 공채 개념이 강한거지) 현재와 같은 상황에는 맞지 않아서 점점 공채가 실종돼가는 현상은 보이고 있었지만 이젠 대놓고 가속화중인 상황

그와중에 기존에 워낙 규모가 크다보니 인력을 많이 뽑아야해서 공채를 유지했던 인기있는 대기업들 중 일부는 이제 계약학과 통해서 인력수급을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https://blog.naver.com/haoori/223890268900

이걸보면 삼전만 계약학과가 520명이고 이중에서 반도체관련이 410명이나 됨

이들은 과거에 생긴 성대와 2021학년도부터 생긴 연대를 제외하고 다 2023~2024에 생겼고 따라서 아직 졸업생이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았고 연대도 사실 이제 첫 졸업생 나올때지(찾아보니까 몇명 졸업했는지는 안나옴)

그런데 남자들은 대부분 이때 졸업 못할테고 공대특성상 남자비율이 높을테니 제대로 인력이 나오는건 적어도 2년뒤부터, 본격적인건 4년뒤부터(2029~2030 정도)임

그때 삼전에서 공채(특히 반도체쪽)가 얼마나 줄어들지 보면 되겠지

물론 계약학과는 정원외고 언제든지 기업 상황에 따라 없앨수 있는거지만 아직까진 안없애고 있으니..



조만간 출신학교를 포함한 각종 스펙 여부와 무관하게 그냥 취업 자체가 거의 안되는 그런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음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기업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역량을 가진 사람이 그때그때 필요할 뿐인데 그건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스펙이 보장해주지도 않고 명문대에서 공부한다고 생기는 것 역시 아니니까


그래서 내 생각에는 지금이라도 빨리 일단 대학에 가든, 말든간에(우선은 대학에 가는건 아직까진 맞다고 봄, 안갔을 경우 제한되는 선택지 등이 크기 때문) 빨리 입학 후 졸업을 하는 것이 중요함

예전에야 n수를 통해서 학교를 올리는게 결과적으로는 미래에 도움이 될거라는 희망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n수해서 올려봤자 별로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높음


그래서 전문직 이야기를 하지만 글쎄..

전문직이 몸값이 비싼만큼 저런 기술기업들이 더 대체하려고 용을 쓸거고 위와 똑같은 논리로(기존의 숙련된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더 나음) 후발주자들의 고용은 감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

물론 상당수의 전문직은 고용 시 대체로 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이므로 뽑는 곳(병원 등)에서 앞으로 못 짜를걸 대비해서 안뽑는거까지 하진 않지만 필요없어지면 잘리기 쉽다는 소리라서 오히려 더 안좋지

또 개원(자영업)을 할수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지만 후발주자의 개원은 지속적으로 더 힘들어지고 있어서 이 역시 의미가 감소하고 있고

다만 학사 졸업과 같이 면허증이 하나 덤으로 더 오는 셈이니까 일반학과보다 나쁠것은 전혀 없는 것은 사실이고 이 때문에 앞으로도 높은 입결은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면허증만의 가치'는 상당히 감소한다고 볼 수 있음



지금 당장 수험생이라면 일단 성적을 최대한 올려서 선택지 자체를 늘리는 것에 집중해야겠지만

결과가 나오고 나서는 진짜 내가 졸업하기 전까지 잘못하면 없어질 학교, 인프라가 너무 후져서 내가 열심히 하는걸 발목잡을만한 곳이 아니라면 가도 괜찮다고 생각함

중요한 것은 본인에 대한 메타인지(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거나 잘하고, 약하거나 싫어하고, 관심있고, ... 에 대한 인지)와 내가 그때그때 필요한 것을 자발적으로 탐색해서 배울 수 있는 학습능력이라고 생각함

이제 명문대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는 과정에서 내가 취업에 필요한 역량이 자동생성되는게 아니니까 내가 스스로 방향을 잡아가면서 배워가는게 답이고 대학은 학사자격 및 내가 배워가는 과정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에 불과한 거니까

 

사실 이런 것들을 지금 상황에서는 대학 입학후가 아니라 적어도 중학생부터는 해야한다고 보지만 우리나라처럼 기형적인 시험이랑 입시구조 하에서는 평범한 사람이 진로탐색에 관심 쏟다가는 시험점수가 안나올수 있으니 현실성이 떨어지고

대신 이 대학이 내 맘에 안든다고 n수를 할게아니라 대학을 제때 빨리 입학하는게 중요하고, 입학하고 나서부터는 본인한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얻어갈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을 하는 연습을 해야함


특히 입시라는 것이 내가 투자하는대로 나온다는 보장이 없고(또 상위권으로 갈수록 더 그런 편이고) 분명히 재능을 타는 것이기 때문에(그리고 그 재능의 상당 부분은 이제 나중에 필요한 것과도 솔직히 별로 상관없다고 보임)

내가 최대한 열심히 해본뒤라면 빨리 적절한 stop을 하는 것이 필요한 것도 큰 이유


결론은 현 시점에선 본인이 할 수 있는 최대한도로 열심히 하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