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인 제목에 가려진 광인들의 행진곡
이번에 후기를 남길 게임은
일본의 인디 비주얼 노벨 게임
'레무레스 블루의 오전 2시'다
어쩌다 벌칙으로 한 게임인데
검색해 보니 후기가 별로 없어서
간략하게나마 써 보기로 했다
우선 들어가기 전에
이 게임의 정확한 장르는
...이기에, 내성이 없다면
뒤로 가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도
벌칙으로 한 게임이다
이상한 오해는 절대 NAVER
친애하는 아오이에게
그쪽이 이 편지를 읽을 때쯤이면
저는 이미 이 세상에 없겠지요
지금까지 수없이 거짓말을 해 왔지만,
마지막으로 딱 하나 사실을 말하겠습니다
저는 아오이를 좋아했습니다
안녕히
시작하자마자 마치 유언장과도 같은 편지가
불길하게 화면을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편지의 주인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겨를도 없이,
장면은 곧장 학교 기숙사로 바뀌는데...
학생들이 모두 귀가해 텅텅 비어 버린
기숙사에 남아 있는 건 주인공 '아오이'와
백발의 남학생 귀신 이야기를 하며
아오이를 겁주는 선배 '사쿠라'
...그리고 저마다 사연을 품고서
'레무레스 블루'라 불리는 어떤 물건을 찾아
학교에 숨어든 불청객뿐
때는 아침 해도 뜨지 않은 오전 2시,
서로에게서 비밀을 캐낼 시간이다...
스토리는 총 12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으며,
무료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100장에 육박하는 삽화와
10시간 이상의 플레이 타임이라는 엄청난 볼륨을 자랑한다
예쁘장한 그림체에 전연령이라 해서 방심했더니
식인 관련 그로테스크한 설정이나 좀... 그런 묘사도 많을 뿐더러
플레이 내내 죽고, 죽이고, 망령이 되어서까지 목적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등장인물의 모습은 웬만한 공포 게임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런 성향이 중반부에서 크게 두드러지는데,
새벽 감성 좀 채우고 플레이하면 진짜 광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불쾌감을 맛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이 제각기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살아가는 모습은
흡사 'OMORI'를 생각나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토리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살짝 미묘한 입장이다
바로 옆에 죽은 사람이 매달려 있는데 며칠 동안
눈치를 못 챈다든지 하는 무리수도 간간이 보였고
짜잔 반전, 두둥탁 반전, 개봉박두 반전
반전에 반전이 마지막 챕터까지 쉴 새 없이 몰아치는데
그걸 읽는 입장에서는 조금 피곤했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영문을 알 수 없었던 프롤로그를 다시 한번
곱씹으며 끝나는 사쿠라 루트의 깔끔한 기승전결과,
양손으로 유령의 손을 감싸 쥔 모습을
'기도'에 비유한 것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장르와는 별개로 엔딩만 떼어 놓고 보면 생각보다
평범한 트라우마 극복? 성장물 느낌이라 의외였다
새벽에 문득 불쾌한 타입의 자극이
당긴다면 나쁘지 않은 게임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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