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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가 흘린 눈물을 닦아내는 강철

- 진범의 습격을 당하고 쓰러졌다 깨어난 후에 자신이 흘리던 눈물과

닮아 있는 그 눈물에 생각이 많아지는 강철. 분명 처음 겪는 일임에도

연주와 함께 하면 이유를 알 수 없는 익숙함이 느껴진다.

무엇인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떨쳐지지 않아 혼란스러워한다. ]




# STORY

내 안의 그녀에 대한 감정들이 점점 변해가고 있다는 걸 깨달아.

이전까지는 단지 그녀의 의도를 알 수 없는 행동들과 모습들에게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었다면 이제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내 사람으로

확인하고 알고 싶어져. 맥락 없는 입맞춤보다 그녀의 눈물에 더 신경이

쓰이는 이유 역시 달라진 시작점으로 인한 변화일거야.

나를 바라볼 때마다 나와 함께 할 때마다 감출 수 없이 비쳐보이던

고통스러운 아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그 눈물들이 너무나도 깊게 다가와.




[ 탐문하는 경찰의 소리에 긴장하는 강철

- 다량의 출혈로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도 탐문수사를 하고 있는 경찰의

목소리에 흔적을 감추기 위해 애쓰는 강철. 그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경찰에 잡힌다면 모든 게 끝이 될 것을 알기에 필사적으로 버텨보려

하지만 긴장감과 두려움에 온 몸이 떨려온다. ]



[ 곁에 있어줄 수 없는 강철을 위해 그의 흔적을 지워가는 연주

- 무사히 현실세계로 돌아온 연주는 움직일 수 없는 강철을 위해 현실세계에서

그를 지켜나간다. 그가 머물러 있는 공간을 지워내고 자신과 강철의 흔적을

아무도 알아낼 수 없게 핏자국과 CCTV를 없애버리고 검문을 피할 수 있게

차량의 도색을 바꾸고 번호판도 바꿔버리는 연주. ]

- 뭐야 213호가 없네.

- 뭐가 잘못 기재됐나. 2층 확인했습니다.




# STORY





- 선생님_ 저 아니에요. 저 아니에요 선생님.

[ 갑자기 울리기 시작하는 시계 알람소리와 함께 등장한 의료기구들 ]


- 오연주씨. 당신이야? 대답 좀 해요. 어디 있어?


[ 의료기구들 사이로 보이는 종이 한 장을 힘겹게 꺼내 읽는 강철 ]


[ 정신 차리고 일어나요. 난 지금 갈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스스로 치료해야 해요. 제발 일어나요. ]



# STORY





[ 한 번도 본적 없는 자신의 모습. 한없이 물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는

숨 막히는 환상속의 두려움으로 깨어나는 강철.

- 꿈으로 되돌린 현재의 시간 속에도 잔상으로 남아 있던 몸의 기억들이

현실로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하는 두 번째 부활 ]


[ 항생제가 없어서 아까 주사를 못 놨어요. 항생제부터 찾아요.

그건 정맥주사로 놔야 되요. 내 말대로 따라 해요.

아까 봤을 때 총알이 깊이 박혀 있었어요. 아파도 직접 빼내야 되요.

봉합까지 하면 다 된 거예요. 수고했어요. ]



[ 녹음된 음성파일을 반복해서 듣다가 분노하는 강철

- 전혀 기억에 없는 자신과 부모님의 목소리. 말도 안 되는 이 음성파일

에서부터 시작된 선생님의 죽음, 누명, 도주 잔인한 현실. 강인했던

강철의 가장 근본부터 뒤흔드는 결정적인 계기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진범의 잔인한 도발에 흔들리고 있는 강철. ]


[ 문을 닫고 나가려는 순간 사라지는 문.

- 뒤돌아서서 다시 그 공간을 확인해보지만 벽으로 바뀌어버린 공간.

자신의 차가 보이지 않아서 무선 키로 확인하는 강철.

- 반응하는 것은 눈앞에 있는 달라진 번호판을 가진 도색이 바뀐 차량. ]




- 너 진짜 미쳤구나.



[ 은신처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갑자기 사라지기 시작하는 오른 팔.

- 뉴스에서는 온통 도주 중인 자신에 대한 이야기뿐이고 세상의 모두가

아니 자신조차 믿을 수도 해명할 수도 없는 현실에 지쳐갈 때 쯤 나타난

또 하나의 현상. 자신의 몸이 점점 투명해지다가 그림이 되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모습으로 돌아오는 걸 보게 되는 강철.

점점 희미해져가는 주인공 강철의 존재. ]


# STORY




- 오연주씨. 오랜만이네요. 타요.


- 어떻게 지냈어요? 반갑네. 오랜만에 아는 사람 만나서.

무슨 말 좀 해봐요. 난 간만에 대화상대 생겨서 설레는데.

