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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출처: https://www.fimfiction.net/story/4656/15/anthropology/so-much-to-learn
역자 : AdHoc
인류학
by JasonTheHuman
라이라는 인간에 대한 미지의 전설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기로 결심했습니다.
배울게 너무 많아
인간 세계에서 일주일 남짓한 시간이 흐른 후, 라이라는 오드리가 말한 "지루함"이란게 무슨 뜻인지 이해되기 시작했다.
음, 아니, 지루함은 적절한 단어가 아닌 것 같다. 아직 인간은 매일 놀랍기만 하니까. "평화로움"이 더 적절한 단어일 것 같다.
사실, 포니빌에서의 지난 1년은 유별나게 다사다난했다. 처음엔 나이트메어 문이, 그 뒤로는 패러스프라이트가, 그 뒤로는 큰곰자리가 , 그 뒤로는 용이 쳐들어왔다. 그리고 들어보기만 하고 실제로는 보지 못했던 에버프리 숲의 수많은 것들도 있었다. 트와일라잇이 자기 낡은 인형에다 마법을 걸었을 때 소란으로 봉봉과 라이라는 서로에게 흉한 멍을 남겨버렸다.
디 모인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인간은 이 세상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어 보였다. 라이라는 셀레스티아 공주님께서 전쟁에 대해 한 말씀을 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무기를 들고 다니는 인간은 보이지 않았다. 오드리나 네이선, 아니면 자기가 만나봤던 다른 인간이 그런 짓을 하는 걸 상상할 수 없었다.
라이라는 대부분의 시간을 기타를 연주하는데 쓰면서 일상에 안주해 있었다. 그녀는 기타를 빠르게 연주했다. 음악은 라이라의 재능이기 때문에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기타를 다루는건 충분히 쉬웠지만, 앰프를 다루는건 혼란스럽기만 했다. 소리를 내려면 꼭 필요한 도구지만, 원리를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네이선이 준 책도 도움이 되었다. 기타는 음정 하나 하나보다는 화음을 바탕으로 하는 악기라서, 리라와는 꽤나 다른 것이었다. 라이라는 그랜드 갤로핑 갤라 공연을 위해 외웠던 옛 음악을 몇 곡 연주해 보았지만, 기타로는 제대로 되질 않았다.
기타는 인간의 음악을 위해 만들어진 악기다. 라이라는 오드리에게 귀로 듣고 배울 수 있을 만한 몇 가지 음악을 녹음하는걸 부탁했다.
"록 음악 같은거 말이야?" 오드리가 말했다.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단지에 적힌거랑 비슷한거. 근데 난 록 음악가는 잘 모르는데."
"우리 아빠가 그런거 가지고 있을지도 몰라. 한 번 물어봐."
오늘은 토요일이다. 오드리의 부모님은 둘 다 오늘 일이 없어서, 라이라는 거실 텔레비전 앞에 있는 오드리의 아버지를 찾을 수 있었다. 인간은 텔레비전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저럼 움직이는 사진을 너무 오랫동안 쳐다보는 것은 눈을 아프게 할 것이다.
오드리의 아버지는 라이라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그녀가 다가온걸 알아차렸다. "안녕, 라이라. 뭔가 필요한 거라도 있는거니?"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타 음악, 그 중에서도 록 음악 녹음된 거 있나요? 저 한번 연주해 보고 싶어서요."
"기타음악 찾는거니? 오드리는 네가 리라를 연주한다고 한 것 같았는데."
"어, 그랬지만 뭔가 새로운 걸 배우고 싶어서요." 라이라는 요즘들어 그런 새로운 것들을 많이 해봤고, 음악은 그 중에서 가장 익숙한 것이었다. "듣고 싶은게 있으면, 악보 없이 연주해 보기도 하고요."
"어디보자. 70년대 음악이라면 많은데, 그것도 괜찮지?" 오드리의 아버지가 말했다. 인간은 많은 것들을 숫자로 표현하고는 했다. 그는 라이라를 얇은 케이스로 가득한 선반으로 데려갔다. "CCR에, 딥 퍼플*에..."
