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들과 감옥탈출!>


나래태권도를 다니던 검은띠를 갖고 싶던 초등학생


그 아이는 끝내 검은띠를 따지 못했다


그 당시 난 양띵의 「감옥탈출」을 보며 이불 속에서 밤낮을 지샜다


양띵은 욕하는 게 웃겨서 재밌어

삼성은 왜 빤스랑 브라자만 입는 걸까

미소는 그냥 싫고

후추는 왠지 변태같아


투니버스에서는 요괴워치 재방송이 흘러나왔고

엄마에게 조르고 졸라 얻어낸 요괴워치 손목시계

나는 사흘 동안 매일 경비실로 뛰어가 택배가 왔냐고 물었다


태권도장에는 레크리에이션, 떡볶이, 사랑의 매 •••••

그리고 검은띠 심사


손목에 찬 요괴워치에게 수줍게 인사를 건네고

호기롭게 심사를 보러 갔다


하지만 요괴들은 내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양띵은 어딜 그렇게 뛰어다니는 걸까

여우무빙도 못하고

잘 뛰지도 못하면서 계속


요괴워치에 메달을 넣고 묻는다


“지바냥!”


잠시 뒤 들려오는 대답


“아 귀찮아~”


메달을 빼내 마루에 집어던진다

튀고 튀던 메달 하나가 신의 콧구멍 속으로 쏙 들어간다

지바냥은 신의 내부를 헤집고

귓구멍으로 튀어 나온다


멋지게 착지 후 브이 셀카


격노한 신은 우리를 검은띠로 꽁꽁 묶어 감옥에 처넣는다


양띵은 이미 탈옥하고 남은 감옥

마인크래프트 속 감옥은 생각보다 더 네모나다

내 죄수번호는 7297


썩은 상자 속에서 양띵의 책 한 권을 발견한다

라면 냄비 받침으로 쓰자


WHY책 「사춘기와 성」이면 모를까


그때

구석에서 빛나던 메달 하나

전설의 무사냥


교도관 몰래 손목시계에 끼워 넣고 음성을 기다린다


“지바냥!”


“아 귀찮아~”


무사냥 스티커를 붙여놓은 지바냥 메달이었다


아……


제작자를 향해 엿을 날린다


그러다 문득 웃음이 터진다


웃음은 감옥 천장까지 기어 오르고

그동안 나를 묶고 있던 검은띠는 은근슬쩍 도망간다


철창은 생각보다 허술하다

손으로 부순다


쫓아오는 교도관을 향해 지바냥 메달을 콧구멍에

조준 발사


명중


점점 빨라지는 심장과 발걸음


도망치던 길 감옥에 갇힌 신을 마주친다


검은띠에 꽁꽁 묶인 채 콧구멍에는 메달 하나

나를 죽일 듯 성난 눈커풀로 노려본다


성낼수록 메달은 콧구멍 깊숙이 껴버린단다 애야


나는 마인크래프트식 메롱을 날리고


뛴다


뛴다


뛴다


양띵은 어딜 그렇게 뛰었던 걸까


나도 함께 뛰어도 될까?


검은띠는 신 전용 헤어밴드를 만들어 주느라 써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