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 미래의 의사를 꿈꾸는 고등학생의 입장에서

“환자가 있는데, 의사가 없습니다.”

최근 들어 의료 현장에서 자주 들려오는 말입니다. 응급실에 환자가 도착했지만 전공의가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지역 병원에서는 외과 의사가 부족해 수술을 중단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병원이 있는데 의사가 없어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이 현실은, 단순한 행정 문제나 의료계 내부의 갈등으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며, 우리 사회가 지금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문제의 첫걸음이 바로 의대 정원 확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며, 미래에 의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의료 기사나 통계 자료를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의사 수가 OECD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모습만 보면 의료 시스템이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시야를 넓히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지방과 농어촌, 의료 취약 지역은 이미 오래전부터 의사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특히 필수 진료과로 불리는 소아청소년과, 외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는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전공의 지원자가 없어 해당 과를 운영하지 못하는 병원이 계속 늘고 있고, 그 결과 국민들이 진료받을 수 있는 선택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수도권 밖으로 갈수록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산부인과가 없는 ‘의료 사각지대’도 존재합니다. 아이를 낳을 병원이 없고, 다쳐도 응급실이 없다는 건 단순한 불편이 아닌 생명권 침해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단순한 구조 조정이 아니라, 의료 인력 자체를 늘리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물론, 단순히 숫자만 늘린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도 많은 의사들이 대도시나 특정 과에 몰리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의대 정원 확대가 더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인재가 배출되어야 다양한 분야로 분산되고, 지역에도 배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깁니다. 의료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별도의 정책도 당연히 병행되어야 하겠지만, 그 기본 바탕은 ‘사람’입니다. 사람이 부족한데 시스템만 바꾸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만성 질환, 치매, 중증 응급상황 등이 지금보다 훨씬 많이 발생할 것입니다. 의료 수요가 커지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의료 인력 양성에 장기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의사 한 명을 길러내는 데는 최소 10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미래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문제를 미루면 미룰수록 그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돌아갑니다.

저는 지금은 고등학생이지만, 언젠가 직접 환자를 진료하고 생명을 살리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미래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지금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이 결코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방 병원에 의사가 없어 환자가 치료받지 못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내가 거기 있었다면 도왔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미래를 만들기 위해, 저는 의대 정원 확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사 수 확대는 단순히 직업인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곧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일입니다.

그 어떤 정책보다도 중요하고, 더 이상 미뤄져선 안 되는 과제입니다.

정부와 사회 모두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과감한 결정을 내리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