- 죽은 줄_ 알았어요.


- 설마요. 오연주씨가 그렇게 친절하게 치료법을 다 설명해 놨는데.

오연주씨 가고 난 뒤에 여기저기 전전했죠. 여기가 다섯 번째인가.




[ 또 다시 사라지기 시작하는 왼팔

- 이제는 익숙한 일상이 된 듯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자신의 상황을

지켜보는 강철. 한 달의 시간동안 많은 것이 달라져 버린 강철. ]

[ 팔을 바꿔서 연주의 시야에서 숨겨보는 강철

- 다만 걱정이 되는 건 시간이 멈춰있는 듯 한 그녀뿐. 그녀만이 이 모든

상황에서 날 이끌어 줄 유일한 존재인 것을 알기에 그녀가 사라지거나

두려움에 내게서 벗어나려 한다면 정말 모든 게 끝일 수도 있기에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이 상황들을 버텨내려는 강철. ]



- 근데 왜 이제 나타났어요? 금방 돌아올 것처럼 그러더니.

알아보고 해결책 찾아보겠다고 하지 않았었나.

난 그래서 금방 올 줄 알았죠.


- 사정이 있었어요.


- 무슨 사정?


[ 투명하게 변해가던 팔이 원래대로 돌아오자 다시 한 번 확인을 하고

아무렇지 않게 운전대를 제대로 잡아보는 강철. ]



- 표정 보니까 해결책을 아직 못 찾았나 보죠?

역시 위로삼아 한 말이었구나. 난 또 혹시나 기대했죠.

이 여자가 뭔가 있나. 왜 모두가 내가 진범이라는데 누명을 썼다고

확신할까. 혹시 국정원 직원인가? 아님 진범을 알고 있나?

혹시 진범의 지인? 진범의 딸?!

해결책도 없으면서 왜 날 찾았어요?


- 걱정이 돼서요. 그때 놔두고 간 게 마음에 걸려서.


- 남편은 아직 안 돌아왔고요? 남편한테 맺힌 욕정을 나한테 푼 거예요?

입 맞추고 사라지고. 내가 남편하고 닮아서?


- 욕정이라니_ 무슨 말이 그래요?


- 저녁 안 먹었죠? 장보고 들어가죠. 뭐 사다놓은 게 없어서.

또 갈데없는 거잖아요. 돈도 없고 갈 데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그래서 수배범한테라도 빌붙어야 되는 거_ 아니에요?


- 맞아요.


- 돈은 없지만 그래도 내가 책임져야죠. 내 생명의 은인인데.





# STORY




- 입을 옷도 없죠? 옷도 좀 사줘야겠네.


- 괜찮아요.


- 아니 사줘야 돼요. 사주고 싶어요. 여기선 이런 게 편한 거 아닌가?

적당히 촌스럽고 좋네. 골라 봐요. 이 중에 뭐가 좋은가.

좀 쪽팔리긴 한데. 좋은 건 못 사줘요. 내가 분명히 돈이 많긴 한데.

지금은 현금 줄이 막혀서. 음_ 이거 어때요?


- _뭐.

- 5000원이네. 값도 딱 좋다. 둘 다 거지 신세니까. 좀 아껴 쓰자고요.

그래도 마음으로는 300만 원짜리 원피스라도 사주고 싶은 거_ 알아줘요.

난 얼굴보이기 그래서. 계산하고 와요.


[ 잠시 강철이 눈앞에서 사라진 사이 불안해지는 연주

-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연주 뒤로 물러나는 강철.

그가 사라진 곳으로 가보지만 강철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걱정이 된다.

그런 그녀를 돌려 세우는 강철. 왠지 모르게 가볍게 느껴지는

낯선 그의 행동들의 의도를 알 수 없어 연주는 계속 불안하기만 하다. ]


- 너무 더워서. 하나씩 까먹고 가죠. 거스름돈? 한 푼이 아쉬워서요. 갑시다.

- 맛있네. 그건 어때요?

- 바닐라 맛?!


- 한 입만요. 별루다. 내 게 더 맛있네. 먹어봐요. 내 게 더 맛있죠?


- 아까부터 왜 그래요? 진짜_


- 뭐가요?

- 그 쪽 수배범이잖아요. 한 달째 쫓기고 있다고요.

그리고 내가 누군지 알아요? 내 정체도 모르면서 덜컥 같이 지내자고

옷 사주고 누명 벗을 생각은 안하고 아이스크림이나 까먹고.

무슨 생각이에요 지금? 계속 이렇게 지낼 거 에요? 아무것도 안하고?


- 너무 맥락 없는 일을 계속 당하면 사람이 돌거든. 미쳤다고 보면 되요.

난 지금 아무 생각이 없어요. 한 달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해 봤는데

아무 해결책도 없던데요. 지금은 딱 두 가지 선택이 남았어요.

