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휴학하고 1년쉬다가 올해부터 다시 다니고있는 본2다. 글 쓰기에 앞서 나는 이번에 복귀하면서 앞으로 죽을때까지 의사집단에 무슨일이 생기든 단체활동에 동참 안하고 내 살길 살기로 다짐했음.

우리 집은 가난함. 아버지는 고위 공무원이시지만 어머니는 주부시고 어렸을때부터 조부모님 모시고 사느라 풍족한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 와중에 부모님은 나랑 누나년 의대까지 보내주셨으니 참 감사한 일이지.

처음엔 의대증원 사태 터지고 남들 따라 휴학하는게 당연한거라 생각했음. 근데 나랑 다른 동기들은 상황이 많이 다르더라. 걔네는 그 시간을 인생에 다시없을 휴식이라 생각하고 여행다니고 술마시고 즐기는데, 나는 뭘 하고싶어도 돈이 없으니까 할수가 없는거임. 

원래는 부모님이 자취방 월세정도는 지원을 해주셨는데, 휴학했으니까 알바해서 살라면서 지원도 끊김. 그렇다고 본가로 들어가자니 이미 누나랑 나까지 대학오면서 작은 집으로 이사해버려서 내가 잘 방도 없음. 또 학교가 지방인데 종종 갈 일이 있어서 자취방을 빼기는 힘들더라. 그래서 결국 원래 2개 하던 과외를 하나 더 구해서 3개 돌림. 근데 월150으로는 진짜 숨만 쉬는거 말고는 더 할수있는게 없더라.

과외를 하나 더 하자니 시간도 안맞고 안구해져서, 학교 도서관 근로알바도 해보고 빽다방 알바도 해봤다. 그러다보니까 이제 친구들이랑 가끔 밥먹고 술마시고 할 정도는 되는데, 그 이상 다른 취미생활이나 여행같은건 여전히 꿈도 못꾸겠더라.

솔직히 다른애들, 말이 대의를 위해서 싸운다지 그냥 누우면 끝인데, 나는 진짜 목숨걸고 싸우는건데 정말 그럴만한 명분이 있나 싶더라. 동기들 술자리 가면 나만 이런거 같아서 좆같으니까 안가게 되고. 

진짜 웃긴건, 우리 누나년은 영상의학과 사직전공의였다. 사직하고 모아놓은 돈으로 살다가, 작년 9월부터 미용병원 취직해서 월 1000씩 벌더라. 우리 동기들은 내가 힘들다하면 말한다 '근데 너희 누나 의사잖아?' 그게 뭔상관인지 모르겠다.

우리 누나년은 내가 용돈좀 달라해도 단 한푼도 준적이 없다. 돈맡겨놨냐 그런다. 나중에 갚는다해도 싫댄다 돈 없댄다. 그러면서 지는 샤넬백 쳐사고 유럽여행에 남친이랑 호캉스에 오마카세 쳐간다. 

너무 힘들어서 올 초에 나 복귀한다고 했을때 하는말이 미쳤냐고 평생 의사사회에서 고개 똑바로 못들고 다니고싶냐고 그러더라. 그러면서 니가 복귀하면 자기는 병신이라 이러고 있는거냔다. 씨x년이 ㅋㅋ 그렇게 말한년이 이번 6월에 복귀하셨더라.

솔직히 뭐, 전공의들한테 뭔가를 바란적은 한번도 없다. 말이 후배지 생판 남인데 뭘 바라겠냐. 근데 혈육이라는 년이 저모양인데, 앞으로 누굴 믿을수 있겠냐. 적어도 의사 사회에서는, 믿는 도끼에 발등찍히고 병신된다는건 이제 족보인데 이쯤되먼 각자도생 안하는게 호구 아닌가 싶다.

난 평생 의대 2000명을 증원하든 2만명을 증원하든 한의사한테 의사면허를 주든 뭘 하든 내 살길만 찾을거다. 지금도 나 사람취급 안하는 동기선후배들 알빠노 하고 학교 만족스럽게 잘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