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아아아아아!!!
제국의 수도 ‘에나’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세계의 운명을 놓고 벌어진 백년 전쟁의 승패가 갈렸다.
마침내!
‘검은 황제’. ‘흑룡 황제’.
훗날 불가해의 황제라는 이명으로 불릴 흑룡의 주인 악어가 마침내 성검의 주인이 이끄는 삼국 연합을 무너뜨리고 대륙을 통일해냈다.
동대륙과 서대륙을 모두 아우르는 대제국이 탄생한 것은 무려 4000년 만이니.
가장 바라 마지않던 때에 찾아온 평화에 시민들도, 귀족들도. 그리고 이제는 악어의 신하가 된 개척자들마나도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자네 그거 들었는가? 드디어! 드디어 이 빌어먹을 전쟁이 끝났네. 그것도 우리의 완벽한 승리로!”
“지난달 까지만 해도 연합 놈들이 이 에나 코앞까지 쳐들어 왔었는데 말이야! 아주 일이 잘 풀렸어! 황제폐하 만세!”
“만세!!”
길거리는 승전의 기쁨을 만끽하는 이들로 가득찼고.
전장에서 돌아온 군인과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그들의 연인들이 포옹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꽃다발을 던졌다.
“이제 성검의 주인도 우리 황제 폐하의 신하가 되었으니. 제국의 앞날이 참으로 기대되는구만!”
“헌데, 전후 복구의 이권 분배는 어떻게 되는것인지요? 우리 ‘김’ 가문이 이번 전쟁에 이바지한 것이 적지 않음을 잊지 마시면 좋겠군요.”
귀족들의 연회장에서는 미래를 그리는 이들의 중상모략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에나의 황성. 그 최심부에서는.
“오랜 전쟁 끝에 결국 동지가 되어 뵙게 되니 정말... 감회가 남다릅니다. 폐하.”
“나 역시 그러하다. ‘중력’. 비록 세상의 운명을 두고 서로에게 칼을 겨누었으나.”
스윽.
흑룡왕 악어가 와인잔을 중력의 잔과 맞부딪히며 말을 이었ㄷ.
“우리는 본디 동료이며, 친우이며, 가족이니. 어찌 내가 그대를 저버릴 수 있겠나.”
그런 악어의 뒤에서 그를 호종하던 주황 머리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폐하. 내일이면 대관식이 진행되옵니다. 만민의 앞에서 신의 축복을 받은.”
제국의 일등공신. 개리가 악어를 긴장감이 가득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어디까지나 표면적으로는 말입니다. 긴장되지는 않으십니까?”
“후우. 긴장이야 된다지만. 그래도 기쁜 마음이 크군. 내일이면 우리의 이 피에 절은 역사의 마지막 장을 쓰게 된다는 것 아닌가. 그것만으로 나는 족하네.”
“폐하께서는 이 이야기의 끝을 볼 수 있을 것이옵니다. 심려치 마시옵소서.”
검은 머리의 제복을 입은 사내. 역시 일등공신으로 추증된 핑맨이 악어의 말을 받았다.
“그래. 그래야지. 부디 우리의 이야기가... 잊혀진 과거가 되지 않기를.”
에나가 내려다보이는 거대한 황성의 테라스에서 수도를 내려다보며 그들은 다짐했다.
이 모든 이들에게 두 번 다시 없을 빛나는 미래를 선물하기로.
그것이 대관식으로 대표되는 건국기념일 전야의 일이었다.
* * *
Chpater. 13 – 신화시대의 종말과 제국 건국제
1만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져 온 신화시대.
그런 신화시대에 종말을 고하게 된 사건이 바로 오늘날에는 ‘잊혀진 시대’라 불리는 시대에 벌어진 ‘백년 전쟁’.
그리고 백년 전쟁의 최종 승자인 ‘에레트리아 제국’의 건국이었다.
백년 전쟁 후반 당시의 세력 구도는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에레트리아 제국’과 제국에 대항하기 위해 뭉친 ‘삼국 연합’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는 상태였다.
흑룡의 주인이었던 에레트리아 제국의 초대 황제는 성검의 보유자인 삼국 연합의 최고 지도자를 사로잡았다.
연합의 최고 전력이 이탈하자 그 즉시 연합은 와해되었고 차례차례 제국에 흡수되었다.
그렇게 전쟁 발발 후 105년이 되던 해.
제국은 동대륙과 서대륙의 모든 강역을 흡수하여 구세계를 통일하고 제국의 문을 열었다.
당시 제국의 황제는 역사상 마지막으로 지상에 강림한 신에게 월계관을 하사받고 황제의 자리에 올랐으며, 이는 지금까지 황제나 지도자의 상징이 월계관이 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신은 제국의 초대 황제에게 월계관을 하사한 뒤 그 모습을 감추었으며 그 이유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혹자는 황제가 가진 힘인 흑룡이 신들과 상극인 힘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주장한다.
혹자는 인간들의 문명이 신들의 도움이 없어도 될 정도로 성숙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아직도 모를 일이다.
-크리스 맥밀란의 저서, <신화시대의 전설들에 관하여> (1763) 중 일부 발췌-
* * *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렀다.
“치요야! 학교 가야지. 언제까지 잠만 잘 거니!!”
“마늘 아가씨. 기상하실 시간입니다. 어서 일어나세요.”
“요요야. 오늘도 아침 고마워. 오늘도 성실한 걸 보니 기분이 좋네.”
“류키야! 너 오늘이 입학식인 거 잊은 거 아니지? 얼른 일어나!”
“만타야! 오늘이 첫 등교구나? 잘 다녀와야 해!”
인연은 시간을 넘어서 이어지니.
신화시대의 마지마을 장식했던 다섯 소녀들은.
수천년의 시간을 넘어 2047년.
다시금 한 자리에 모이게 된다.
부스럭. 후르릅.
“음. 이제 온 건가? ‘계승자’들이.”
...조금은 수상한 이들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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