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기모찌 관리자 이수님. 저는 당신이 여태까지 했던 모든 일들을 멀리서 관찰했습니다.


할머니 약 봉투 숨기기, 할아버지 리어카에 제트엔진 부착하기, 지하철 노약자석 락카칠 등등


온갖 사회 해악들을 당연하다는 듯이 실행한 당신을 멀리서 관찰했습니다.


제 3자의 시점으로 모든 일들을 관측해가며 당신의 잘못을 바로 잡지 못했습니다.


저는 비겁한 방관자이며 변명자이자 위선자입니다.


당신이 잘못된 선로를 타고 파멸로 직행하는 과정을 두 눈으로 똑바로 확인했음에도, 저는 당신을 막지 못했습니다.


아니. 사실은 막지 않았던 것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사람들 앞에 서면 하지 말라고 말리면서도 내심 당신의 행동에 기대를 느끼고 결국 해내는 당신을 보고 뒤에서 웃었습니다.


당신이 행하는 죄악을 보고 인간으로서 가지면 안될 흥미와 재미를 느꼈습니다. 혹은 흥분과 설렘일수도 있습니다.


혹자는 이런 저를 보고 '넌 그런 사람이 아니라'며 저를 두둔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저라는 사람은 전능하지도 않고 전지하지도 않으며 선하지도 않고 그럴 생각조차 없었습니다.


저라는 사람은 그저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에 중독되어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유기물 덩어리에 가깝습니다.


이수님, 당신이 행한 모든 행동을 기억하며 저는 삶에 재미를 느꼈나 봅니다.


저는 당신의 유일한 이해자이며 동행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궁금해진게 있습니다.


밤마다 포켓몬 사진을 튼 모니터 앞에서 바지를 벗으시는 이유가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