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하기 전 본가쪽에서 가맹매장 1년정도 크루로 일하고 퇴직금 받은 뒤 군대 다녀와서 복학하며 자취를 시작했다.

자취하면서 학교근처 서울 직영점에서 3년간 팀리더로 근무 후 이제 관두게 되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어 몇자 적어본다.


1. 맥도날드 일하는거 꽤나 재밌었다.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걸 좋아하는지라 되게 즐거웠다.

오프닝 미드 반나 나이트 다 들어갔었지만, 어느 시간대에 일하던 바쁘면 바쁜대로, 널널하면 널널한대로, 사람들과 부대끼며 일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겪는게 꽤나 즐거웠다. 그리고 어린나이에, 물론 지금도 어린나이지만 좁았던 내 세상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커지고, 식견이 넓어지는 경험이었다.

다양한 사람이라고 함은 좋은 사람들과 또라이같은사람 모두 다 겪었다는 것이지....


2. 사람들 간의 싸움은 정말 사소한 말하나로 시작한다.

내가 싸우건, 남들이 싸우건 정말 사소한 말꼬투리 하나로 시작한다.

대부분 제일 많이 나오는 얘기 중 하나는 출근하면서 이전시간대 사람들 뭐했길래 아무것도 없냐~ 등의 말이었다.

사실 이런 대답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고정스케줄근무를 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았다. 왜냐하면 다른시간대를 겪어보지 못하지 이해를 잘 못하는 느낌.

오프닝 미드의 경우 인원이 조금 있다보니 자재를 채우거나 할일들을 하고 가고, 이제 다가올 다양한 매장평가들을 대비해 굉장히 높은 기준을 유지하며 매장에서 근무를 하지만,

반나 나이트 등의 시간대는 인원을 감축하고, 적은 인원으로 매장을 돌아가게 하다보니 대부분 soc를 어기거나 효율을 위해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이 시간대는 굉장히 들쭉날쭉한 세일즈를 가지고 있어서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매번 이걸 가지고 얘기하는 것 들으며 중립을 유지하기는 하지만, 어찌되었건 사람들 사이에 감정이 상할만한 이야기들은 사소한 말 한마디로 시작하는 것 같다. 그렇게 싸우고 짜증나서 퇴사하는 사람들도 여럿있는것 보면.....

이것 말고도 굉장히 사람들 예민하다 싶은 것들이 많았다. 일이 힘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말이 다들 툭툭 나가고, 또 그거대로 상처받고 싸우고 하는 것 같다.

일이 힘든만큼 말이라도 조금 더 예쁘게 배려하면서 나가면 더 좋을 것 같다. 물론 자기 혼자 꼬아듣는사람은 제외다.


3. 매장 분위기를 주도하는건 결국 매니저들인 것 같다.

직영점에서 팀리더를 하면서, 세개의 매장을 다녔다. 첫번째와 두번째 매장의 경우 첫 매장을 다니다가 매니저를 따라서 두번째 매장으로 트랜스퍼했던 경우고, 세번째 매장은 두번째 매장에서 퇴직금을 위해 퇴사한 뒤 놀다가 자취방 근처 매장으로 다시 입사한 경우였다. (첫번째, 두번째 매장은 자취방에서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가야했다.)

아무래도 매장마다 매니저와 크루, 팀리더가 다 다를텐데 결국 매장의 분위기를 만드는 건 매니저들인 것 같다. 매니저들의 마음가짐과 행동에 따라서 그 매장이 조금더 유쾌하고 즐거울 수 있는지, 짜증과 분노에 가득 찰 수 있는지가 판가름나는 것 같다. 그만큼 점장의 스탠스가 가장 중요하고.

실제로 매니저들이 크루와 팀리더를 생각하고 대하는 태도에 따라서, 크루와 팀리더가 매니저를 존중하는지에 대해서도 차이가 나고, 이에 따른 일에 능률과 성과(매출)이 달라지면서 매장 분위기가 굉장히 다들 차이가 난다. 일하면서 엄청 신기했던 부분. 회사를 다니게 되면 해당 팀 혹은 집단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 않을까 싶어 궁금하다.


