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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1년,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2세는 시칠리아 왕국에 살레르노 칙령을 반포했음






칙령은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되었음




첫째, 의약 분업, 의사는 약국을 소유할 수 없고, 약사와 금전적 이해관계를 가질 수 없음.



진단과 조제를 분리해 서로 감시하게 만든 것이었음





둘째, 국가 면허제. 의사가 되려면 살레르노 의과대학에서 공부하고 실습기간을 거친뒤 국가 시험을 통과한 뒤 왕실 관리 앞에서 선서해야 했음



약을 조제하는 사도 마찬가지로 별도 시험과 허가가 필요했음





셋째, 약값 통제와 정기 감찰임 국가가 임명한 관리가 약국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약값 상한선을 정해 폭리를 막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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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상 이유는 단순했음


의사와 약사가 짜고 환자를 착취하는 걸 막겠다는 것.


당시 의료 시장은 지역 길드 왕실 규정이 흩어져 있고 통일 기준이 약했음


그래서  공식 면허 체계가 약하다 보니, 수도사, 이발사, 민간치유사, 아랍 상인 등 다양한 주체가


치료나 약조제에 관여할 수 있었음


시칠리아는 특히 이슬람·비잔틴·노르만 문화가 뒤섞인 복잡한 곳이었고, 의료 시장은 더욱 혼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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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에 정치적 맥락이 숨겨져 있음


여기서 핵심은 면허제임 


의약 분업 자체는 합리적인 제도처럼 보임


그런데 왜 황제가 굳이 직접 이걸 법으로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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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누구든 의사·약사를 자칭할 수 있었지만


칙령 이후엔 왕의 허가 없이는 의료 행위 자체가 불법이 되었음


의약 분업은 "부패를 막으려면 국가 감독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만들어주는 명분이었던거지


분업이 목적이 아니라, 면허 발급권을 왕이 쥐는 것이 목적이었음 


면허를 통제한다는 건 곧 누가 의사가 될 수 있는지, 어떤 약이 합법인지,


약국이 어디에 설 수 있는지를 왕이 결정한다는 뜻임.


의료 시장 전체의 입장권 발급자가 된거지


교회, 도시, 길드, 개인 기술자들 사이에서 분산된 치유 권위를


세속 왕권이 다 끌어모아 왕권 밑에 둔거라 보는게 맞음



“누가 의사인가?”


“누가 합법적으로 약을 파는가?”


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주체가 왕이 된거지


물론 반발은 심했으나, 왕은 이를 밀어붙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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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이 구조가 지금도 그대로라는 거임...


현대에도 국가가 의사 면허를 발급하고, 약가를 통제하고,


의약 분업을 법으로 강제


한국도 2000년 의약 분업 사태 때 의사·약사·정부가 격렬히 충돌했고..


결국 역사는 돌고 도는 법인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