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Birthday?

作: 山崎浅吏


"안녕하십니까~"


사무소 뒷문으로 들어선 카나메의 눈에 난처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있는 하루토의 모습이 들어왔다.


"어라…… 나스 씨? 뭐 하세요?"


"무로타……"


하루토는 나지막이 한숨을 쉬곤 다시 테이블 위로 시선을 옮겼다.


카나메도 덩달아 그 시선을 좇으니,

거기엔 작은 데코레이션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오, 맛있어 보이는데요. 나스 씨 작품인가요?"


"아니, 내 게 아냐. 아마 카야노가 두고 간 모양이다만……"


"네? 유우나가?!"


유우나의 이름이 나오자 카나메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때 또다시 뒷문이 열리더니 후우타가 얼굴을 내밀었다.


"안녕하신교~! ……어라, 둘이서 뭐 하나?"


"카츠라. 마침 잘 왔다. 이 케이크는 학교에서 실습으로 만든 건가?"


"엉? 케이크?"


하루토의 손짓에 후우타가 가까이 다가와 테이블 위를 살폈다.


"아따~! 고놈 참 먹음직스럽구마. 누끼고?"


그 말을 듣고 카나메와 하루토는 서로 얼굴을 마주 봤다.


"후우타가 모르는 걸 보아하니, 학교에서 만든 건 아닌가 보네."


"그보다 무로타, 이걸 봐라."


하루토는 데코레이션 케이크 한가운데에

장식돼 있는 작고 흰 플레이트를 가리켰다.


"……'축하합니다'라고 쓰여 있네요."


"그래, 맞아. 앞에도 뭐라 쓰여 있는 듯한데

스크래치가 나는 바람에 읽을 수가 없어."


"혹시 누군가의 생일 케이크 아닐까요?"


"생일 케이크…… 그래, 그럴 가능성도 있겠군."


수긍의 표시로 하루토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야이, 안 묵나? 내 배고픈데 좀 묵자!"


"잠깐, 카츠라."


하루토는 테이블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두 눈을 반짝이는 후우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일부러 안 먹는 게 아니야.

먹어도 되는지 아닌지를 판별하고 있을 뿐."


"누구는 안 먹고 싶은 줄 아나. 마침 나도 출출하던 참이고,

유우나가 만든 케이크라면 더더욱 그냥 넘길 수는 없지……

그런데 오늘이 며칠이더라?"


"응? 어어…… 5월 14일로 아는디……"


"5월 14일…… 아쉽지만 내 생일은 아니군."


다소 실망한 얼굴로 눈을 내리깐

하루토 곁에서 카나메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아니고 후우타도 아니란 말이지. 그렇다면……"


"으아아아아아아아. 사, 사람 살려~~!!"


요란한 발소리와 함께 사무소로 뛰어 들어온 류노스케를 보고

카나메는 부랴사랴 케이크를 대피시켰다.


뒤이어 한 손에 부채를 쥔 니키치가 따라 들어왔다.


"거기 서~!! 밥팅 류~~~!!"


류노스케는 하루토의 등을 방패 삼아 숨으려고 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니키치의 부채에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아, 아야야!!"


"이번엔 또 뭔가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듯이 한숨을 쉬는

카나메를 보고 니키치는 얼굴을 찌푸렸다.


"이것 좀 봐!"


니키치가 카나메의 눈앞에 들이민 것은

그날그날의 메뉴를 적어 두는 녹색 칠판이었다.


"뭐 잘못됐나요? 겉보기에는 아무런 문제도……"


옆에서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그것을 들여다보던 하루토는

거기에 쓰여 있는 글자를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다.


"오늘의 추천 메뉴, 오너 특제 채 썬 생표고 곤약 도리아,

한정 돌체, 골뱅이 적초생강 판나코타……"


"우, 우웩……"


그 말을 들은 후우타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고,

카나메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이제 그만 포기하세요. 코마츠 씨 창작 메뉴 내면 아르코발레노 망한다고요."


"너, 너무해! 카나메 군마저……!

나는 오너인데! 이 가게에서 제일 높은 사람인데……!"


옆에서 류노스케가 눈물을 글썽거리거나 말거나,

니키치는 그저 묵묵히 글자를 지울 뿐이었다.


"나 참,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꼭 이렇다니까……"


그렇게 말하며 칠판을 박박 닦던

니키치의 시선이 문득 테이블 위에 멈췄다.


"어라…… 이게 뭐야, 케이크? 맛있겠네. 누가 만들었어?"


"아, 그거 말이죠. 유우나가 누구 생일이라고 만든 것 같은데……"


"뭐?! 유우나가 만든 케이크?!"


류노스케는 카나메의 설명을 들으면서 두 눈을 반짝였다.


"우와~ 맛있겠다~! 그런데 누구 걸까. 오늘은 5월 14일이지?"


"아하. 그럼 내 거네."


그러더니 니키치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케이크를 슬쩍 챙겼다.


"아, 잠깐만요. 선배! 선배 생일은 다음 주잖아요?!"


"하지만 이번 달이 생일인 사람은 나뿐인걸.

미안해서 어쩌나, 이런 선물을 다 준비해 주고……"


"잠깐만요, 사오토메 씨. 이 케이크, 확실히 '축하합니다'라고

쓰여 있긴 해도 뭘 축하하는 건지는 아직 모르잖습니까."