버티다 체포당한다. 아니면 자수한다. 그 다음부터는 법정싸움.

그래봤자 평생 감옥에서 썩을 테고. 정해진 운명처럼 가고 있어요.

아무리 노력하고 애를 써 봐도 계속 같은 결론.

내 인생은 새드엔딩으로 정해져 있나보죠. 그럼 우리 이제

쇼핑하고 아이스크림 먹고_ 2개 한 거죠? 이제 장보러 갑시다.

- 과자도 좀 살까요? 이거 먹어봤어요? 이것도 사요.

같이 먹을 사람 생기니까 식욕이 막 돋네. 이상하게. 수박도 살까요?



# STORY




- 스파게티 해줄게요. 크림 스파게티 좋아해요?


- 요리 못 하잖아요.


- 누가 그래요? 내가 요리 못한다고.

맞아요. 못하는데 인터넷보고 공부했어요.

여기선 딱히 할 일도 없고 언젠가 오연주씨 나타나면 해주려고.


- 네?


- 씻고 와요. 화장실은 저쪽.

네 개 한 건가 이제. 두개만 더 하면 오늘 숙제 다 하네.


[ 책에 인덱스를 붙이면서 하고 싶은 달달한 것들 체크하는 연주

- 시장에서부터 문득문득 느꼈던 가시감에 지난 기억을 떠올리는 연주

새로 깨어난 그는 절대 알 수 있을 리 없는 사라진 강철과의 기억.

그동안 그와 나누었던 대화중에 혹시나 이전 그와 관련된 단어들을

말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지만 지금 그가 하는 말들은

그녀가 전한 적 없는 이전 그와의 단 둘 만의 추억과 기억. ]




- 베이컨 많이 넣는 게 좋아요?


- 좀 전에 뭐라고 그랬어요?


- 뭐가요?


- 좀 전에 숙제 뭐라고 했잖아요. / - 아. 숙제.


- 그게 무슨 말이에요?


- 달달한 거 하루에 10개씩 해주는 숙제.

근데 남편이 4개밖에 안 해주고 없어졌다면서요.

그래서 내가 남편 대신 해주려고 한 건데. 목숨 빚 갚으려고.

남편이 나하고 닮았다면서요. 그래서 나 쫓아다니는 거_ 아니에요?


-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난 숙제 그런 말 한 적 없는 것 같은데_


- 봤으니까.


- 어디서요? 어디서 그걸 봐요.


- 여기서. 이 만화 알죠? 표정 보니까 아주 잘 아는 것 같은데.

여기서 봤어요. 오연주씨 남편이 달달한 거 딱 4개 해주고 없어지는 거.

좀 치사한 놈이던데. 기껏 결혼해 놓고 여자한테 그래서야 되겠어요?



- 빠져나갈 구멍이 하나도 없다.

다 뒤져봐도 조작 증거가 하나도 없어. 철아 자수하자. 방법이 없어.


- 오연주는_ 알아봤어?


- 그 여자 한 일주일 흉부외과에서 얼쩡거린 거는 맞는데

정체는 아무도 모르더라고.

그리고 오연주를 한철호도 찾고 있다.

- 왜?


- 기회가 왔으니까 확실히 하려는 거겠지. 한바탕 뒤지고 간 모양이야.

소득은 없고 이거 하나 얻었다. 만화책인데 여기 오연주란 이름이

나온다고 해서 갖고 와 봤어. 나도 아직 자세히는 못 봤다.


- 이 만화 당신 건 줄 알았는데_ 아니에요?

오연주씨는 안 나타나고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없고.

그래서 내내 이 책만 팠죠. 보고 또 보고. 대사도 다 외웠어요. 이제.


- 처음엔 별 관심 없었는데_


- 스토리가 흥미진진하던데요.

강철이 불쌍하기도 하고 바보 같기도 하고 말이죠. 나처럼.

그래서 자수 안하고 버티고 있었어요. 오연주씨 만나려고.

당신을 만나면 다음 내용 물어보려고.

그걸 알기 전엔 도저히 감옥에 그냥 들어 갈 수가 없어서.


- 이 다음 회차도 혹시 봤어요?

이 다음에_ 강철과 오연주는 어떻게 되죠?

이렇게 돼서 강철은 영원히 오연주를 잊어버리나?


- 대답해줘요. 갑자기 없어졌다는 당신 남편이_ 나에요?




#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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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만 되면 되돌아오는 더구리인생.

오랫만에 꺼내서 작업하다가 더구리들에게 안 보여줬던 11화만 정리해서 다시 옴.

언제나 그렇지만 어마어마한 대사와 또 반전의 반전을 보여줬던 연출을 정리해서 쓰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스토리북이 되어가고 있는.




혹여나 생각나서 들른 더구리들에게 기분전환이라도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