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머리 좁은 땅에 유배된 지 어언 삼 년,
잉크 자국이 마를 날 없는 손가락은 굳은살만 맺혔으니
창밖은 해방된 듯 노을빛이 찬란히 물드는데
내 청춘은 입시라는 문구에 묶여 숨죽이고 있구나
밤마다 하얀 백지 위에 내 이름을 새겨 넣고
가고자 하는 곳의 높이를 재어 볼때면
나의 한숨 소리는 내 방을 가득 메우고
차디찬 새벽 공기보다 매섭게 내 심장을 찌른다
아아, 이 좁은 책상은 나를 가둔 감옥인가
아니면 저 넓은 세상으로 나갈 유일한 통로인가
기약 없는 합격이라는 두 글자를 향해
오늘도 나는 닳아버린 연필 끝으로
고독한 투쟁을 이어가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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