(*둘 다 록밴드 명칭.)
"제가 본 포스터에 저게 있었던 것 같은데. 이 노래엔 다 기타리스트가 있는거죠?" 라이라가 물었다.
"기타가 없으면 록이 아니지." 그는 선반에서 네모난 상자를 몇 개 꺼냈다.
"이걸로 음악을 틀어놓는 건가요?" 라이라가 상자 하나를 손에 들고, 다른 손으로 옮기며 말했다. 이건 너무 작았다. "난 고향에서 이런걸 쓰곤 했단다. 음반이라고 부르지."
오드리의 아버지는 어째서인지 그게 웃겼나 보다. "너 나이대의 얘들은 음반이 뭔지도 잘 모른단다. 어떻게 사용하는건지 보고싶니?"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여 케이스를 열었다. 그리고는 가운데 부분을 눌렀다. "이렇게 잡고 있으렴. 지문 묻지 않게 조심하고." 그는 음반 한 가운데의 구멍에다 손가락을 끼우고, 나머지 손가락을 끄트머리 부분에 놓아 디스크를 들었다.
라이라는 그걸 받아, 똑같은 방식으로 조심스레 들었다. 은색의 디스크에 빛이 비치자, 무지개색 무늬가 만들어졌다. "이거 멋지다."
"네 방에 스테레오가 있을거다, 라이라." 오드리의 아버지가 말했다. "내가 어떻게 쓰는건지 보여줄게."
"스테레오"라는건 다른 가구랑 비슷하게 생겨서, 라이라는 그게 있는지도 몰랐다. 스테레오에서 쟁반이 튀어나와 거기에 디스크를 넣었다. 소리가 나오는 나팔같은게 없는데도 소리가 잘 들렸다. 거기에 잡음도 덜했다. 그리고 오드리의 아버지는 라이라에게 노래의 시작부분으로 건너뛰거나 한 곡을 반복해서 트는 법을 알려주었다.
라이라는 "Lodi*"라는 노래를 몇 번 들었다. 그 곡은 좋았고 느긋했으며, 가사에 공감할 수 있었다. 일단 리드 기타 파트를 연습하기로 했다. 라이라는 오후 내내 손가락이 저절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연습했고, 자면서도 연주할 수 있을 정도까지 익숙해졌다.
(*CCR의 곡 중 하나. 1969년에 발매.)
유니콘이었을 때만 해도, 리라를 너무 오랫동안 연주하면 두통이 나곤 했다. 마법은 정신을 집중해야 해서, 손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훨씬 더 편했다. 한번 음악에 빠지고 나면, 몇시간이고 빠져들 수 있지만, 라이라는 오드리와 그녀의 부모님이 잠자리에 들 때 쯤이면 연습을 그만둬야 한다는 걸 기억했다.
어떤 포니들도 기타를 연주하긴 했지만, 라이라는 어떻게 연주하는지 하나도 몰랐었다. 하지만 이제 손가락으로 기타 현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다룰 수 있었다. 전에 포니들이 발굽으로 기타를 치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손가락으로 할 수 있는 것에는 미치지 못했다. 아마 피아노도 그럴 것이고, 다른 모든 악기도 그럴 것이다.
기타 연습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조금 넘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인간이 되어 있으리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라이라는 평소처럼 방에 들어와 다른 새 곡을 연습하고 있었다.
"노래 좋은걸." 라이라는 문간에 팔짱을 끼고 서 있는 오드리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고마워, 새 곡좀 연습하고 있었어." 라이라가 말했다.
"얼마나 많은 곡을 배운거야?"
"아마...세 곡?" 라이라는 자기 이마를 탁 하고 쳤다. "아니, 네 곡이야."
"일주일 밖에 안 됐잖아."
