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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소맨(전기톱맨) 엄청 재밌네...


예전에 이거 1화만 보고 더 안 봤었는데, 그땐 소재기모 찌토리도 너무 뻔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1화만 보고 전체 스토리를 예상해 보니 '특수능력을 가진 인간들이, 도시 곳곳에 숨어있는 괴물들과 싸워서 세상을 지키는' 스토리가 되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런 스토리의 만화는 지금까지 엄청 많았고 그 중 대부분이 좀 진부하고 유치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오늘 체인소맨을 2화부터 쭉 보니, 역시 소재나 줄거리만으로 어떤 만화의 재미를 평가하는 건 잘못됐다 싶더라. 분명히 스토리의 큰 틀은 내가 생각했던 그 흐름대로지만, 디테일이 쩔었다. 굉장했다.


특히 구성, 연출, 캐릭터성이 좋았다.


구성 면에서는, 한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이어질 때 독자의 허를 찌르는(독자를 '어?' 하게 만드는) 상황이 많아서 좋았다. 그렇게 독자를 놀래키고, 궁금하게 만들어서, 다음 편을 보게 만든다. 계속 의외의 상황이 발생할 거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연출 면에서는, 전투 장면에서의 광기 연출이 좋았다. 나는 만화 '베르세르크'의 초~중반부의 광기 연출이 아주 인상깊었는데, 이 체인소맨의 광기 연출은 베르세르크랑은 좀 다른 색깔이다. 베르세르크는 전체적으로 무겁고(중량감이 있고) 분노의 극한에 의한 광기인 반면, 체인소맨은 사방팔방으로 휙휙 미쳐 날뛰는 정신병자의 광기다.


캐릭터성 면에서는, '어딘가 좀 많이 이상한 사람들'이 잔뜩 나와서 좋았다.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도 약간 이런 경우긴 하지만, 에반게리온의 경우에는 '큰 사고를 겪었거나 정신적인 어떤 부분이 결핍돼서 이상해진', 즉 이상해진 이유를 알고 나면 그다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반면 체인소맨의 경우에는 이상해진 이유(과거의 어떤 사건이라든가)를 알든 모르든, 등장인물의 행동과 대사가 이상하다. '속을 알 수 없는 이상함'이다. '속을 알 수 없으면서 매력적인 등장인물'은 그 미스터리하고 불안불안한 매력이 독자를 미치게 만든다. 다음 편을 보고 싶어서 미치게 만드는 거지.


물론 대사나 작화도 좋았다.

멋부리는 대사를 쓰지 않고도 '간결한 명대사'를 만들어내는 재능이 대단했고, 액션 장면도 인물의 표정도 그림으로 굉장히 잘 묘사하더라.


아무튼 좋다

창작욕이 조금 생겨났다

재만 남은 창작욕에 작은 불씨 몇 개가 되살아난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