하루토도 어떻게든 유우나의 케이크를 사수하고자 한마디 거들었다.


"생일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축하하는……?"


먼 산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카나메 곁에서

별안간 후우타의 얼굴이 환해졌다.


"알았대이! 그럼 이건 분명 내 끼라!"


"왜? 너 무슨 축하받을 일이라도 있었어?"


"응! 오늘 학교 실습 시간에 처음으로 하나도 안 망가뜨렸대이!"


"……미안한데, 그게 어딜 봐서 축하받을 일이야."


"엉? 그렇지만 유우나도 지 일처럼 기뻐해 줬다 아이가……"


눈물로 호소하는 후우타를 둘러싸고 넷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 광경을 본 후우타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아무튼 본인한테 직접 묻는 수밖에…… 아, 아아아아!!"


일단 그 자리를 수습하려던 니키치가 대뜸 케이크에

포크부터 들이미는 류노스케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


"지금 누구 거냐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야.

빨리 안 먹으면 크림이 눅눅해진다고. 그런고로, 잘 먹겠~…… 으억?!"


그러나 케이크를 떠서 입으로 옮기려던

류노스케의 손은 이내 하루토에 의해 제지당했다.


그리고 하루토는 그 케이크를 그대로 자기 입에 갖다 넣었다.


"자, 잠깐. 하루토 군……?!"


"우물우물……"


"아아~~~! 나스 씨, 치사해요!"


"……맛있군. 실력이 제법 늘었어."


"큭…… 이렇게 된 이상 나도……!"


먼저 먹는 놈이 임자라고, 카나메는 하루토에게 붙잡혀 있는

류노스케의 손에서 포크를 낚아채 재빨리 자기 몫을 확보했다.


"그럼 나도."


니키치는 약삭빠르게 품에서 개인용 젓가락을 꺼내 케이크를 집어 먹었다.


"으음~! 맛있어! 뭘 축하하는 건지는 몰라도

이렇게 맛있는 케이크를 먹을 수 있다니, 운이 좋네."


"카, 카나메~! 내도 포크 좀 쓰자!"


"아, 알았어! 줄 테니까 제발 버려진 강아지 같은 눈으로 쳐다보지 마."


"에헤헤. 그라믄 잘 먹겠습니대이~!"


카나메한테 받은 포크로 마지막 한 조각을

푹 찍어 입안에 넣은 후우타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딱 다섯이서 나눠 먹을 수 있는 크기라 다행이구먼유. 코마츠…… 아재요?!"


후우타는 등 뒤에 서 있던 류노스케의 얼굴을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흑, 으흑흑……"


"아, 아니. 왜 우시는 거예요. 코마츠 씨?!"


자신의 안색을 살피는 카나메를 앞에 두고

류노스케는 연신 코를 훌쩍였다.


"내, 내 몫이 없어~……!"


"네?! 아직 안 드셨어요?"


"그게, 하루토 군이 내 몫을 뺏어 먹는 바람에……"


류노스케의 원망 어린 시선에 하루토는 그만 말문이 막혔다.


"그러게 누가 잔머리 굴리래? 자업자득이지.

아무튼, 우린 이만 오픈 준비나 할까?"


"그, 그러죠. 자, 가자. 후우타."


"아, 기다리그래이. 카나메!"


"죄송합니다, 코마츠 씨. 저도 주방에 할 일이……"


"응? 자, 잠깐만 기다려 봐. 얘들아……!"


넷은 류노스케를 사무소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 둔 채 각자의 담당 구역으로 향했다.


류노스케는 그 등에 대고 필사적으로 외쳤지만,

스태프 중 누구도 뒤돌아보는 이는 없었다.


"흑, 흑흑…… 다들 너무해…… 어, 어라?"


어김없이 코를 훌쩍이던 류노스케는 불현듯

접시 위에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아…… 이거, '축하합니다'라고 쓰인 플레이트네."


류노스케는 마치 보물이라도 찾은 표정으로

그것을 집어 한입에 털어 넣었다.


"후후, 후후후…… 달다~……

뭘 축하하는 건지는 몰라도 고마워. 유우나."


"어이, 류! 와서 이것 좀 도와!"


"네~에……!"


살라에서 들려오는 니키치의 목소리에

류노스케는 힘차게 일어났다.


5월 14일.


아르코발레노의 정신없는 하루가 시작됐다──


역주) ①5월 14일은 아르코발레노!의 발매일이다.

Sala, 홀을 뜻한다. 작중에서도 심심찮게 보이는 단어.



[발매일 기념! 시나리오 라이터(山崎浅吏) 코멘트]


"이렇게 무사히 게임을 출시하게 돼 다행입니다.

오랜만에 메인 라이터를 맡아 지금까지 막연하게 하고 싶다

생각만 하고 실행은 하지 못했던 것들을 아낌없이 담았습니다.

제가 하자는 대로 따라와 준 스태프 일동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르코발레노!'의 캐릭터와 스토리는 저로서도 무척 마음에 들고,

특히 삼각관계 루트는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께서 플레이하고 즐겨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공홈 잘 안 찾아봐서 몰랐는데 은근히 유익한 자료가 많더라

발매 전 캐릭터 인기투표나 팬북에도 안 나와 있는 캐릭터 설정 등등...

니키치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게 저혈압 때문이라는 건 처음 알았음 ㅋㅋ

https://www.otomate.jp/arcobaleno/ ← 궁금한 사람은 직접 읽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