"알아." 라이라는 "Smoke on the Water*"이라는 곡의 메인 리프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 딥 퍼플의 곡 중 하나. 1972년 발매)
오드리는 라이라 옆에 앉아, 연주하는걸 지켜보았다. "신기하다. 너 기타 잘치네, 정말 잘쳐. 음악의 영재 같은걸."
"우리 부모님도 그렇게 말씀하시곤 했어." 라이라는 미소를 지었다.
오드리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방 바닥을 쳐다봤다. 오드리는 최근들어 라이라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걸 그만뒀다. 아마 라이라가 대답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라이라는 기타를 자기 옆 침대에 내려놓았다. 오드리의 말이 맞았다. 라이라는 기타를 정말 빠르게 배워나갔다.
갑자기 라이라는 일어나서, 자기 가방 쪽으로 향했다. 라이라의 일기는 가방 바로 위에, 요즘 별로 사용하지 않는 리라 옆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 라이라에게 필요한 건 가방 앞 쪽에 접어 넣은 전단지였다.
'음악가 구함'. 라이라는 아직도 기타를 담당할 음악가를 찾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 라이라는 에어로스미스와 딥 퍼플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다. 그건 인간의 유명한 밴드였고, 앨범에 수록된 몇 곡을 연주할 수 있었다.
라이라는 오드리의 옆에 앉아 다시 전단지를 몇 번 더 읽어 보았다. "저기, 아마 지금쯤이면 오디션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도 그거 준비하는거지?" 오드리가 말했다.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연락해야해? 너가 잘 안다고 했잖아."
오드리는 두 팔로 몸을 지탱하여 침대에 몸을 뒤로 젖혔다. "그 전단지 챙긴지도 꽤 됐네. 이미 다른 기타리스트를 구했을지도 몰라."
"난 아직 해보고 싶은걸."
"그래. 적어도 넌 준비는 된 것 같으니까." 오드리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쪽 사람이랑 통화해보자."
"그래, 그러자." 라이라는 "통화"가 뭔지 잘 몰랐다. 그래도 라이라는 계속 인간의 용어에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라이라의 부모님은 항상 라이라가 음악 경력을 쌓기를 바라셨다. 어떻게 보면, 라이라는 딱 그렇게 하고 있었다. 적어도 더 이상 포니가 아니고, 이 인간의 음악은 포니들이 듣던 것이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라이라는 부모님이 지금의 자신을 보면 자랑스러워 하실거란걸 안다.
"자, 여기." 오드리는 라이라에게 무언가를 내밀며 말했다.
오드리가 자주 사용하던 그 물건이었다. 적어도 지금은 그게 네이선이라고 불리지 않은건 거의 확실했다. 라이라는 망설이고, 그 물건을 살펴봤다. "이게 뭐야?"
오드리는 머리를 긁적였다. "아차. 핸드폰 어떻게 쓰는지 아냐고 물어봤어야 했는데..."
"음, 몰라." 라이라가 말했다. "하지만 알고 싶어! 가르쳐주라."
"어...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오드리는 잠시 생각했다. "참 이상해. 음악은 그렇게 빠르게 배웠으면서, 이런걸 설명해줘야 한다니..."
"부탁해, 설명해줘."
"전단지에 쓰여져 있는 번호에 연락해봐. 그리고 누가 받으면, 전단지 보고 밴드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해." 오드리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덧붙였다. "그쪽에서 기타를 얼마나 오랬동안 해왔는지 물어보면, 거짓말로 답해."
"알았어..." 라이라는 손에 든 전화기를 응시했다. 오드리가 이걸 어떻게 다뤘는지 떠올려 봤다. "그럼...이 숫자 말이야?" 손가락으로 숫자를 가볍게 눌렀다.
"그럼 내가 불러줄게." 오드리는 숫자를 불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라이라가 말을 끊었다.
"느리게 불러줘."
오드리는 한숨을 쉬고는 번호를 하나하나 천천히 말했다. 라이라는 손가락으로 순서대로 숫자를 눌렀다. 누를때마다 소리가 나오고, 숫자가 쓰여졌다.
