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요.

그리고 오랜만이에요. 3개월 전에 기모찌대법원에서 탈출한 뒤, 현실 대학원으로 런친 minsob입니다.


오랜만에 마크갤에 재미있는게 없나(실상은 저와 면식이 있는 선동이가 살아있나 확인차) 살펴보던 중에 법률제한이론이란걸 봐서 흥미롭게 읽어봤습니다.


골짜는 '단타판에서 국가형벌권 집행을 위한 형사소송절차는 단타 플레이어의 수준에 맞춰서 만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유연하게 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법률의 수량을 제한해야 한다.'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저 말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법과 제도가 아무리 뛰어나고 정교하더라도, 그것을 집행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에 이상에 좇아 현실성 없는 법과 제도를 만든다면, 악용되거나 사문화되겠지요.


근데 제가 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 것이 예시로 든 부분에 있어요

24b0d121e09c28a8699fe8b115ef0469963ef7b9

이 부분, 함무라비 법전이 '유추해석이 좆대로 가능', '무죄추정의 원칙, 죄형법정주의 같은 것은 무시', '동해보복의 원칙이 저 시대에 맞다.' 라고 적어놓은 부분에 대해서 반박을 좀 하겠습니다.


작성자 ppt456은 함무라비 법전이 그냥 좆대로 재판하고 좆대로 판결하고 좆대로 집행하는 법률 쯔음으로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개소리도 정성스럽게 하지요.

먼저 '죄형법정주의 같은 것은 무시' 부분부터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죄형법정주의』는 범죄와 형벌은 미리 법률에 규정되어야 한다는 형법의 원칙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미리 어떤 행동이 범죄가 되고 그 범죄에 대해서 어떤 형벌을 부과할 것인가를 성문화된 법률에 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자, 그럼 다시 돌아와서 함무라비 법전은 죄형법정주의를 좆대로 보는 법률일까요?


아닙니다.


함무라비 법전은 죄형법정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현대 형사법의 기초로 평가받는 법률 중 하나입니다.


ppt456씨가 '사람이 제 계급의 사람을 ~' 부분을 인용함으로써 근거로 삼고 있는 모양입니다만(사실 저 번역도 틀렸습니다.), 저 규정 조차도 죄형법정주의를 따르고 있는 규정입니다. 죄형법정주의가 죄가 되는 행동과 그 형벌을 미리 규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지요? 그럼 분석해보지요.


「사람이 제 계급의 사람의 이를 부러트리면」 -> 이것이 죄가 되는 행동을 규정합니다

「제 이를 부러트릴지니라」 -> 이것이 죄가 되는 행동의 형벌을 규정합니다.


더 나아가서 현대의 범죄론에 따른 구성요건 해당성('주체', '객체', '실행행위', '고의', '결과', '인과관계')으로 해당 조문을 해석해보아도, ppt456의 주장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는 없었습니다.


어떤 행동이 '범죄'인지, 그 '범죄'의 '형벌'은 어느정도인지 규정된 함무라비 법전이 죄형법정주의를 좆대로 본다는 주장은 정말로 "함무라비 법전을 좆으로 본다."는 의미이겠지요.

ppt456씨는 자신의 법률제한이론(?)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 '함무라비 법전'이라는 예시를 들고온 것 같습니다만, 그 예시는 완벽하게 잘못된 예시입니다.


저 함무라비 법전의 문구를 인용한 것을 보아 나무위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문서를 보고 긁어온 것이지요? 그럼 좀 더 나아가서 함무라비 법전을 검색해보지 그랬습니까, 요즘 나무위키가 잘 되어 있는지 이런 것도 적혀 있더군요

7cf3c028e2f206a26d81f6e446857d6581

형법 전공 이론서도 아니고, 그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는 나무위키마저 저 내용이 떡하니 있는데, 도대체 뭘 보고 어떻게 판단해서 함무라비 법전이 죄형법정주의,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을 좆대로 본다는 결론을 낸 것인지 진지하게 여쭙고 싶습니다.


어줍잖게 알고 있는 내용을 가지고 자기 잘났다고 똑똑한 척을 하면 사람이 발전을 못합니다.

군대도 다녀오셨다고 하셨으니, 성인이시네요.

성인답게, 지성인 답게 행동합니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