4. 매니저들 불쌍하다

맥도날드 매니저가 굉장히 조금 안쓰러웠던 부분은, 워라밸이 없다. 매장에 애정을 쏟고 노력하면 그만큼 자신의 워라밸을 잃고, 자신의 워라밸을 잡고자 한다면 매장이 삐걱대기 일쑤다. 결국 매니저는 24시간 경계태세...

심지어 현재 매니저들의 유출이 심각하고, 점장도 부족하여 퇴사한 매니저들도 다시 받고, 점장 승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만큼 매니저들은 엄청난 수준의 스트레스를 감내하며 근무를 하고 있다. 그거밖에 할 수 있는게 없어서 매니저하는거 아니냐 등의 날선말들도 나올 걸 알고 있지만, 사실 이정도 수준의 체계적 근무에 매니저를 해봤다면 대부분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연봉대의 조금 더 널널한 매장관리 매니저 업무는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래서 퇴사율도 높은거고. 그치만 남아있는 이유 대부분은 사람들 때문이다. 매장에 애정이 있기 때문이고. 그러니 매니저들에게 조금만 더 친절하게 대해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인간같지도 않은 매니저들은 제외다.


5. 그치만 일하는 것 진짜 힘들긴 했다.

고정적인 업무자체를 수행하는 것은 맞긴 하겠지만, 음식을 다루는 일 + 고객을 응대하는 일 이다보니 굉장히 많은 변수들이 나온다. 이 변수들을 대처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정말 높은 수준의 위기처리능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음식을 제조하는 과정은 SOC라는 것을 통해 요구하는 정확한 기준치가 있으니 그렇다 쳐도(soc를 a to z모든 걸 읽고 교육을 받아봤다면 이런것도 이렇게 하라고 가르친다고? 할만큼 엄청 상세하다. 그대로 하면 딱히 업무가 말릴것도 없어질만한 수준. 그치만 그렇다는 것은 실무에 적용하기엔 무리인 상황도 있다는 것) 고객을 응대하는 것에서 생기는 많은 변수들은 참으로 처리하기 힘들다. 특히나 팀리더로 단독 시프트를 볼 때에는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서울권 좋은 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내가 왜 이런 취급을....이라는 생각이 늘 머리속을 맴돌곤 했다. 사람을 하대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이 시간대에, 이 매장에서 제일 높은 관리자가 되어있는 중압감. 모든 문제들을 처리해야한다는 압박. 굉장히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치만 나중가서는 즐겼던 것 같다. 내 시간대에 크루들에게 인센티브 주면서 근무했던 것도 좋았고 내가 이끄는 것도 잘 할 수 있구나 싶었다. 아 인센티브도 생각해보니 매니저들이 제공하라고 팍팍 밀어줬었다. 크루들이 일하면서 소소하게 되게 좋아했는데 이런것도 좀 매니저들의 생각덕분에 매장 분위기가 좋아졌던 느낌...?


6. 맥도날드 음식들은 왜 자꾸 끌릴까.

사실 맥도날드 이제 질리도록 먹어서 식사 잘 안하는 편인데, 하더라도 너겟이나 텐더정도. 근데 왜 퇴근만 하면 집에서 배달앱 키고 맥도날드를 보고있는지 모르겠다. 참으로 이상한 일. 그리고 남들이 맥도날드 얘기하면 팔불출처럼 떠들어대게된다. 나도 모르게 애사심이라는게 생긴건지. 웃기다.



어차피 취업 확정된 상황이라 다시 돌아올 일은 없을 것 같다.

저어어엉말 돈이 급해지면 투잡으로 일하려나 싶다. 그래도 내가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굉장히 오랜기간 몸담은 집단이어서 애정은 남아있는 것 같다.

새벽에 잠도 안오고 해서 대충 휘적휘적 적어봤으니 그냥 보고 웃고 넘겨주라 심각해지지말고.... 조목조목 이거는 아니다 하면서 따지지도말고...

그냥 내 개인적인 견해니까,,,,,

이번주가 마지막 근문데 매장에 크루랑 매니저 줄 선물이나 좀 챙겨가야겠다 다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