"이제 어떻게 해?" 라이라가 마지막 한 숫자를 누르고 말했다.
"그냥 대화하면 돼."
라이라는 핸드폰을 얼굴에 대었다. 뭔가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거기...거기 누구 있나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윙윙거리는 소리가 계속되다가, 갑자기 끊겼다. "여보세요?" 그 목소리는 분명 핸드폰 안에서 나오고 있었다. 라이라는 깜짝 놀라 그걸 거의 떨어뜨릴뻔 했지만, 다시 잘 잡아챘다.
"음...저...누구세요?" 라이라가 물었다.
"전화 잘못 거셨습니까?" 그 목소리가 말했다.
"어..."라이라는 답변을 바란다는 듯, 오드리를 바라보았다.
"밴드에 관심있다고 말해." 오드리가 말했다.
"아! 맞아." 라이라는 어디를 봐야할 지 알 수 없었다. 보이지도 않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건 정말 이상했다. "이 포스터를 봤어요, 그리고 전 기타 연주자인데, 그래서..."
"밴드 말이시죠? 아, 좋습니다." 목소리가 말했다. "제 이름은 랜달입니다. 리드 보컬이고, 대신 할 누굴 찾기 전까진 임시 매니저죠. 언제 올 수 있으시죠? 같이 오디션을 보면 좋겠는데요."
"음, 어..." 라이라는 잠시 말을 멈췄다. "아무 때나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라이라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오드리를 바라보았다.
"주소 물어봐." 오드리가 말했다.
"아? 맞다. 어디 사시죠?" 라이라가 말했다.
오드리는 펜을 챙기고, 라이라에게 건네주었다. 라이라는 글씨를 쓰려고 펜과 핸드폰을 다른 손으로 옮겼다.
"이걸로 뭐해?" 라이라가 물었다.
"여기다 적어." 오드리는 손가락으로 전단지를 가리켰고,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이라는 핸드폰 속 목소리가 말하는 대로 써내려갔다. 주소 같았다. 그 안에도 많은 숫자가 들어가 있었다. 인간은 정말 숫자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다 알아 들으셨죠?" 목소리가 말했다.
라이라는 글을 다 쓰고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뒤, 저쪽의 인간이 고개를 끄덕인걸 볼 수 없을거란걸 떠올렸다. 그래서 "알아 들었어요."라고 덧붙였다.
"이번 주말에는 일정이 꽤 비는데, 내일 오후에 시간 좀 내줄 수 있으신가요? 일단 연주하는 것 좀 듣고 싶어서요."
"내일은..." 라이라는 오드리를 힐끗 바라보았다. "네, 그때가 좋겠네요."
"그럼 그때 봅시다. 연주할 곡 준비해 주시고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반대쪽에서 소리가 갑자기 끊어졌다. 라이라는 핸드폰을 머리에서 떼고 빤히 쳐다봐서, 뭐가 잘못됐는지 알아내려고 애썼다.
"빨간 버튼을 눌러" 오드리가 말했다. 라이라는 한 버튼을 눌렀다. "옆에있는 다른 버튼말야." 그걸 누르자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핸드폰에는 시간이 깜빡이면서 표시되고 있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거야?" 라이라가 물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다시 오드리에게 돌려주었다.
"내일 오디션을 본다고 했지?" 오드리가 말했다. "부모님은 다들 일하러 가실테고, 난 차가 없는데..." 오드리는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는 핸드폰에 숫자를 누르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였다. 라이라는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오드리에게는 쉽고 자연스러운 일인것 같았다.
"저기, 네이선? 내일 바빠?"
다음날 오후, 초인종이 울렸다.
"아마 네이선일거야. 가서 열어줘, 난 이걸 프린트하고 있을게." 오드리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구글 지도"라고 불렀던걸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지도라기 보다는 텔레비전이랑 비슷해 보였다. 그리고 그걸 너무 가까이서 보고있었다.
