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학교다니면서 맥날알바할때 사귄 첫 여친 이야기야

그때는 꾸미는거 좋아하고 맛있는거 좋아하는 평범한 20대 또래의 여자친구였거든

헤어지고나서 졸업하고 취직하고 지방으로 이사하고 정신없이 살았어

그러던 저번주에, 예전에 같이 일하던 매니저랑 만나서 저녁먹고 맥주한잔하면서 전여친 얘기도 나왔는데

제목 그대로 머리도 투블럭으로 밀고 화장도 아예 안하고 스스로 페미라고 외치고 다닌데

인스타 보여줬는데 딱 봐도 알거같아. 페미 맞아.

심장이 철렁 내려앉더라. 왜냐하면

내 전 여친은 엄청 똑부러지고 내가 너무 부족할만큼 엄청 대단한 사람 이었거든.. 왜 나같은 남자를 만나줄까 싶을정도로.

전여친 만나면서 엄청 배운게 많아. 사람을 대하는것도 말을 가려서 하는것도 자존감을 높이는법도 사람을 존중하는것도.. 말하자면 너무 많아

아무튼

왜 페미를 시작하게 된건지 알아보니까

나랑 이별한뒤에 남자친구를 2명정도 만났는데 하나같이 쓰레기였나봐

남들이 보는 겉모습은 자신을 챙겨주는 젠틀한 남자인척 행동했는데 사실 나랑 섹스하는거밖에 생각이없는 그런사람이었데 둘다.

그래서 남자를 만나는게 회의감이들고 내가 이럴게 몸종처럼 살아야되나 싶던찰나에 대학교 친구가 페미하라고 꼬드겼다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전여친은 한국에서 페미스트가 어떤 짓들을 벌여왔는지 알고 거들떠도 안볼 사람일텐데, 지금 하는 행동은 그게 아니니까.. 내가 너무 안타까워

사실 지금 전여친이 뭘 원하는지 알것도 같아. 어떤마음인지 어렴풋이 이해할수는 있어 한때 나도 같은미래와 같은생각을 공유했던 사이니까

그래서 적어도 나는 전여친에게 기운을 북돋아주기위해 노력해야하지 않나 라는 책임감이 들어.

내가 전여친에게 받은 도움과 손길을 너무도 잘 기억하고 있는데
과연 내가 지금의 전 여친을 무시하는게 인간의 도리일까?

예전에 나는 꿈도 목표도 없어서 누굴 챙겨줄 여력도 나 하나 챙기기도 힘들었지만
이제 어느정도 여유도 생기고 내가 받은 은혜를 갚을수 있는 능력은 된다고 생각하거든

물론 전 여친과의 재결합이 목표는 아니야.
다만 적어도 지금의 고통에서 벗어날수있게끔 내가 도와야하지 않겠냐는거지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해

다시 연락 해볼까 말까

아니 사실 지난 한주간 고민한끝에 연락해보기로 마음먹었지만

내가 생각치못한 변수를 너희는 알지도 모르잖아 그래서 물어보는거야  

내가 큰 실수를 저지르는 부분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