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고 누웠는데

발바닥이 간질렸어.


처음엔 머리카락인 줄 알았지.

움직이길래 다리를 홱 털었고,

아무것도 없었어.


그런데 다시,

이번엔 천천히

발가락 사이를 훑고 올라오는 느낌이 났어.

몸이 굳어서 움직이지도 못한 채

눈만 뜨고 있었는데

이상한 점이 하나 들었어.


......간질임이 한 가닥이 아니라는 것.


수십 개의 가느다란 점들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내 발을 더듬고 있었어.


그 순간

귓가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났어.


바삭… 바삭…


그제서야 깨달았지.

바퀴벌레는

사람 위를 지나가지 않는다는 걸.


서식할 수 있으면

머문다는 걸.


그리고

그날 이후로

나는 절대

발을 이불 밖으로 내놓고 자지 않아.


왜냐하면

아직도 가끔,

아무것도 없는데

바닥이 따뜻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