라이라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현관문을 열었다.
"오, 안녕 라이라." 네이선은 한 손에 열쇠 고리를 들고 있는 채로 서 있었다. "오드리 있어?"
"안녕! 오드리는 지금 위층에 있어. 뭐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라이라가 말했다.
둘은 계단을 내려오는 발소리를 들었다. 잠시 후 오드리가 종이 하나를 가지고 내려왔다. 오드리는 그걸 네이선에게 주었다.
"방금 지도 프린트했어. 태워다 준다고 해서 고마워."
"오늘은 나도 별로 바쁘거나 하진 않으니까." 네이선은 오드리가 준 종이를 내려다 보았다. 라이라가 흘긋 보기로는, 지도처럼 보였는데, 매우 복잡했다. "여기 어딘지 알 것 같은데..."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진 못하지만, 통화했을 땐 괜찮은 사람같았어." 오드리가 말했다. "그냥 조심하고 있어."
"그럴게." 네이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도에서 눈을 땠다. "라이라, 갈 준비 됐어?"
"응, 내 기타만 가져오면 돼."
"엄밀히 말하면 아직 내 기타거든."
"그러네..."라이라가 말했다. 그녀는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케이스에 기타를 넣고, 어깨에다 매었고, 손가락에 힘을 주면서 무거운 앰프를 들어올렸다.
계단을 내려갈때 두 사람 앞에 떨어뜨릴 뻔했다. "이제 준비 됐어." 라이라는 숨을 헐떡거리며 말했다.
"지금부턴 내가 들고 갈게. 내 차가 차도쪽에 있거든." 네이선은 어깨 너머 현관 쪽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네꺼...?"
라이라는 네이선을 따라 수레 하나가 있는 앞마당으로 나갔다. 그건 이곳의 다른 수레와는 조금 달랐다. 회색이었고, 좀 작았다.
"우리가 저걸 탄다고?"
네이선은 뒤쪽의 트렁크를 쾅 하고 내리쳤다. "그래, 걱정하지마. 면허 딴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아주 안전하게 운전할거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네이선이 앞문을 열고 들어가자, 수레가 원을 그리며 돌았다. 라이라는 그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네이선은 마치 들어오라고 말하는 것처럼 라이라를 쳐다보았다.
"뒷자리에다가 기타 놓고 어서 타." 네이선이 말했다.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문 손잡이를 찾아냈다. 손가락을 손잡이 안쪽으로 넣은 뒤, 그걸 바깥쪽으로 당겼다. 뒷좌석엔 종이, 금속 캔, 쇼핑백 몇 개 등 온갖 물건이 쌓여있었다. 라이라는 그 무더기 위에다가 기타를 놓고, 문을 닫은 다음, 네이선의 옆쪽, 즉 오른족 앞좌석에 타기 위해 몸을 돌렸다.
이 안엔 핸드폰과 스테레오에 있는 것과 같은 온갖 버튼이 있었다. 좌석 사이에는 레버가 있었고, 네이선 앞에는 바퀴같은게 있었다. 마치 배의 조타륜처럼 말이다. 라이라는 그 바퀴가 수레를 조종하는데 쓰일거라고 생각했다. 좌석은 부드러웠지만, 다리를 뻗을 만한 공간은 없었다.
"내가 이걸 어디다 뒀더라..." 네이선이 말했다. 그는 주위를 돌아보고 지도를 찾았다. "아, 여기있네."
라이라는 계속해서 수레의 내부를 분석하고 있었다. 네이선의 자리 근처에는 컵이 있었고. 컵이랑 크기가 딱 맞게 움푹 들어간 곳이 두 군데 있었다. 거기엔 동전이 몇 개 들어있었다.
그가 열쇠를 돌리자 수레가 흔들렸다. 뒤에서 뭔가 우르릉하는 큰 소리가 났다. 라이라는 가슴이 두근거리는게 느껴졌다. 소리는 시끄러웠고, 수레가 도로를 향해 후진하고 있었을 때 눈을 간신히 뜰 수 있었다.
