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그를 달에서 온 소년, 이라고 불렀다.

이유는 단순했다. 그의 피부가 달빛처럼 창백했기 때문이다.

달에서 온 소년은 외톨이가 되었다. 누구도 그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쓸쓸한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그런 그에게 유일하게 따뜻한 미소를 건네주는 소녀가 있었다.

소녀 역시 몹시 희고 투명한 피부색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가끔 생각에 잠긴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다. 그 모습이 소년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아름답게 비춰졌다.


어느 밤, 두 사람은 높이 떠오른 보름달이 밝게 비추는 거리를 함께 걸었다. 나란히 달을 올려다보고 있으니 꼭 고향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시간이 정지한 듯 했고, 소년은 소녀를, 소녀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저기가 우리의 고향이야, 소년이 말하자, 그럴지도 몰라, 하고 소녀가 말했다.


"하지만 우린 지금 이곳에 발을 디디고 있어."

"우린 어쩌다가 이리로 오게 된 걸까."

"어쩌면 모두가 처음에는 달에서 시작하는 건지도 몰라."

"하지만 때가 되면 지구로 오게 되는 거고."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할 일을 모두 마칠 때까지 머물러야 하는 거고."

"우리의 그 날은 같은 날이 될 수 있을까?"

"알 수 없어. 하지만 설령 아니라고 해도,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리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아 말했다.

"달에서."


잠시 달의 모습이 구름에 가린 사이, 두 사람은 서로를 꼬옥 끌어안았다. 다시 달이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에는 두 사람의 모습은 이미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