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사회로 나가보지 못한 대학생과 대학원생, 의대생과 전공의.

나이만 성인일 뿐 여전히 주변 환경은 고등학생 시절의 연장선이라고 봐야 함.

자유만 조금 늘어났을 뿐, 그들은 그냥 주어진 환경에서 배우고 시험보고 평가를 받기에만 익숙한 어린 학생들임.

수많은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지시, 더러운 정치질이 난무한 사회에서 가장으로써 책임을 다하기 위해 모든걸 감내하면서 하루하루 전쟁터로 나가야하는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성인의 운명임.

특수한 집단인 의사 세계는 조금 다를 수는 있어도, 더 이상 배움이 아닌 스스로 자신의 환경을 개척해 나가야하는 삶을 겪어 보지 않는 이상, 그 삶의 무게와 압박감은 절때 알 수 없음.

아직 이들의 인생에서는 큰 좌절이나 실패도 없었고, 마치 순탄한 포장도로만 달려온 것이라 할 수 있음. 물론 본인들이 느끼기에 대한민국의 입시 전쟁을 뚫고 이겨낸 것이 엄청나게 힘든 고난의 과정으로 느낄 수 있겠지만, 이건 앞으로의 인생에서 겪어야할 전투들과는 개념 자체가 다름. 앉아서 펜을 들고 머리로만 경쟁하는 것과, 일어나서 직접 뛰어다니면서 싸우는 것은 그 압박감이 다름.

서론이 길었는데, 결국 이들은 의대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이 가져올 파장을 온전히 이해하고 실제로 체감하기에는 아직 관련 실무 경험이 전무 하다는 것임.

이들에게 의료 개혁은 단순하게 그들의 미래를 망치는 악랄한 정책으로만 보여질거임.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 이들이 그 정책의 효과를 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한참 남았고, 그 동안 준비하고 대처할 시간들이 충분함.

오히려, 지금 시간이 필요한건 개원의들이며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 의료 개혁이 천천히 진행되길 바라며,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누워서 시간을 끌어주길 바랄 것임.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에게 집단행동은 인생 최대의 일탈 행위일 것임. 사회적 질타를 받게되는 행동들을 강요받아 행하는 것이 처음인 그들은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클 것임.

심지어 그들에겐 주변 동료, 선배, 교수 등 앞서나간 사람들이 곧 길을 알려주는 구원자이기 때문에, 단일대오를 벗어나는 것은 그 사회에서 외면받고 영원히 낙오되는 일이 되버림.

사실 이런 상황이면, 일반 성인들도 지금의 의대생과 전공의들처럼 행동할 수 밖에 없음. 인간은 그만큼 사회적 동물이기도 하면서 나약하기 때문에 각자가 소속된 집단은 그들에게는 정신적 지주임.

이런 상황에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정신적으로 버텨내려면 결국 자기합리화, 외면, 회피, 믿음이 필요하게 됨.

내가 하는 행위가 정당한 일이고, 그 행동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요소들은 외면하고, 사회적 질타를 회피하고, 결국엔 본인들이 옳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져야지만, 이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상황을 버텨낼 수가 있음.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기자신에게 최면을 걸면서, 자신이 보고 들은 것들만 보게되고, 그게 곧 진리라고 믿는 종교적 신념에 가까워진 상태가 된 것임.

이들에겐 연민이나 동정의 말도 전혀 와닿지 않을 것임. 아니, 더욱 철저히 배척할 것임. 이런 글을 이해하고 받아드린다는 것은 곧 본인들이 행하고 있는 집단행동이 사회적으로 혼란을 야기하는 일임을 인정하는 꼴이 되버리니까.


그들은 결국 본인들을 응원해주고 이해해주고 동조해주는 사람들만 옆에두고 정신적인 버팀목으로 활용할 수 밖에 없음. 의과대학 갤에서 반대추도 없이, 본인들의 입장과 조금이라도 다른글은 가차없이 분탕이라며 삭제하는 이유도 다 이 때문임.

그들은 아직 너무나 어리고 아직 상처받아 본 적 없는 여린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더욱 그들만의 집단속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음.

사이비 종교도 이런식으로 약하고 여린 마음을 파고들어 잘못된 신념을 심어주는 원리임. 남 들은 절때 이해못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포근한 쉘터로 느낄 수 밖에 없겠지. 누가 사이비라고 알면서도 들어가겠어. 아무튼 인간은 가스라이팅에 취약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나약한 존재임.

이런 관점에서 의대생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바라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긴함. 오히려 복귀한 인원들이 신기할 지경이지.

결국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건 의대생 전공의들이 아닌, 이미 사회에 나가있는 의사 선배들의 진심어린 손길이라고 봄.

정부가 아무리 의대생 전공의들을 설득해봤자, 그들이 믿고 있는 신념을 내부에서 바꿔주지 못하면 전혀 변하지 않을 것임.

게다가 법적 제제나 제적등으로 아무리 겁을 줘도, 대체가 어려운 필수 고급 인력인 그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을 것임.


정부와 기성세대 의사들이 타협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서로 손잡고 나아간다면,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총명하고 생기있는 눈빛으로 본인의 자리로 돌아와, 학업과 수련에 매진 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