"왜 그래? 차멀미라도 있어?"
라이라는 눈을 간신히 뜬 다음 다시 눈을 꼭 감았다. "아니...난... 괜찮아, 괜찮을거야." 라이라는 혼잣말을 하는 것 같았다.
"라이라, 전에 차 타본 적 없어?"
"이런거?" 라이라는 다리에 힘을 주었고, 눈으로는 다리를 쳐다보았다. 창문 밖을 보는 것보단 나았다.
라이라의 머릿 속에 한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레인보우 대쉬가 절벽에 떨어지기 몇 초 전에 라이라를 사과 수레에서 빠져 나오게 했던 적이 있었다. 이 수레는 사방이 완전히 막혀있었고, 심지어 묶여 있기까지 했다. 인간 세상에서 일주일이 좀 넘는 날동안 페가수스를 한 번도 본적이 없기도 했다.
다리를 쳐다본다고 해서 기분이 나아지진 않았다. "어...딱 한번."
"딱 한번?" 네이선은 잠깐 라이라를 훑터보고,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이런 거는 아니었지만...비슷한 거였어. 내가 살던 곳에는 이런 게 없었거든."
네이선은 혼란스러웠지만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마, 그리 멀리 가는것도 아니니까." 그는 라이라에게 말할 때 고개를 돌리지 않고 계속 앞을 주시했다. "근데 차도 없이 어디서 여기로 온거야?"
라이라는 한숨을 쉬었다. "누굴 만나면 이렇게 여러가지 질문을 하는게 일반적인거야?"
"그래...오드리가 많이 물어봤나보네. 근데 너한테만 그러는거 아냐. 걔는 다른 사람을 분석하는걸 좋아하거든." 네이선이 말했다. "걔가 너한테 그러는건 네가 좀 특이해서 그런걸거야. 그것 때문에 너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거지."
"난 그냥 평범한 인간이야." 라이라는 차 옆에 붙어있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정말 얘기하고 싶지 않은거지? 강요하진 않을게."
"나한텐 아무 문제 없어."
"아닌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넌 평범과는 거리가 멀어서."
네이선은 침착해 보였다. 라이라는 그의 손을 바라보고 있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몰랐다. 네이선은 시내를 운전해 갈 때 두 손으로 바퀴로 잡고 있었다. 그리고 수레가 방향을 바꾸면 바퀴를 한 쪽으로 돌리곤 했다. 라이라가 예상했듯이, 그건 조종 장치였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라이라는 수레에 타고 있는게 익숙해졌지만, 이 수레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여전히 궁금했다.
이건 평범한 수레가 갈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가고 있었다. 수레 안에 타고 나니, 인도에서 수레를 눈으로 본 것 보다 속도가 체감이 되었다. 이 수레가 다른 동네로 들어서자 속도가 줄었다.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은데, 아직 몇 분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둘은 오드리의 집에서 몇 마일은 떨어진 곳에 있었다. 수레는 벽돌 건물 앞에 멈췄고, 네이선은 우체통에 쓰여진 번호를 창문을 통해 내다보았다.
"여기네...정말 들어가고 싶어?"
"여기가 우리 목적지인거지? 네가 지도 가지고있잖아."
"음, 그래, 하지만..." 그는 계속 주위를 둘러보았다.
"난 긴장 하나도 안했어. 엄청 연습했거든." 라이라가 말했다. "틀림없이 밴드에 들어가게 해줄거야."
네이선은 그저 라이라를 바라볼 뿐이었다. "내가 걱정하는건 그게 아냐."
라이라는 가슴쪽에 끈을 풀 수 있도록 주변을 이리저리 보더니, 버튼을 눌러 풀어냈다. 라이라는 문을 열고 나갔지만 다리가 아직 떨렸다. 다리가 떨리는게 그칠때까지 한 팔을 차에 기대어 몸을 지탱했다. "뭘 그렇게 망설여? 어서 와!"
"라이라, 너는 좀..." 네이선이 라이라에게 말하기 시작했지만, 라이라는 이미 기타를 들고 정문으로 가고 있었다. 그는 한숨을 쉬고는 차에 내렸고, 차 문이 잘 잠겼는지 다시 확인했다.
라이라는 문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게 없네..." 초인종이 없어, 주먹을 쥐고 노크를 했다. 손가락 마디가 좀 아팠다. 손가락은 발굽만큼 튼튼하지 않았다.
"내 말 잘들어. 일이 잘 안풀리면, 내게 알려줘. 바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 네이선이 말했다. 그는 자기 뒤에 있는 차를 가리켰다.
문이 열리자, 다른 인간이 그 뒤에 서 있었다. 네이선보다 키가 컸고, 덩치도 컸다. 그는 한 손을 들어 지저분한 검은색 머리카락을 눈에 안닿게 쓸어냈다. 머리카락이 라이라만큼 길었다.
"어...밴드 때문에 왔는데..." 라이라가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기타를 치신다는 분이시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서 들어오세요. 얘기 좀 합시다."
라이라는 그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지만, 네이선이 라이라의 팔을 잡아챘다. "괜찮겠어?"
"좀, 저 사람도 우리처럼 인간이잖아."
"그건 당연하고."
"오고 계시죠?" 남자는 그 둘을 돌아보았다.
"네!" 라이라는 등에 있는 기타 케이스를 손으로 들고 서둘러 거실로 들어갔다.
둘은 긴 의자에 앉았고, 다른 남자는 맞은편에 안락의자에 앉았다. 그는 라이라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쪽이 전화한거죠?" 그는 라이라는 바라보았다. "좀 어려 보이는데."
"아, 맞아요. 열여섯 살이예요."
"그래요... 어제 통화했던 분이군요." 그가 말했다. "랜달이라고 부르세요."
그의 목소리는 핸드폰에서 들었던 것과 비슷했다. 이미 대화를 나눠봤던 사람이랑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고 생각하니 조금 특이했다. 라이라는 랜달의 티셔츠에 있는 이상한 그림을 보았다. 인간의 옷 중에서도 유별나게 디테일했다. 그 그림은 인간 좀비를 묘사한 것으로 보였고, "아이언 메이든"이라고 빨간 글씨로 적혀 있었다.
"당신이 책임자인가요?" 라이라가 말했다. 이건 익숙했던 오디션과는 달랐다. 다시 말하지만, 예전 오디션은 다 포니였을 때였으니까.
"우리 밴드의 기타리스트가 될 사람이 있어서 정말 기쁘네요. 밴드는 악기 하나만 없어도 무너져 버리잖아요. 아시죠?"
"어...네."
"그래서 성함이...?
"라이라요."
"라이라...?" 그의 목소리는 기대에 차 있었다.
라이라는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네, 맞아요."
"성은 어떻게 되시는거죠, 라이라?"
"없어요. 그냥 라이라예요."
그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웃었다. "그럼, 알겠습니다. 예, 그냥 라이라, 공연을 해 본 경험은 있었나요?"
"네, 많이요." 라이라는 자부심이 가득한 채 말했다. "전 고향의 왕실 행사에서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왕실... 행사 말이죠." 랜달은 소파에 몸을 기대었다. "뭐, 영국인이라도 되나요?"
라이라는 얼굴을 찌뿌렸다. "그렇지는 않아요..."
"흠, 어쨌든 한 번 들어봅시다. 연주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문제니까요. 그렇죠?"
"네..."
네이선이 일어났다. "난 가서 트렁크에 앰프좀 가지고 올게, 여기 있어, 라이라." 그는 서둘러 나갔다.
랜달은 손가락을 들어 가리켰다. "저분은...?"
"제 친구 네이선이예요. 기타를 빌려주고 있어요."
라이라는 랜달의 왼팔에 휘갈겨진 검은 무늬가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건 드래곤 같았다. 드래곤 대이동때 봤던 드래곤이나 스파이크가 엄청 커졌을 때의 모습과 비슷했다. 그 때가 거대한 드래곤을 가까이서 본 유일한 순간이었다. "그건 어떻게 된거죠?"
"아, 이거요?" 그는 팔을 들어 무늬를 힐끗 내려다보았다. "헤, 어느날 아침 두통이 심해서 일어났었는데 이게 있었죠. 전날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원."
"멋지네요..." 이 인간은 큐티마크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이걸 어떻게 얻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랜달은 문을 열고 라이라를 다른 방으로 데려갔다. "우린 보통 여기서 연주해요. 제가 준비좀 해 두죠." 그는 벽에 있는 뭔가를 만지자 벽 전체가 우르릉거리며 위로 접혀지기 시작했다.
밖에서는 네이선이 앰프를 집 안으로 가지고 들어왔고, 둘이 있는 방으로 걸어갔다. 네이선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와, 문자 그대로 차고 밴드네."
"우리가 가진걸 최대한 활용하는거죠." 랜달이 말했다.
단단한 돌 바닥이 검은 무언가로 얼룩져 있는걸 보아, 여긴 집에 붙어있는 창고같았다. 라이라는 앰프를 세팅하기 시작했다. 이걸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아직도 기억이 잘 안났다. 하지만 라이라는 이런 거에 대해선 걱정할 일이 없도록 처음부터 자기 방에서 사용 준비를 해 두었었다.
"도와드릴까요?" 랜달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는 코드를 가져다가 벽에 있는 플러그에 꽂았다.
"아뇨, 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라이라는 코드를 보려고 몸을 웅크렸다. 그녀는 기타에 꽂을 부분을 찾아내 기타에다 찰칵하고 꽃고 나서야 일어났다. "준비 됐어요."
"어디 들어봅시다." 그는 팔짱을 끼고 뒤로 물러섰다.
라이라는 "Smoke on the Water"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 연습했던 것이면서도,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었다. 라이라는 손가락과 기타 소리에 온 정신을 쏟아부었다. 자기를 보고 있는 두 인간마저, 그 둘이 있는 이 춥고 더러운 방마저 의식하지 못할 정도였다. 어찌보면 캔틀롯에서의 공연과 별로 다른것도 없었다. 충분히 잘 연주하기만 하면, 걱정할 것 따윈 하나도 없다.
몇 분이 지나고, 랜달이 한 손을 들었다. "좋습니다. 그 정도면 돼요."
라이라는 연주를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머리카락을 눈에 닿지 않게 쓸어내렸다. "좋았나요?"
"네, 정말 좋았아요." 랜달이 말했다. "사실 우리 형편이 좀 안 좋아서, 연주가 어떻든 영입할 생각이었어요. 근데 그... 연주 경력은 얼마나 되죠?"
"평생을 연주해왔죠." 엄밀히 보면 거짓말은 아니었다. 랜달이 기타 연주 경력을 물어본 건 아니었으니까. 라이라는 손을 풀었다. "근데 '우리'라는게 누구를 말하는거죠?"
"나중에 다른 멤버들을 소개해 줄게요. 연습은 다음 주 월요일 오후에 있을 겁니다."
"그럼...저도 가요?" 라이라의 입가에 미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크림슨 썬더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믿기지가 않았다. 인간 밴드라니. 다른 인간이랑 함께 음악을 연주하게 되는 것이다!
라이라는 랜달의 손을 힘차게 흔들었다. "정말 고마워요!"
그는 조금은 놀란 채, 눈을 크게 뜨고 라이라를 바라보았다. "그 때 봅시다."
"네...월요일 오후요."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 미소를 짓고 있었다.
라이라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있지 않았다면, 그저 엄청나게 생생한 꿈을 꾸고 있는 거였을 뿐이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봉봉은 지금 라이라를 어떻게 생각할까?
꿀잼추
나중에 몰아서라도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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